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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열정으로 쏘아 올린 야구공


'새로운 천 년'이라는 화두로 미래에 관한 기대가 가득하던 2000년은 대한민국 프로야구 계에도 기념비적인 해로 기억됩니다. 명문 야구단 SK와이번스가 창단한 해이기 때문입니다. 2000년 용의 해에 태어나 2012년 용의 해가 되기까지 6번의 한국시리즈 진출, 3번의 우승과 3번의 준우승을 거머쥐었고 그 중 2007년부터 작년까지는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달성하기도 한 SK와이번스. 에너조이는 SK와이번스의 열정과 도전 그리고 혁신을 엿보기 위해 인천으로 향했습니다. 



멀리 인천문학야구장과 인천월드컵경기장이 보이는 한 사무실에 도착한 에너조이. 대한민국 프로야구 활성화의 주 요인으로 꼽히는 스포테인먼트라는 개념을 주창하고 안착한 SK와이번스 신영철 사장을 만났습니다.



에너조이 안녕하세요~ SK에너지 블로그의 에너조이입니다! 사장님의 ‘스포테인먼트’가 이룩한 혁신에 관해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신영철 사장 네 안녕하세요. (웃음) 반갑습니다. 그렇게 질문하니 마치 스포테인먼트가 저만의 것처럼 들리네요. 스포테인먼트는 문자 그대로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개념이잖아요? 스포츠에 재미를 더하고 그 재미가 스포츠의 활성화로 이어지는 것이죠. 스포테인먼트라는 단어가 생긴 것은 최근의 일이지만, 실제로 그 개념은 예전부터 존재했다고 볼 수 있어요.


에너조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21세기 대한민국 스포테인먼트를 논할 때에 SK와이번스라는 야구단과 사장님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사장님이 생각하는 스포테인먼트는 과연 무엇인가요?

신영철 사장 허허, 그런가요. 저만의 스포테인먼트를 논하자면 일단 제가 SK와이번스에 부임하기 전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당시에는 스포테인먼트라는 말이 흔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스포테인먼트적인 요소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예나 지금이나 많은 팬들이 스포츠를 즐기고 사랑한다는 점은 같아요. 어떤 선수가 역전 홈런을 때리면 어딘가에서 환호성이 들려온다든지, 한국시리즈가 있는 날은 거리가 한산하다든지 하는 일은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어요. 제가 스포테인먼트를 도입해서 야구가 재미있어졌다는 말이 아니라는 뜻이지요. 한 사람의 야구인으로서 야구는 정말 즐겁고 신나는 스포츠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임 후에 더더욱 스포테인먼트가 필요하다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토록 즐거운 야구를 어떻게 하면 팬들이 100%, 200% 즐길 수 있을까? 그것이 제가 추구하는 스포테인먼트의 시작이었어요.

 


에너조이 야구가 정말 즐거운 스포츠라는 데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스포테인먼트 이전의 야구와 이후의 야구를 보면 관객 수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SK와이번스는 지난 9월에 홈 경기 100만 관중을 달성하기도 했고요. 과연 어떤 차이가 생긴 걸까요?

신영철 사장 스포테인먼트 이전의 야구는 선수 중심의 야구였어요. 최선을 다해 땀 흘리는 선수들을 보는 것이 야구의 전부였지요. 응원 문화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었으니, 선수 실력이 떨어진다거나 응원하는 팀이 경기에 진다거나 하면 관객은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전혀 느낄 수 없었어요. 그뿐인가요? 시설도 열악했지요. 더블헤더를 치르고 나면 선수뿐만 아니라 관객도 지쳤어요. 햇볕에, 불편한 의자에… 제가 생각한 엔터테인먼트는 선수의 것이 아니라 관객의 것이었습니다. 그 출발은 경기에 나가는 선수에게 지원하는 만큼 관객에게도 지원해야 한다는 주의였고요.

 


에너조이 관객에게 지원한다는 점이 참 인상적인데요.

신영철 사장 구단은 선수에게 참 많은 것을 지원하지요. 투수가 홈런을 맞더라도 타자가 안타를 맞더라도 또는 경기에 지더라도 다음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관객에게는 어떤가요? 응원하는 팀 성적이 나쁘고 경기에 지는 모습을 본 관객들에게 사실상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다고 생각했지요. 저는 그 부분을 잘 이해할 수 없었어요. SK그룹은 고객을 사랑하고 고객과 함께 나아가는 그룹인데 SK와이번스 역시 우리의 고객인 관객에게 하나라도 더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지요. 그래요. ‘SK그룹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는 기업이니까 SK와이번스는 관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한다.’는 모토가 그 시작이라고 봐요. 이어서 SK그룹의 SUPER EXCELLENT LEVEL, SUPEX 정신에 맞게 단계별로 관객과 소통하기 시작했지요.


에너조이 그렇게 구단 전체에 혁신의 분위기가 퍼졌다고 들었습니다.

신영철 사장 야구는 9명,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팀은 10명이 조직력을 자랑하는 스포츠이지요. 구단도 마찬가지입니다. 각각의 분야에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어요. 이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하나의 방향을 향해 움직인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지요.

 


에너조이 운영 방식부터 다른 구단과 달랐다고요.

신영철 사장 대게는 운영이나 마케팅 부서를 야구단 아래에 놓지요. SK와이번스는 야구단과 마케팅 부서에 동등한 수준의 권한을 부여했어요. 야구단 단장은 선수를 위해, 마케팅팀은 관객을 위해 일하는데 어느 한 쪽이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관객을 향한 배려가 줄어드는 일이라고 판단한 것이에요. 이 역시 SK그룹의 경영방식입니다. 서로 협력하면서 시너지 효과도 생겨났고요.

 


에너조이 그래서인지 몰라도 SK와이번스 홈경기를 관람한 관객은 구장에 관한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신영철 사장 다른 구단도 마찬가지이지만, 이제는 주요 관객 타겟을 막연히 ‘야구팬’이라고 상정하지 않아요. 대표적으로 젊은 여성층처럼 새로운 타겟이 나타났지요. 가족 단위의 관객도 늘었고요. 이런 분들께 야구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외야 잔디밭에 객석을 마련한다든지 구장 내에 어린이들을 위한 기차를 설치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말이죠. 앞서 말한 것처럼 야구장에서 야구만 즐겁게 보는 것은 그리 큰 장점이 아닙니다. SK그룹 출신의 SK와이번스 운영자답게 그 이상의 가치를 전해주려고 노력했어요.

 


에너조이 한때는 야구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인천에서도 좋은 반응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신영철 사장 아, 지역 밀착 마케팅도 주요했지요. SK와이번스의 소통은 디지털보다 아날로그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스포츠 자체가 아날로그인 것처럼 말이죠. 지역 주민과 소통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해왔습니다.

 


에너조이 또 SK와이번스 야구를 통해서 힘을 얻었다는 반응도 상당한대요. 그룹이 어려울 때는 SK와이번스가 높은 성적을 보여서 힘을 주고 있다는 평가까지 있습니다.

신영철 사장 관객이나 팬 개개인의 열정을 끌어내는 야구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요. 함께 응원하고, 노래하고, 소리 지르다 보면 어느새 선수들처럼 플레이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드니까요. 개인의 열정이 도전 정신으로까지 이어지는 셈이에요. 하나가 되는 것이죠. 그러고 나면 경기가 끝나고 나서도 개인의 삶에 활력이 생긴다고 봐요. SK그룹 구성원에게도 같죠. 같은 기업, 같은 로고를 달고 있는 선수들이 힘을 내주니까 다소 어려운 상황에서도 함께 힘내는 것 같아요. 야구로 뭉치는 거예요. SK그룹의 일원으로서 저는 SK와이번스 홈구장이 SK그룹의 오프라인 포털이라고 생각해요. 온라인에서도 활기를 띠지만, 모니터 밖에서도 서로 뭉칠 수 있게 힘낼 수 있게 도우니까요.


에너조이 SK에너지 블로그에서 활동하는 유스로거 중에도 SK와이번스 팬이 있어요. 학업이다, 취업이다 지친 마음이지만, SK와이번스 덕분에 힘을 낸다고 합니다.

신영철 사장 그래요?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저 역시 유스로거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네요. 덧붙여 유스로거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대학생들 모두가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열정을 끌어 올리고, 도전하고, 혁신을 만드는 것 말이죠. 명실공히 우리 미래인데 요즘에는 다들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다시 SK와이번스 이야기로 돌아가면 다행히도 SK그룹은 실패를 용납하는 문화에요. 그룹 성장 원동력이기도 하지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더 창의적인 생각이 나올 수 있어요. 그래서 젊은 세대가 저금 더 힘을 냈으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개인이든, 조직이든 또 야구단이든 언제나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말이죠.


신영철 사장은 SK와이번스만의 혁신이 아닌, SK그룹과 유스로거 그리고 이 시대의 혁신으로 이야기를 끝맺었습니다. 그의 말대로 언젠가 뜨거운 열정 에너지가 대한민국의 혁신을 주도할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