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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드

아는 만큼 보이는 에너지, 제 2의 숨겨진 자원 ‘폐열’



세상은 다양한 에너지를 동력으로 삼아 움직입니다. 태양, 전기, 석탄, 수소, 바이오, 풍력 등 여러 분야의 에너지가 세상을 움직이며 우리 삶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사용하는 만큼 버려지는 에너지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그간 쓸모 없게 여겨졌던 폐에너지들이 최근에는 무료 에너지라 불리며 새로운 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표적인 폐에너지인 폐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폐열 에너지란?


공장밀집 지역에서 굴뚝으로 나오는 하얀 수증기를 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이렇게 에너지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외부로 버려지는 모든 열을 폐열이라고 합니다. 폐열은 보일러 배기가스 열, 발전소 냉각수 열, 목욕탕 온·배수 등 에너지가 있어야 하는 곳에서 반드시 발생하게 되는데요. 실질적으로 에너지의 50% 이상 버려지는 폐열을 모아 다양한 곳에 재활용되는 것을 폐열 에너지라고 합니다. 


산업체에서 폐열로 버리는 에너지의 15%를 전기로 바꾸면 시간당 9,200GW(기가와트) 정도의 전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화력발전으로 계산하면 매년 석유 220만 t 의 양과 같고 원전으로는 고리 1호기 발전량의 약 두 배에 달하는데요. 이렇듯 엄청난 양의 폐열 에너지는 날이 갈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며, 이미 유럽에서는 폐열 재활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답니다. 덴마크의 경우 전력수요의 절반을, 핀란드는 39%를, 러시아는 31%를 폐열 에너지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2. 폐열 회수이용이란?


폐열 회수이용이란 버려지는 고온의 물, 증기, 가스 등의 열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고온에서 추출한 폐열은 터빈을 작동시키거나 가정에 온수를 공급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나 100℃가 안 되는 저온 폐열은 아직 이용에 어려움이 있어 활발하게 활용되진 않습니다. 


폐열 회수이용이 가장 잘 이루어지고 있는 곳은 바로 쓰레기 소각장으로, 자원회수시설에선 쓰레기를 소각하며 발생하는 폐열을 에너지로 회수하고 있는데요. 먼저 수거한 쓰레기를 쓰레기 피트라고 불리는 저장소로 이동시킵니다. 그 후 크레인을 활용해 쓰레기봉투를 터뜨리고 혼합한 다음 쓰레기를 소각하는데, 이 때 발생하는 400℃ 이상의 폐열을 폐열 보일러를 통해서 모읍니다. 

 




3. 폐열을 모으는 방법


폐열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한데요. 배가스, 배공기, 폐온수, 폐증기부터 생산공정 제품의 현열, 반응열까지 모두 폐열로 분류된답니다. 또 폐열 회수방법은 부식성 물질 포함 여부, 온도 및 유량의 조건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뉘는데요. 폐열 이용장치로는 폐열회수기, 전열교환기, 히트파이프식 열교환기 등이 있으며 특별한 경우 별도의 회수 시스템을 사용합니다.


폐열 회수 과정은 크게 2가지로, 하나는 열교환기를 활용해 폐열을 회수하는 것으로 주로 목욕탕에서 많이 이용됩니다. 목욕탕에서 버려지는 폐수열을 회수해 물을 예열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설비가 간단해 이용이 편리하지만 폐열 온도가 낮을 땐 이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반면 다른 방법인 에너지 증식기를 활용할 경우 폐열 온도 이상의 고온으로 열을 회수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습니다.


 



4. 폐열의 다양한 재활용 사례


폐열은 최대 전기소비업체인 제철소와 석유화학 공장에서 활발하게 재활용되고 있는데요. 제철소에서는 폐열을 활용해 전기를 만들고 전체 전력량의 약 58%를 폐열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여러 기업에서 폐열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잉여 폐열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기도 하는데요. 이 외에도 폐열의 활용 범위는 계속해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1) 지역난방

폐열 보일러는 고온의 폐가스 열을 이용하여 증기를 발생시키는 보일러입니다. 폐열 보일러를 설치하면 시스템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효과가 상당한데요. 특히 의정부에서 버려지던 소각장 폐열이 6,000가구에 지역난방으로 공급된 사례도 있습니다. 


2) 수소개발기술

또한 최근에는 폐열을 활용해 수소를 제조하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평관형 고체산화물 스택을 이용한 고온수전해 기술’이 바로 그것인데요. 고온의 폐열로 물을 가열해 수소와 산소를 분리하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효율이 눈에 띄게 좋아졌는데, 850℃ 이상 물에서 시간당 200ℓ 이상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서 기존 방식에 비해 효율이 15%가량 높아졌답니다.

 




3) 농업 및 수산업

폐열은 농업과 수산업에서도 활발하게 이용되며 발전소에서 버려지는 폐열인 온배수열을 활용하고 있는데요. 바다생물들은 적정 수온범위만 지켜진다면 수온이 높을수록 빨리 성장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바닷물이 차가워지는 겨울에 온배수열을 활용해 따뜻한 물을 제공한다면 바다 생물들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농작물도 온도가 높을수록 빨리 성장할 수 있어 온배수열을 활용해 따뜻한 환경을 유지한다면 날씨에 상관없이 다양한 작물재배가 가능하여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답니다.


4) 제설작업

겨울철 제설작업에도 폐열이 활용됩니다. 흔히 제설작업에 사용하는 염화칼슘은 토양오염의 주된 원인인데요. 폐열 에너지인 온배수를 활용한다면 염화칼슘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답니다.

 




5. 폐열 재활용 장단점


1) 환경오염 예방

폐열 에너지를 활용한다면 환경오염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폐열을 사용하면 연간 4,800만 톤의 벙커C유를 절약할 수 있고 10만 2천 톤의 탄소배출량도 줄일 수 있는데요. 또한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17%나 감소시킬 수 있고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2) 일자리 창출 및 경제적 효과

서울시는 2012년도부터 체결한 협약으로 의정부시로부터 소각장 폐열을 공급받음으로써 연간 26억원의 지역난방 생산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는데요. 폐열 에너지 사용으로 서울시는 41억원의 석유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1만 4,850톤의 온실가스 저감효과를 얻었으며, 의정부시도 연간 10억 원, 향후 2027년까지 150억 원의 세외수입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경기도에서는 ‘폐열재 이용시설 설치지원 사업’이 큰 성과를 거뒀는데요. 지원을 받은 업체들은 기존보다 연료비를 절약하여 제조시설 확충 및 15명의 인력 증원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폐열 에너지에도 단점은 있는데요. 열에너지의 태생적인 특성상 장거리 이송이 어렵다는 점과 높은 온도가 아니면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고온의 열이 아니라도 24시간 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기술은 현재 미국, 이탈리아, 독일, 벨기에 정도에서만 가능합니다.

 




오늘은 그 동안 버려지는 에너지로만 알았던 폐열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기업들이 꾸준히 폐열 에너지를 활용한다면 연간 352억 원의 경제적 효과는 물론, 이산화탄소도 26만t 정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 폐열 에너지가 보여 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더욱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