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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드

[스타트업④] 셀카 한 장으로 빈곤과 기후문제를 해결하는 '루트에너지'


에너지절약은 불편한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만약, 셀카 한 장으로 빈곤과 기후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절약은 더 이상 불편한 일이 아닌 즐거운 일이 될 수 있겠지요. 즐거운 기부 문화를 실현시킨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바로 루트에너지인데요, 세계 각종 스타트업 대회에서 복지성과 사업성을 모두 인정받고 있는 스타트업 ‘루트에너지’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스타트업이란?

벤처기업의 메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생겨난 용어로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신생 벤처기업을 일컫는 말입니다. SK에너지 블로그에서는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에너지 및 자동차 관련 스타트업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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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에너지의 첫 프로젝트 '에너지히어로'


루트에너지는 윤태환 대표의 '마음의 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루트에너지를 꾸리기 전 UNEP(유엔환경계획)에서 덴마크 풍력발전기 재활용 사업을 담당했던 윤태환 대표.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일을 한다는 기쁨이 컸지만, 마음 한 켠에는 지우기 힘든 부채감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루트에너지


"UNEP는 환경 분야의 세계 최고 전문가들이 모인 집단이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환경문제를 고민하지만 기후변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요. 거기서 오는 무력감은 상당하죠. 실제로 인류 80만년 역사상 지구 대기층에 쌓인 온실가스 수치가 가장 높았던 때가 바로 지난달이에요. 기후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생각해요."


윤 대표는 기후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으로 빈곤층에 대한 부유층의 '에너지 기부'를 떠올렸습니다. 전 세계 부유층 10억 명은 빈곤층 20억 명에 비해 에너지를 6배 가량 더 사용하고, 부유층 에너지 사용량 중 60%는 필요량이 아닌 낭비되는 에너지입니다. 40%만으로 일상생활은 물론 경제산업 발전도 충분히 가능하지요. 윤 대표는 부유층이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던 에너지를 빈곤층에게 나눈다면 빈곤과 기후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은 부유층의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는 방법이었는데요, 윤 대표는 스탠포드대학교의 한 연구결과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스탠포드대학교에 ‘체인지랩스’라는 연구소가 있어요. 사람들의 행동변화를 연구하는 곳이죠. 여러 연구 중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는 행동변화 연구도 진행되었는데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어요. 자신의 행동이 기부로 이어지게 될 때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더라는 것이죠. 행동이 기부가 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비교하니 절약기간은 4배, 절약횟수는 2배, 절약성과는 8배나 차이 났어요."


루트에너지는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행동(Act)과 기부(Donation)를 결합한 행동기부(Actonation)라는 용어를 만들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기획했습니다. 그 첫 번째 프로젝트는 바로 '에너지히어로'입니다.



에너지절약 인증샷 한 장의 힘!



에너지히어로는 인증샷 한 장이 기부로 이어지는 신개념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에너지히어로가 제안하는 '걷자/끄자/뽑자/타자/들자/쓰자/입자/닦자' 총 8가지 절약 활동을 실천하고 인증샷을 홈페이지나 모바일앱에 올리면 빈곤계층을 위한 기부금이 적립되는 방식입니다.


에너지히어로


인증샷 한 장당 1WP(와트포인트)가 기부되는데요, 기부금 단위인 WP는 태양광 단위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수혜기관에 설치할 태양광 시설이 3,000W 규모라면 3,000장의 에너지절약 사진이 필요하죠. 며칠 전 ‘에너지히어로 모바일 앱’을 런칭한 루트에너지는 첫 번째 캠페인 '산골마을 위한 나눔'을 진행 중입니다.


"기부자의 사진 한 장이면 산골마을 어르신들이 20년 동안 매일 10분씩 형광등을 켤 수 있는 전력이 발생해요. 우리나라는 에너지 부유층에 속하기 때문에 미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아프리카와 같은 제3세계 국가에서는 굉장한 파급력을 지녀요. 전력이 발생하는 만큼 더 긴 시간 일을 할 수 있고, 이는 수입 증가로 이어져 자녀에게 양질의 교육서비스와 의료서비스를 지원하는 게 가능해지죠. 삶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어요."


에너지히어로


태양광기부


에너지히어로 플랫폼에서는 기부자 개인의 절약행위가 어떤 효과를 낳았는지도 실시간 그래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부자 본인이 환경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체감하게 하여 보다 더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합니다.


빈곤과 기후문제,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에너지절약 셀카로 적립한 포인트는 가상의 기부금인데요, 이를 실제 기부금으로 전달하는 곳은 후원기업입니다. 기부자는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후원기업은 나눔사업으로 사회적책임을 다하며, 수혜기관은 빈곤문제를 극복하는 선(善)순환 구조입니다. 루트에너지는 에너지히어로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입니다.

"UN이나 월드뱅크, 코이카 등 국제기구에서는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복지를 돕기 위해 매년 50~60조원을 지원하고 있어요. 복지를 위한 기부금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에너지 복지기금'으로 분류되지만 저희 루트에너지는 이를 '에너지 복지시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에 기부금을 전달하기 전 단계에 에너지히어로 플랫폼을 적용시켜 에너지절약이라는 시민들의 행동기부를 이끌어 내고 싶어요. 이를 통해 빈곤 퇴치뿐 아니라 국제NGO의 해묵은 과제였던 기후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되죠."

스타트업


루트에너지는 빈곤과 기후문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에너지히어로 플랫폼으로 복지성과 함께 사업성도 인정받았습니다. 스타트업 출범 1년 만에 각종 대회를 휩쓴 것인데요, 지난달에는 북미 최대 IT 온라인 매체인 테크크런치가 선정한 한국 스타트업Top 10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복지와 수익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요. 아무리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더라도 시장 경쟁력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하잖아요. 이번 테크크런치 Top 10 선정으로 루트에너지의 시장 경쟁력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해요. 큰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루트에너지, 뿌리에서 시작되는 변화를 꿈꾸다

루트에너지의 지향점은 네이밍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뿌리를 뜻하는 루트(root)가 힌트이지요. 사회구성원의 가장 작은 단위인 시민이 뿌리가 되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시민 참여가 주가 되는 에너지히어로 캠페인도 그 중 하나입니다.

"기부자들이 에너지히어로 플랫폼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발한 모바일앱 2.0을 런칭해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계획이에요. 모든 인종이 행복한 얼굴로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셀카를 보는 게 제 꿈입니다. 에너지히어로를 통해 행동기부라는 하나의 트렌드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루트에너지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루트에너지 전선정 이사, 윤태환 대표, 정마리솔 디자이너



루트에너지는 에너지히어로를 잇는 두 번째 프로젝트도 계획 중입니다. 태양광 발전기를 일반 시민들이 펀딩으로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 모델입니다. 이 프로젝트에도 루트에너지의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시민 개개인을 통해 에너지 자립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 '에너지 시장'이 형성되길 바랍니다. 낙농업에 뿌리를 둔 덴마크도 시민 펀딩으로 에너지 시장이 만들어져 현재는 풍력발전사업이 전체 GDP의 9%를 차지하고 있어요. 시민으로부터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어 일자리가 창출되고 경제도 살아난 좋은 예죠. 우리나라도 '루트에서 시작한 에너지'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스타트업 성장 환경이 녹록지 않은 에너지 분야에서도 사업성을 인정받으며 사회의 선순환 문화를 이끌고 있는 루트에너지. 8자 활동에 동참하는 것을 시작으로 우리 모두 에너지 자립을 위한 루트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세계 빈곤 퇴치와 기후문제 해결의 중심에 우뚝 설 루트에너지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예비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전하는 한마디!


윤태환


"스스로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라면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저도 지금껏 눈 앞에 두 개의 선택지가 주어졌을 때 쉬운 것보다는 어려운 것을 택했어요. 과정이 고생스럽긴 해도 결과는 늘 만족스러웠죠. 노력은 반드시 보상받게 되어있어요. 스스로를 믿으며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들려드린 네 편의 스타트업 이야기, 어떠셨나요?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된 목적은 모두 달랐지만 신념을 가지고 꿋꿋이 나아가는 모습만큼은 닮아 있었는데요, 그들의 쉼 없는 도전정신을 배울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을 수많은 스타트업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