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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드

조깅으로 스마트폰 충전! 에너지 하베스팅


여행지에서 배터리가 닳아 갑작스레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어떨까요? 주변 맛집 정보를 얻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당장 숙소로 돌아가는 일조차 버거워질 텐데요. 머지않아 이러한 일은 상상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올 전망입니다. 바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덕분이지요.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에너지 하베스팅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에너지 하베스팅이란?


사전적으로 하베스팅(Harvesting)은 수확을 뜻합니다. 주로 농작물을 수확한다는 의미로 쓰이는데요. 이 단어가 에너지 기술로 넘어오며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확하여 전력으로 변환하는 기술'이라는 뜻의 에너지 하베스팅이 되었습니다. 사용하는 에너지에 따라 7가지 종류로 나뉘는 에너지 하베스팅! 그 종류를 먼저 살펴볼까요?


<에너지 하베스팅의 종류>


종류

정의

신체에너지 하베스팅

사람이 신체를 움직일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하는 기술

진동에너지 하베스팅

물체에서 발생한 진동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하는 기술

'충격에너지 하베스팅'이라고도 불림

중력에너지 하베스팅

물체의 무게로 힘을 가했을 때 발생하는 중력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하는 기술

위치에너지 하베스팅

물질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며 발생하는 위치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하는 기술

전자파에너지 하베스팅

가전제품, 휴대전화 등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하는 기술

광에너지 하베스팅

태양광발전기와 같이 빛으로 발생하는 광에너지를 전력으로 변환하는 기술

열에너지 하베스팅

온도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전기에너지를 모아 사용하는 기술



열에너지를 활용하는 SK에너지 울산CLX


에너지하베스팅기업


SK에너지 울산CLX에서는 버려지는 열에너지(이하 폐열)를 활용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시간당 40톤의 폐열 증기를 사용하여 연간 약 2,300만L의 벙커C유를 절약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SK에너지는 연간 7만 5,000여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있습니다.


이상 7가지 에너지 하베스팅은 '에너지 발생→에너지 변환→에너지 저장→에너지 소비' 등의 네 단계를 거칩니다. 적은 양의 에너지를 차곡차곡 모아서 전력으로 변환시킨 후, 저장해두고 사용하는 것이죠.



에어컨 진동을 전력으로? 국내외 기술 현황


에너지 하베스팅은 친환경 에너지와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한다는 점에서 에너지 고갈에 대비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기술개발이 이를 입증하고 있는데요. 국내외 흥미로운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소개합니다.


미국 솔파워의 '신발 깔창 발전기'


미국 IT스타트업 솔파워(SolePower)는 등산이 취미인 창업자가 산을 오르다가 떠올린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창업자는 걸을 때 발뒤꿈치에 가해지는 에너지로 전력을 만드는 '신발 깔창 발전기'를 고안했는데요. 발뒤꿈치의 압력이 회전에너지로 변환되어 자석을 회전시키면, 자석에 의해 전력이 만들어져 배터리팩에 저장되는 원리입니다. 배터리팩 USB포트를 휴대기기에 꽂으면 충전이 가능하지요.


24km를 걸으면 스마트폰을 1회 완충할 수 있는 전력이 만들어지는데요. 일반 신발 깔창과 비슷한 두께이며 전체 무게는 약 140g으로 가볍습니다. 솔파워는 8km만 걸어도 스마트폰을 1회 완충할 수 있는 2세대 발전기를 개발 중입니다.



이스라엘 이노와텍의 '도로 압전 발전기'


이노와텍


이스라엘에는 중력에너지와 진동에너지 그리고 열에너지를 모두 전력으로 변환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발전기가 있습니다. 도로 아래에 발전기를 설치해 자동차의 무게와 도로의 진동, 온도 변화로 전력을 만드는 '도로 압전 발전기'가 주인공인데요. 


발전기 1km를 편도 2차선 도로에 설치할 경우, 400kWh의 전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해요. 400kWh는 600~8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라는 사실! 설치는 물론 관리도 까다롭지 않아 태양광이나 풍력발전기에 비해 설치비용이 50% 가까이 저렴합니다.



한국 서울대학교의 'EH스킨'


EH스킨


국내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대표하는 'EH스킨(Energy Harvesting Skin)'은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윤병동 교수팀이 개발한 발전기입니다. 진동이 있는 기기에 껍질처럼 얇은 압전소자를 붙여 전력을 얻는 진동에너지 하베스팅인데요. 에어컨 실외기에 EH스킨을 부착하면 실내 온도 센서와 LED전구를 작동할 수 있는 전력이 만들어집니다. KTX나 비행기 날개 등 진동이 강한 기기에서는 훨씬 더 많은 양의 전력을 얻을 수 있죠.



에너지 하베스팅, 사물인터넷에 날개를 날다


EH스킨을 개발한 서울대학교 윤병동 교수팀이 연구대상으로 에어컨 실외기를 선택한 이유는 미래 IT산업의 기대주인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사물인터넷이란 생활 속 사물들이 인터넷망으로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스스로 작동하는 환경을 뜻하는데요. 가령, 아침에 일어나 스마트폰 알람을 끄면 자동으로 커피 추출기에서 원두커피가 내려지고, 욕조에 목욕물이 채워지는 방식입니다.


계들이 스스로 통신하는 시대, 사물인터넷 자세히 알아보기 Click!


사물인터넷


사물들이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서는 모든 장치에 센서를 부착해야 하므로 지금보다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한데요. 이 문제의 대안으로 주목 받는 것이 바로 에너지 하베스팅입니다. EH스킨을 에어컨 실외기에 부착해 실내 온도 센서에 쓸 전력을 생산하는 것처럼, 생활 속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아 전력으로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죠. 에너지 하베스팅은 사물인터넷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며 스마트시대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하베스팅 시장이 2022년까지 6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는데요. 그러나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친환경 에너지의 특성상 전력 생산이 불규칙하다는 점이 가장 큰 숙제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장치는 물론, 생산된 전력을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장치의 기술 개발이 필요합니다.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며 인류의 편리함은 극대화하는 착한 기술 에너지 하베스팅. 10년 뒤 우리는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을까요? 활발한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개발로 본격적인 스마트시대가 도래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