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인사이드

디자인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친환경 주택

油유지우 2015. 11. 11. 10:00


집은 우리 삶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건축입니다. 사회의 중요한 최소단위가 가족인 것처럼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건축 또한, 집인데요. 그래서 우리는 늘 어떤 집이 좋은 집이고, 어떤 집에 살아야 할지 고민하죠. 



왜 집일까?


 

집이라는 공간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큽니다. 그래서 건축가들은 설계를 할 때 커다란 사무실, 상가건물 혹은 대단위의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보다 단독 주택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데요. 호텔이나 기숙사같이 똑같은 디자인과 평면을 가진 유닛(칸)을 반복해서 설계하는 게 아닌, 한두 명에서 많게는 8명 이상의 가족 구성원을 때론 독립적으로 때론 옹기종기 모여 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친환경 주택


 

그런데 그냥 집이 아니라 ‘친환경 주택’이라고 들어본 적 있으세요? 거대한 태양열 집열판이 지붕 전체를 덮고 있고, 단열을 위해 건물 벽은 두껍고, 창문이 작은 네모 반듯한 건물 말이죠.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미지도 마치 아늑한 집이라기보다 이와 같지 않나요? 


우리는 친환경 주택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나 오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그동안 친환경 주택이 기본으로 갖춰야 할 편의성이나 기능, 아름다움, 안전성까지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일 텐데요. 친환경 주택에 대한 국내 기술과 인식도 걸음마 단계라 할 수 있죠. 


 

하지만 요즘 친환경 주택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변화가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습니다. 최근 많은 건설 회사나 에너지 기업 그리고 정부에서 ‘건물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용인 e+그린홈’, ‘과천 그린홈’, ‘용인 3리터 하우스’ 등이 그 예입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의 친환경 주택이지만 에너지 절약과 연관된 요소와 기술, 디자인을 증명하기에 충분합니다.  



디자인으로 완성한 친환경 주택


▲ 코오롱글로벌이 지난해 경기도 용인시에 지은 친환경 주택 'e+ 그린홈' 전경 (이미지 제공: 코오롱글로벌)


먼저 경기도 용인에 있는 ‘e+그린홈’은 일종의 친환경 모델하우스인데요. 기존의 인식을 깨기 위해 친환경 기술뿐 아니라 독특한 디자인까지 실험한 예입니다. 초기부터 운생동건축사사무소(장윤규, 신창훈)와 에너지 관련 전문 기술 회사가 손잡고 디자인부터 최신 기술을 사용해 만들었는데요. 이 주택은 독일의 패스브하우스인증(PHI)까지 받았습니다. 흔히 알려진 미국 친환경인증(LEED)보다 까다롭기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주택 부문에서는 최초의 사례입니다.


 

e+그린홈은 태양광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외벽에 경사면을 적용한 것 또한 특징입니다. 태양열 에너지 집열판을 보면 기존에 옥상에 별개로 설치했던 것과 달리 일체형인데요, 기울어진 지붕이나 벽 자체가 패널이 되는 구조입니다. 벽이나 지붕 같은 외장재뿐 아니라 창호, 파사드, 차양 장치같이 외부 부재까지 집열판이 될 수 있죠. 이렇게 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고, 전기 배송의 손실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주택은 지붕의 태양열 집열판뿐 아니라, 지하 200m 아래에 있는 지열장치 등 내부에도 곳곳에 접목된 친환경 기술이 모두 95가지나 된다고 하네요. 



그린홈 시범주택


▲ 과천 과학관내 그린홈시범주택 제로하우스 EVB (EXTERNAL VENETIAN BLIND) 

(이미지 출처:The Green Home Guide)


최근 정부와 다수의 에너지 기업들도 ‘건물 에너지 효율화사업’의 일환으로 다양한 그린홈을 만들었는데요. 그 중 하나가 경기도 과천시 국립과천 과학관에 만든 ‘과천 그린홈 시범주택’ 전시장입니다. 


이곳은 83.0㎡(약 25평) 단층 경량 목조주택으로 패시브 요소와 액티브 요소 등 에너지 관련 기술을 대부분 적용해 지었는데요. 태양광발전과 태양열설비, 지열설비는 물론, 연료전지까지 모두 갖춘 친환경 주택이죠. 


 ▲ 3리터 하우스 

(이미지 출처: 한국에너지공단 건물에너지절약사업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용인에 있는 ‘3리터 하우스’ 역시 독일 회사와 기술을 합작해 만든 친환경 주택으로 바닥면적 1㎡당 연간 3ℓ의 연료만 있으면 적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요. 우리나라 주택이 평균 연간 17~20ℓ의 도시가스를 소비하는 것에 비해 대략 1/7수준으로 연료 사용의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 장점입니다.  


기존에 많이 사용하는 스티로폼 단열재 대신 첨가물을 혼합한 특수 단열재를 사용했고, 이중외피나 3중 창호를 사용했을 뿐 아니라 수소연료전지로 물에서 수소를 추출해 이를 열에너지로 사용하는 일종의 열병합발전방식을 사용한 점이 눈에 띕니다. 



해외 친환경 주택


 

러시아 모스크바에는 폴리곤 랩(Polygon) 건축사무소에서 만든 ‘액티브 하우스’가 있습니다. 러시아는 겨울철 기후가 혹독한데요, 지붕과 벽, 바닥 같은 연결부위에서 발생하는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하나의 덩어리처럼 설계한 프로젝트입니다. 면적 229㎡의 이 주택은 태양광 에너지도 활용하는데 일반적으로 주택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의 7~8배나 적은 에너지로 생활할 수 있다고 해요. 


또한,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는 ‘엣지랜드 하우스(Edgeland House)’라는 친환경 주택이 있습니다. 자연 친화적 건축 설계로 유명한 Bercy Chen Studio 건축사무소에서 설계했는데요. 북부 아메리카 원주민의 주거양식 중 하나인 굴을 파고 들어가는 채굴형 주택을 콘셉트로 했다고 합니다. 이 집은 대지가 가진 곡선이 자연스럽게 지붕이 되는 것이 특징인데요. 지붕에는 각종 식물을 심어 주변 환경과 잘 어울리면서도 실제로 뜨거운 햇볕을 막아주고 더운 외부 환경에서 보호해 줍니다. 



지금까지 주택 설계와 디자인 그리고 건축에서 어떻게 친환경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얼마만큼 효율적인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들여다봤습니다. 보통 친환경 주택은 에너지 절약에만 관심이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주거로서 갖춰야 할 쾌적성과 디자인까지 동시에 만족해야 하죠. 그리고 아직까진 일반 주택과 비교하여 비용이 많이 드는 부분도 고려해야 합니다. 단지 데이터 수치만 아니라 생활을 하며 적합한 나만의 친환경 주택 만들기도 동시에 생각해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