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석유는 무엇이며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가

 

요즘 여기저기서 가짜 석유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가짜 석유는 대체 어떤 석유길래 ‘가짜’라고 하는 걸까요? 우선 국어사전에 나오는 가짜의 정의부터 볼까요? 국어사전에 나오는 가짜의 정의는 ‘거짓을 참인 것처럼 꾸민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짜 석유는 어떤 거짓을 참인 것처럼 꾸민 걸까요?

 

가짜가 무엇인지 알아보기에 앞서 ‘참’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여기서 참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요소는 정당하게 허가받은 업체에서 만든 석유제품인지, 석유제품의 제조가 가능한 곳에서 만들었는지 그리고 만든 제품이 정부의 규격을 지키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선 석유제품의 제조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및 시행령, 시행규칙에 의거 등록된 정제업자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수출입업자로 등록된 업체만이 석유제품을 수입할 수 있습니다. 이 외의 업체가 석유제품을 제조하거나 유통할 경우는 모두 가짜 석유가 됩니다. 또한 등록되지 않은 시설에서 제조할 경우엔 가짜 석유 제조행위가 됩니다.

또한 석유제품의 규격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및 시행령, 시행규칙에서 위임된 석유제품의 품질기준과 검사방법 및 검사수수료에 관한 고시에 각 제품별로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만약 이 규격을 벗어나게 되면 가짜 석유가 됩니다. 이 규격에 대한 위반 검사는 한국석유관리원에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석유관리원은 석유제품을 제조하는 정제업자나 수입하는 수출입업자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품질 검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석유제품을 판매하는 주유소 또한 수시로 검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짜 석유는 이런 품질 검사를 받지 않은 제품이므로 정부의 규격을 지키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석유제품은 우리의 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데요. 그래서 정부는 법을 통해 가짜 석유제품의 제조행위를 강력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이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9조를 통해서도 상세히 알 수 있습니다.

 

제29조(가짜석유제품 제조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가짜석유제품 제조 등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개정 2011.7.25, 2012.1.26>

 

1. 가짜 석유제품을 제조•수입•저장•운송•보관 또는 판매하는 행위

2. 가짜 석유제품임을 알면서 사용하거나 제10조 및 제33조에 따라 등록•신고하지 아니한 자가 판매하는 가짜 석유제품을 사용하는 행위

3. 가짜 석유제품으로 제조•사용하게 할 목적으로 석유제품•석유화학제품•석유대체연료 또는 탄소와 수소가 들어 있는 물질을 공급•판매•저장•운송 또는 보관하는 행위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경우는 제1항에 따른 가짜 석유제품의 제조 등의 행위로 보지 아니한다. 

<개정 2010.6.8, 2012.1.26, 2013.3.23>

1. 석유정제업자가 제5조제1항에 따라 등록한 석유정제시설을 이용하여 석유제품을 제조하는 경우

 

2. 석유정제업자 또는 석유수출입업자가 품질보정행위를 하는 경우

3. 석유정제업자 또는 석유수출입업자가 제26조의2에 따라 석유대체연료를 혼합하는 경우

4. 시험•연구 목적으로 제2조제10호 각 목의 어느 하나의 방법을 사용하여 연료를 제조하거나 그 제조 연료를 저장•운송 또는 보관하는 경우

5. 경주용자동차 등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특수용도의 연료로 제조 또는 판매하는 경우

 

6. 그 밖에 석유제품을 대체하여 사용할 수 있는 연료로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그 이용•보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여 기획재정부장관과의 협의를 거쳐 이용•보급의 방법, 대상 및 절차 등을 고시한 경우

 

가짜석유의 유형

 

법에서는 가짜 석유에 대한 정의를 폭넓게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로 쓰는 수소용 연료(휘발유, 경유)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석유 제품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우리가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수송용 연료로 그 범위를 좁혀서 생각해보겠습니다.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가짜 석유 제품의 유형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석유제품 + 다른 석유제품 (휘발유 + 용제, 등유, 경유 또는 경유 + 등유, 용제)

● 석유제품 + 석유화학제품 (휘발유 + 용제 + BTX, 알코올)

● 석유화학제품 + 다른 석유화학제품 (톨루엔 + 메탄올)

● 석유제폼 또는 다른 석유화학제품 + 탄소와 수소를 함유한 물질

 

석유제품의 세금

 

석유는 보통 정유사에서 원유를 대량 구매하고, 석유제품의 생산 또한 대량으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규정 석유제품 또는 해외에서 수입된 석유제품보다 몰래 판매되는 가짜 석유제품의 가격이 싼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석유제품별로 다르게 책정되는 세금 때문입니다. 석유제품의 가격이 높은 이유는 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유가 외에도 세금의 영향이 큰데요. 간 석유제품별 세금은 아래와 같습니다.

 

▲ 출처 : 유가정보서비스 Opinet

이처럼 석유제품 간, 그리고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간에 매겨지는 세금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고율로 부과되는 수송용 연료와 타 석유제품/석유화학제품 간의 세금차이가 크기 때문에 개인 판매자들은 끊임없이 가짜 석유 제조의 유혹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같은 제품 사이에도 면세, 영세 등 세금이 달라지기 때문에 탈세 석유도 상당히 큰 규모로 부정 유통되고 있습니다.

 

가짜석유로 인한 폐해

가짜/탈세 석유로 인해 연간 1조 원 이상의 세금이 탈루되고 있으며 이러한 세금 탈루는 고스란히 정상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집니다. 또한 적지 않은 횟수로 일어나고 있는 가짜 석유 제조공장, 취급 주유소, 그리고 불법 유통 차량의 폭발사고로 볼 수 있는 것처럼 가짜 석유는 제조와 유통 과정에서 안전 관리가 미비하기 때문에 국민의 생명 또한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품질관리 미비로 환경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고 자동차의 성능을 저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한국석유관리원에서 가짜 석유로 인한 자동차 성능 저하와 관련한 의미 있는 실험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에도 가짜 석유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은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이전 실험이 피해 사례와 물성 연구, 이론 연구, 실험실 내부 장치를 이용한 간접적인 실험이었던데 비해, 이번에는 실제로 가짜 석유를 주입한 차량을 실 도로에서 운행하는 실험을 통해 좀 더 직접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1차 시내주행모드 실험 시 간헐적, 지속적 노킹현상(이상연소에 의해 망치로 두드리는 것과 같은 소리가 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2차 실험 중에는 결국 운행 도중 시동이 멈추었으며 재시동도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고장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엔진을 확인한 결과 피스톤이 파손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실험은 가짜 석유의 사용으로 인한 차량고장을 명확하게 밝혀주었습니다.

 

▲ 출처 : 한국석유관리원 (링크) 

 

가짜석유 근절 대책

 

지난 7월 31일에 박완주의원의 주관으로 국회에서 개최된 ‘가짜ᆞ탈세석유 근절ᆞ대책 마련 정책토론회’에서 가짜 석유의 근절방안에 대한 종합적인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단속 위주의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고, 석유제품 간 세금 차이에서 기인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가짜•탈세석유가 석유제품에 따른 세금 차이에 기인하므로

모든 제품에 대하여 일괄•동일과세 후 선별(유종•용도)환급제도를 실시하는 것이 필요함

 

국세청을 중심으로 가짜•탈세석유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자체 관리감독 유인 강화, 무자료거래 근절방안 도입, 면세유•유가보조금 관리제도 개선이 필요함

 

석유제품의 유종을 세금계산서상에 반드시 기재하도록 법률 개정을 추진해

거래흐름의 투명성을 높이고 석유류 판매업자간 수평거래 허용 규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음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짜 석유를 근절할 수 있는 가장 큰 대책은 바로 소비자들이 가짜 석유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취급이 의심되는 업소는 반드시 신고하여 선량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