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인사이드

비행기보다 빠른 초고속 열차, 하이퍼루프의 모든 것

油유지우 2016. 11. 14. 10:00



선박에서 기차, 자동차에서 항공기까지 우리의 교통수단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점점 진화했습니다. 여러 단계로 발전을 거듭한 교통수단 중 아직까진 비행기가 가장 빠르고 유용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데요. 비행기보다 빠른 열차가 개발되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상용화를 앞두고 개발단계에 착수한 초고속 열차 하이퍼루프! 오늘 SK에너지에서 낱낱이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테슬라 모터스 블로그>



1. 하이퍼루프의 탄생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창업자 엘론 머스크(Elon Musk)는 2013년, 테슬라 모터스 블로그를 통해 처음 ‘하이퍼루프(Hyperloop)’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개했습니다. 하이퍼루프는 28인승 기차 한 량이 지름 3.2m의 진공 터널 안에서 달리는 시스템인데요. 이론상 최대 시속은 1,200km로, 시속이 780km 정도인 여객기의 2배에 달하는 속도를 낸다고 합니다. 이 새로운 콘셉트의 차세대 이동 수단은 아이디어 공개 직후 큰 화제를 불러 모았고, 이후 많은 업체가 하이퍼루프 개발에 도전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테슬라 모터스 블로그>



2. 하이퍼루프의 원리


하이퍼루프는 진공 상태에 가까운 튜브 속에서 차량을 살짝 띄워 운행하는데요. 먼저, 기차 아래에 자석을 부착해 튜브 바닥에 자기장이 흐르도록 설계합니다. 그리고 기차 뒤쪽에 설치된 팬과 압축기를 이용해 터널 속 공기를 빨아들인 후 밑으로 분사해 기차를 공중에 띄웁니다. 자기장을 이용해 추진력을 얻고, 공기 분사로 마찰력을 최소화하여 엄청난 속도를 내는 것이죠. 또, 진공 터널 외벽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주위에는 풍력 발전기를 설치해 필요한 전기를 공급할 예정이랍니다.



<이미지 출처: 테슬라 모터스 블로그>



3. 하이퍼루프의 장점


1)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교통수단

하이퍼루프는 최고 시속 1,200km를 낼 수 있는데요. 이는 KTX열차의 시속 350km보다 약 3~4배 정도 빠른 속도랍니다. 시속 1,200km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15분 만에 갈 수 있는 속도이죠. 또한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560km 떨어져 있는 샌프란시스코까지 35분 만에 주파 가능하며, 우리가 보통 이용하는 국제선의 평균 시속 900km도 앞지르는 수준입니다. 군사용 항공기를 제외하면 교통수단 가운데 가장 빠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저렴한 비용

엘론 머스크는 하이퍼루프를 설치하는 데 60억 달러(한화 약 6조 50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이는 미국 정부가 발표한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 구간 고속철도 사업에 드는 비용(1천억 달러)과 비교했을 때 약 10분의 1 정도입니다.


3) 친환경 태양열 에너지의 사용

하이퍼루프 가동에 필요한 전력은 하이퍼루프 외벽에 있는 태양열판에서 가져옵니다. 따라서 막대한 전력 소모를 줄여 비용 절감이 가능하며 지속 가능한 친환경 대체 에너지를 이용함으로써 환경 오염을 막고 지구 온난화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테슬라 모터스 블로그>



4. 하이퍼루프의 단점


빠르고, 편리하고, 저렴하고, 지속적인 동력과 지진에 대한 내구성까지 갖춘 미래형 차세대 교통수단 하이퍼루프! 실로 완벽한 교통수단인데요. 하지만 그 안전성에 대해서는 아직 몇 가지 의문이 남아 있습니다. 먼저,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운행하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의 대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밀폐된 튜브 안에서 운행하기 때문에 탑승자의 건강에 이상이 생길 경우 바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테슬라 모터스 블로그>



5. 하이퍼루프의 개발 현황


하이퍼루프의 개발은 전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실제 개발은 미국의 ‘하이퍼루프 원’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네바다 사막에서 추진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한 공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가동 1.1초 만에 시속 187km로 가속하는 놀라운 추진력을 보여주었으며, 최고 속도는 무려 483km에 달했다고 합니다. 튜브 안에서가 아닌 야외에서 이뤄진 실험이었지만 완성된 하이퍼루프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전체 시스템 테스트 역시 올해 말에 예정되어 있다고 하니 하이퍼루프를 만날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이미지 출처: 테슬라 모터스 블로그>



6. 우리나라의 초고속 열차, ‘아음속 캡슐 트레인’


1) 아음속 캡슐 트레인이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도 한국형 하이퍼루프, 초고속 캡슐 트레인 ‘아음속 캡슐 트레인’을 개발중에 있는데요. 엘론 머스크가 제안한 하이퍼루프와 마찬가지로, 공기 저항이 거의 없는 진공 튜브 터널을 만들어 그 안에서 자기부상열차를 운행하는 개념입니다. 시속 1,200km가 목표인 아음속 캡슐 트레인은 현재 700km 주행 시험에 성공하면서 미국 등 다른 나라보다 기술적인 면에서 앞서고 있습니다. 


2) 아음속 캡슐 트레인의 원리

아음속 캡슐 열차는 지름 2~3m의 튜브 터널을 달리는 40인승 캡슐 한 량으로 구성됩니다. 열차는 캡슐 아래쪽에 달려있는 자석의 자기장으로 추진력을 얻어 운행되는데요. 캡슐이 지나가는 동안 캡슐 앞쪽 바닥에서는 끌어당기는 힘을, 뒤쪽 바닥에서는 밀어내는 힘을 발생시켜 캡슐에 가속도를 더해줍니다. 반대로 캡슐 앞쪽에 밀어내는 힘을, 뒤쪽에 잡아당기는 힘을 줄 경우 열차가 멈추게 되죠. 공기를 배출해 부력을 얻는 하이퍼루프와는 달리 자기장을 이용한 추진력으로 열차를 움직이게 하는 기술. 이것이 바로 아음속 캡슐 트레인을 움직이는 원리입니다. 


3) 아음속 캡슐 트레인의 전망

지난 10월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한국기술연구원 등 철도 기술 관련 기관의 연구 인력 20명이 모여 ‘하이퍼루프 연구회’를 구성했습니다. 이 연구회는 아음속 캡슐 트레인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 내용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자리인데요. 차후 분기별로 정기모임을 갖고 아음속 캡슐 트레인의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면서 2024년까지 상용화 준비를 마칠 계획입니다. 

 




그저 먼 미래의 일이라 생각해온 초고속 열차. 그 마법 같은 교통수단은 전세계의 기대를 품은 채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물론 안전성을 보완해줄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상용화를 위한 연구 자체만으로도 한층 진보된 과학기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데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15분. 영화 같은 일들이 우리 앞에 펼쳐질 날도 머지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