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인사이드

도심 한복판 시민의 장터 ‘늘장’

油유지우 2013. 12. 27. 10:00

 

요즘들어 살을 에는듯한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날씨가 이러다 보니 우리 마음마저 꽁꽁 얼어붙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이런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훈훈한 곳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마포구에 있는 ‘늘장’인데요. 이 ‘늘장’은 말 그대로 늘 열리는 상설시장이라는 뜻으로 시민을 위한 대안 문화공간이랍니다.

 

이곳은 원래 경의선 서울역-가좌역 구간이 지나던 폐선부지였다고 하는데요. 경의선 포럼을 통해 모인 시민 의견이 반영되면서 무료 개방 공간으로 탈바꿈되었습니다. 이후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고 뜻깊은 상호교류를 위해 여러 행사 및 상설가게가 등장하며 '늘장'의 모습으로 재탄생되었다고 합니다.

 

 

늘장은 가운데 공원을 중심으로 가게들이 모여 있어 파크+마켓이라는 의미의 ‘파켓 늘장’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매력을 지닌 시민의 즐길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합니다. 연말연시가 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안부를 전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그 주변의 개념을 조금 더 확장해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을 보기 위해 유스로거가 ‘늘장’에 다녀왔습니다.

 

 

늘장은 지하철 5호선과 6호선이 지나는 공덕역 근처에 있습니다. 공덕역 1번 출구로 나와 그대로 1분 정도 걸어가면 왼편에 늘장이 나오는데요. 늘장 앞에 걸린 플래카드에 적힌 가게이름과 소개문구에서부터 사람 냄새가 진하게 느껴진답니다.

 

 

유스로거가 갔을 때는 아직 이른 시각이라 늘장의 상점들이 오픈 준비 중이었는데요. 이 틈을 타 한적한 늘장의 풍경을 찍어보았습니다. 또한 크리스마스를 맞아 늘장에서는 12월 29일까지 크리스마스 기념행사를 하고 있어 더욱 풍성한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행사 첫 번째는 늘장의 사랑방에서 진행된 율마트리 만들기였는데요. 귀여운 트리를 직접 만들어 보는 워크숍이었답니다. 이뿐만 아니라 29일까지 여러 가지 워크숍이 열리는데요. 뜨개질과 양말을 이용한 인형 만들기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연말을 맞아 지인과 함께 늘장에서 연말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사랑방은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는데요. 왼쪽 하우스에서는 율마트리 만들기가 진행됐고 오른쪽에서는 늘장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힘든 수공예품과 수작업 장식품을 만날 수 있답니다. 특히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는 장식품이 눈에 띄었는데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수공예 제품이기 때문에 그 매력이 훨씬 많이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또한 늘장의 사랑방에서는 직접 담근 레몬차와 식혜, 간장게장 등도 만날 수 있습니다. 늘장은 시즌에 맞는 가게뿐만 아니라 이곳을 늘 지키는 상설가게들도 아주 매력적인데요. 가게를 쭉 돌면서 가게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보니 각자의 가게들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가치나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이 어느 것 하나 독특하지 않은 곳이 없었답니다.

 

 

유스로거가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모두를 위한 영화공간 ‘늘씨네’였습니다. 늘씨네는 주로 독립영화를 다루고 있는 영화도서관이었는데요. 누구나 와서 맛있는 차도 마시면서 아깝게 묻힌 영화들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탈 극장 지향 공간이랍니다.

 

 

두 번째로 들른 곳은 바로 ‘모자란 협동조합’인데요. 이곳은 총 7개의 협동조합과 연계하여 그들의 물건을 한 공간에 담아놓은 곳이랍니다. 옥수수 섬유를 이용한 양말부터 이주 여성이 만든 패브릭 제품, 공정무역을 통해 들여온 커피와 차 등 마음 따뜻해지는 물건이 가득한데요. 친환경과 공유, 함께 잘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가치도 훌륭하지만 제품 그 자체도 특색이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와 비슷한 공간으로 오직 지구만을 생각하며 만든 마켓도 있는데요. 바로 ‘목화송이-지구사랑’입니다. 이곳은 주로 수작업을 거친 업사이클링 제품들로 채워져 있는데요. 연말 분위기에 맞춰 직접 손으로 만든 장식이 입구를 예쁘게 꾸미고 있답니다. 가게 안에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수공예 물건들이 가득했습니다.

 

 

무독성 천 생리대와 못 쓰는 나무로 만든 연필, 이면지로 만든 다이어리, 재활용 천을 이용한 에코백과 앞치마 등 이 많은 물건이 모두 업사이클링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예뻤답니다. 이제 지구와 환경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생산과 소비를 해야 한다는 뜻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곳입니다. 늘장의 가게들은 보통 폐컨테이너를 이용해 만들었는데요. 이것 또한 자원을 재활용하면서도 각각의 매력을 드러내는 좋은 취지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늘장에는 다른 곳에서도 열린 페스티벌에도 참가한 예술가들이 만든 물품을 한데 모아놓고 파는 곳도 있는데요. 장터를 통해서 사람과 사람을 잇는다는 취지로 홍대나 영등포 등에서 활동하는 공방이나 예술가의 작품의 작품을 모아놓았답니다. 각각의 전문가들이 만든 물건들에서 이전 가게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장터하면 또 먹거리가 빠질 수가 없습니다. 늘장에도 맛있는 먹거리가 많은데요. 우선 일본 가게보다 더 맛있는 타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를 즐길 수 있는 ‘Colotako’와 멋진 음악과 함께 맛있는 마카롱을 즐길 수 있는 HAP바도 있답니다. 유스로거도 가게를 돌아다니느라 지친 다리도 쉴 겸 이곳에 들러 숨도 돌리고 배도 채웠습니다.

 

 

늘장에 있는 유명한 음식점으로는 ‘마음먹기’가 있는데요. 햇빛 온풍기와 온수기, 흙오븐, 빗물저금통 등 자연에너지를 이용해 음식을 만드는 착한 레스토랑이라고 합니다. 자립형 화덕 피자와 무전력 로스팅 커피의 맛이 정말 끝내준다고 하는데요. 아쉽게도 유스로거가 갔을 때는 문을 열지 않아 맛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먹거리 마켓 ‘산골처녀 유라’에도 들렀습니다. 이곳도 늘장의 대표 먹거리 마켓으로 아주 유명한 곳인데요. 봉화마을 출신 유라씨가 직접 담은 약초 장아찌와 산야초 효소, 산지농산물 등을 팔고 있었습니다. 이런 농산품을 차로 만들어 팔기도 하고 제품을 통째로 팔기도 한다고 합니다.

 

 

산골처녀 유라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농민들과 시민을 직통으로 연결해주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는데요. 도시에 살고 있는 시민들과 함께 워크숍을 열고 우리 농촌을 홍보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고 합니다. 유라씨가 바쁜 와중에도 제품 하나하나를 자세히 설명해줘서 믿고 구매할 수 있답니다.

 

 

농산품이라고 하면 이곳도 빠트릴 수 없는데요. 사실 늘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이 바로 이 농산물존이랍니다. 이곳에서는 강원도 출신의 농산물들이 한자리에 모여있는데요. 가까이만 가도 산 냄새가 날 정도로 품질 좋은 농산물들이 그득했답니다.

 

 

늘장에는 물건이나 먹거리를 파는 가게뿐만 아니라 문화와 일상, 예술과 생활의 경계를 넘어 복합문화공간을 자처하는 ‘와우북살롱’과 타로점을 보며 친절한 상담까지 해주는 ‘사람인타로’도 매력을 발하고 있는데요. 그 안에서 시간을 잊고 독서 삼매경에 빠질 수도 있고 재미있는 타로 상담을 받으면서 복잡한 고민을 떨쳐낼 수도 있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늘장을 즐기다 보니 어느덧 날이 저물었는데요. 어두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유스로거는 마지막 컨테이너 ‘Market in U’에 들렀습니다. 이곳에는 중고품은 물론 사람들이 직접 만든 제품을 사고팔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재능과 물건을 서로 교환하는 사회적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런 좋은 의미 덕에 Market in U는 SK재단에서 주최한 사회적 기업 콘테스트에서 3위를 수상한 경력도 있다고 하는데요. 마지막으로 들른 만큼 개성 있는 물건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었답니다. 유스로거는 이곳을 끝으로 늘장을 나섰는데요. 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연말 분위기에 젖은 늘장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늘장은 찾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손으로 직접 하나하나 꿰어 만든 제품부터 환경과 공정무역을 생각하는 제품, 도농 간 연결고리를 만드는 제품 등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매력이 가득했는데요. 이런 늘장은 사람의 재능과 무형의 자산, 유형의 작품을 판매하고 교환할 수 있는 시민을 위한 공감과 공유의 장을 형성하고 있는 곳입니다.

 

늘장은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만 참가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날장과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토요 벼룩시장까지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쉬는 날이라고 합니다. 좋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 늘장은 학교의 현장수업과 직장인의 단체 워크숍 장소로도 사랑 받고 있다고 합니다. 늘장에서는 12월 29일까지 연말 행사가 상시로 진행된다고 하니 한번 들러서 좋은 의미가 듬뿍 담긴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