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의 흔적을 간직한 서울 속 친환경 쉼터 선유도공원
어느덧 노오란 단풍이 물들었습니다. 주말을 이용해 아름다운 단풍을 보며 휴식을 즐기려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그런데 멀리 가지 않고 서울 안에서도 단풍놀이할 수 있는 친환경 공원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서울의 대표 친환경 생태공원 선유도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친환경 재생공원으로 거듭난 선유도!
선유도 공원은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섬이 아닌 해발 40미터 정도의 선유봉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채석장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는데요. 40미터의 선유봉이 조금씩 깎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광복 이후에는 지금의 납작한 섬의 형태를 띠게 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선유봉이 선유도가 된 것만으로 수난은 끝이 아니었는데요. 70년대 산업개발로 인해 정수 공장 시설을 건설함에 따라 옛 선유봉의 자취는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답니다. 하지만 2000년 12월 정수 시설을 폐쇄하고 잔재들을 재활용해 지금의 아름다운 재생공원 선유도 공원으로 거듭나게 되었답니다.^^
낮에도, 밤에도 아름다운 선유도 공원의 매력!
유스로거가 처음으로 선유도 공원을 찾았을 때는 고즈넉한 분위기와 시원한 가을바람이 맞아주는 한밤중이었는데요. 어두운 밤인데도 불구하고 선유도를 끼고 흐르는 한강이 맑게 빛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밤에 찾아간 공원은 너무 무섭지 않을까? 재생공원이라는데 풀이 아무렇게나 우거져서 으스스하진 않을까? 사람이 너무 없어서 을씨년스러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막상 가보니 인근 주민은 물론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까지... 무안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있었답니다. ^^;
덕분에 유스로거도 두려움을 떨치고 친환경 LED 전구가 밝혀주는 보행로를 따라 산책을 했답니다. 선유도 공원에는 200여 종이 넘는 풀과 나무가 있는데요. 아름다운 서울의 야경과 어우러진 선유도 공원의 풍경을 따라 다박다박 걸으며 고요한 밤의 선유도 공원을 즐겼답니다.
아름다운 밤의 선유도를 즐기고 나니 낮에 보는 선유도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는데요. 그래서 바로 다음날 다시 선유도를 찾았습니다. 낮에 가니 가족 단위로 나온 나들이객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오색의 단풍과 함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유스로거를 반겼답니다.
낮에 찾은 선유도 공원은 고즈넉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었던 밤의 선유도 공원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우선 밤에는 보지 못했던 형형색색의 단풍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낮에는 여러 가지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는데요. 이번 선유도 탐방에서는 ‘선유도 이야기’ 전시관과 실내식물원, 재생 놀이터 ‘네 개의 원형공간’ 시간의 정원 등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선유도 탐방할 준비가 되셨나요? 탐방의 첫 번째 준비물은 바로 선유도 지도입니다. 유스로거는 우선 선유교를 건너 선유교전망대(15)를 지나 시간의 정원(9)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시간의 정원은 침전지 구조물을 이색적이며 다채롭게 꾸며낸 공간이랍니다.
시간의 정원을 채우고 있는 식물들은 침전지 구조물과 함께 어우러져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답니다. 계단이 이리저리 복잡하게 엮여있는 정원은 어디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제각기 다른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서울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다양하며 소담스러운 숲과 다양한 생태 체험은 자라나는 아이는 물론 어느덧 어른이 되어버린 분들에게도 자연의 감각을 일깨워줄 듯합니다.
시간의 정원을 관람한 뒤에는 수생 식물원으로 향했습니다. 수생 식물원에서 맨 처음 눈에 들어온 건 자갈길과 단풍이 붉게 물들어가는 담쟁이넝쿨이었는데요. 바닷가에 놀러 가면 모래 위에 이름 한 번쯤 써본 경험이 있죠? 유스로거는 선유도 공원에 왔으니 모래 대신 자갈 위에 이름을 썼답니다! 느낌 아니까~
수생 식물원은 침전지에서 흘러들어온 물을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진 여과층으로 통과시키며 불순물을 걸러내던 곳이었다고 하는데요. 현재는 하천이나 늪, 습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수생식물의 보금자리가 되었답니다. 남쪽에는 길쭉길쭉하게 뻗은 자작나무가 수생 식물의 보금자리를 아늑히 감싸주는 느낌을 준답니다.
이번에는 새롭게 개관한 ‘선유도 이야기’ 전시관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준비되셨죠?^^ 이곳은 선유도 공원과 한강의 역사를 비롯해 친환경 재활용에 관련한 내용을 주제로 꾸며진 공간인데요. 친환경 공원인 선유도답게 공원의 산책길인 녹색 기둥의 정원이 그대로 전시관 내부로 이어진답니다.
전시관 1층에서는 선유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답니다. 그리고 조용한 분위기의 2층에서는 선유도에 대한 무성 영상을 상영하고 있는데요. 친환경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박스를 재활용해 만든 의자에 앉아 영상을 보며 잠시 쉬어갈 수 있답니다. 게다가 창 너머에는 가을로 물든 선유도 풍경도 볼 수 있답니다.
전시관까지 관람하고 나니 어느덧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아직 실내 식물원과 공공 피아노를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말이에요! 유스로거는 얼른 서둘렀답니다.^^
참! 전시관 지하 1층에서도 전시가 진행 중인데요. 옛 추억을 간직한 낡은 벽면과 예전에는 이곳이 공장이었음을 알려주는 기계, 그리고 그에 관한 소개를 담은 무성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적막하지만 창문 너머로 들어오는 햇살 덕분에 전시관 내의 기계의 차가운 금속이 아니라 지나간 한 시대의 추억을 간직한 매개체로 느껴졌습니다.
유스로거는 산업화 시대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요. 이곳에서 잠시나마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부모님들께서 흘리신 피와 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답니다. 또한 과거에 공장이었던 공간을 친환경 공원으로 멋지게 탈바꿈한 시도에 대해서도 감탄을 했답니다.
선유도 이야기 전시관을 지나 수질 정화원에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이곳은 선유도 내의 물을 자연의 힘으로 여과해 ‘환경 물놀이터’로 흘려보내는데요. 본래 오염된 한강 물에 약품을 투여해 정수하던 곳이었기 때문에 여러 개의 계단식 수조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약품 처리시설이었던 것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녹음이 가득한 장소가 되었습니다.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부엽식물인 부레옥잠과 마름 등을 비롯해 정수식물인 미나리와 부들, 갈대 등이 있는데요. 이런 식물이 낯선 아이들에겐 훌륭한 자연 체험 공간이랍니다.
드디어 실내 식물원에 도착했습니다. 유스로거는 선유도 이야기 전시관 다음으로 기대했던 공간인데요. 자연풍경과 식물을 좋아하는 유스로거는 소담한 크기이긴 하지만 서울의 공원에 이렇게 실내 식물원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렜답니다.
공원 정문 입구 쪽에 위치한 온실은 200여 종이 넘는 선유도의 식물을 번식시키고 관리하는 마치 어머니와 같은 곳인데요.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지금처럼 쌀쌀한 시기에는 생장하기 어려운 식물도 있는데요. 하지만 선유도 실내 식물원에서는 선인장 같은 남부 지방의 상록 식물과 수생 식물들도 초록을 머금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실내 식물원을 나서니 선유도 안내센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안내센터에는 관리실을 비롯해 선유도 공원의 개요가 있는데요. 정수기와 자판기도 비치되어 있으니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목을 축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안내소의 숨은 재미로는 안내소 입구에 있는 시민들을 위한 피아노를 들 수 있습니다. 이곳의 피아노는 선유도를 찾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데요. 자원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새롭게 의미를 부여한 피아노랍니다. 유스로거가 피아노를 찾았을 때는 마침 견학 온 꼬마 숙녀가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고 있었는데요. 정말 피아노 연주를 잘 하더라구요.~^^
피아노 연주를 들은 뒤에 선유도의 아름다운 길 ‘바람의 언덕’과 ‘관리본관터’ 앞길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앞에 지나온 수생 식물원 너머로 볼 수 있는 자작나무 길에 뻗어있는 곳인데요. 비록 짧긴 하지만 빌딩이 가득한 서울에서 이렇게 녹음을 간직한 아름다운 길이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습니다.
바람의 언덕을 지나면 네 개의 원형 공간에 닿습니다. 이곳은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인데요. 바로 놀이터입니다. 정수된 물을 담아두던 농축조를 재활용한 거대한 미끄럼틀과 놀이기구가 있답니다.
유스로거와 함께한 친환경 재생공원 나들이 어떠셨나요? 선유도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유스로거는 이 공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는데요. 도심 속에서 아름다운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친환경과 재활용의 가치를 확인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선유도 공원은 정말 서울 도심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찾아갈 수 있는 곳인데요.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자연과 지난 역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었다니 놀랍습니다. 햇빛을 맞으며 걸어도 좋고, 밤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끼며 산책하기에도 좋은 선유도 공원! 여러분도 이곳에서 자연을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