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인사이드

LP바,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다!

油유지우 2014. 1. 5. 10:00

 

미세한 선을 따라 바늘이 미끄러지면서 좋은 음색을 만들어가는 LP판을 아시나요? 최근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인기에 힘입어 복고 열풍이 뜨겁게 불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90년대 음악에 많은 시청자들이 향수를 느끼곤 했는데요.

 

이러한 흐름 속에서 LP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비록 디지털 음원에 비해 보관하기 어렵고, 자주 들으면 전축 바늘과의 마찰에 의해 툭툭 끊기는 잡음이 들리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잡음을 찾으며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것이 LP만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합니다. 점점 빨라지는 변화 속도에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면 LP 음악을 들으며 아날로그 감성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과거 LP를 사용했던 3040 세대가 LP 열풍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LP를 새롭게 접하는 20대들에게 더욱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LP판과 턴테이블을 쉽게 구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어 LP판으로 음악을 듣기가 쉽지는 않은데요.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최근 대학가와 도심지에서 LP바가 속속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유스로거가 연령층에 관계없이 아날로그 감성에 젖어들 수 있는 LP바를 소개할까 합니다.

 


신천역, 오아시스 LP바

 

 

유스로거가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곳은 신천역에 있는 ‘오아시스’ LP바입니다. 이곳은 LP라는 것이 낯설었던 유스로거가 LP에 대해 배울 수 있었던 곳인데요. 시끌벅적한 신천역 거리와는 다르게 가게를 내려가는 입구부터 잔잔한 조명과 포스터가 조금은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답니다.

 

 

오아시스 LP바에 들어서면 가게 곳곳에 빽빽하게 들어선 LP판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사장님이 LP에 대한 남다른 애착으로 28년간 직접 모은 7천여 장의 음반과 DVD, CD 등이 벽면에 빼곡히 꽂혀있는데요. 이렇게나 많은 LP판 속에서 원하는 앨범을 찾아내는 것도 신기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오아시스 LP바에는 테이블마다 원하는 노래를 신청할 수 있는 쪽지와 볼펜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유스로거도 노래를 신청하려다 보니 '옛날' 노래를 적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에 주저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사장님께서 정말 최근에 출시된 앨범도 LP판으로 출시된다며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답니다. 그리고 만약 LP판이 없다면 LP판 만큼 빼곡히 쌓여 있는 DVD 사이에서 라이브 영상을 찾아 틀어주기도 합니다.

 

 

유스로거가 신청한 노래가 턴테이블을 통해 가게 전체에 흘러나왔는데요. 따뜻하고 깊은 음색과 중간중간 톡톡 터지는 듯한 잡음까지, 자주 듣던 노래도 LP로 들으니 다른 노래처럼 들리는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아시스 LP바 내부에는 여러 골동품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가게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는데요. 이러한 소품들이 '아날로그적 감성'을 더욱 잘 이끌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유스로거와 함께 방문한 유스로거의 부모님도 박물관에 오신 듯, 가게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즐거워하셨답니다.

 

오아시스 LP바 사장님은 아직도 틈만 나면 서울 시내 곳곳을 다니며 음반을 수집하고, 수입의 절반은 무조건 음악에 투자하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고 하는데요. LP판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곳이었답니다.

 

 


혜화역, 샘쿡 LP바

 

 

유스로거가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혜화역에 위치한 '샘쿡' LP바입니다. 첫 번째로 방문한 오아시스가 LP에 애착이 짙은 3040 세대의 인기 장소라면, 샘쿡 LP바는 LP를 새롭게 접하는 20대가 주로 찾는 공간이었습니다.

 

 

샘쿡 LP바는 전체적으로 조명과 인테리어가 고풍스러운 복고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유스로거는 20대가 많이 찾는 공간이라고 해서 최근에 생긴 곳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곳은 30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벽에는 그동안 사람들의 신청곡 쪽지가 가득 붙어있었는데요. 30년 동안 차곡차곡 모인 손님들의 소소한 낙서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좋은 인테리어 소품이 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팝송이 주변 인테리어와 묘하게 어울리면서 낭만적이고 나른한 느낌을 주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주변에 연인으로 보이는 손님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공연 명소인 대학로에 위치한 만큼 공연 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들러 공연의 여운을 즐기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유스로거가 이번 LP바를 방문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것은 가족과 함께했다는 점인데요. 멜로디만 어렴풋이 기억하는 노래들까지 제목을 기억해내 LP판으로 한 곡이라도 더 듣고 싶어 하는 부모님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LP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LP바를 접한 유스로거의 자매도 LP의 새로운 매력에 푹 빠진 것 같았습니다.

 

다시 불어오는 LP 바람이 음악을 좋아하는 모든 연령대의 흥미를 한곳에 모을 수 있게 하는 것 같아 뿌듯했는데요. 여러분도 오랜 시간을 함께 해 온 사람들과 같이 LP바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