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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손으로 읽는 문자, 점자를 아시나요?

손으로 읽는 문자, 점자를 아시나요?손으로 읽는 문자, 점자를 아시나요?

 

우리 생활에서 글자는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가만히 되짚어 보면 글자는 우리 생활의 중심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글을 써서 내 생각을 표현하기도 하고 반대로 남이 쓴 글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보는 글자가 아니라 만지는 글자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시각장애인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중요한 수단인 ‘점자’입니다. 점자는 여섯 개의 점의 위치를 사용해서 글자를 만들어 내는 소통수단인데요. 지금부터 유스로거가 시각장애인들의 문자인 점자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점자의 유래 

 

영문 점자표 이미지입니다.

 

점자는 현재 쓰임새와는 달리 군사적 목적에서 유래했다고 하는데요. 19세기 초 프랑스 육군 포병 장교인 니콜라스 바루비에가 전쟁터에서 밤에도 읽을 수 있는 야간 문자를 만들기 위해 암호용으로 개발한 것이 점자의 시초였다고 합니다. 그 후 1821년 파리 맹학교에 재학 중이던 루이 브라유가 연구하고 발전시켜 6점 점자가 완성됐습니다.

 

이 6점 점자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점자가 수용되는 과정에서 다른 방식의 뉴욕점자와 미국점자가 만들어져 논쟁을 벌였는데요. 최종적으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만들어진 지금의 6점 점자로 완전히 통일되었습니다.

 

엘리베이터 버튼에 들어간 점자 이미지입니다.

 

요즘에는 엘리베이터와 ATM기 등 각종 공공시설물에서 시각장애인들에게 편리함을 더해주는 점자를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생활 속에 가까이 녹아있는 점자의 이야기를 알아보기 위해 유스로거는 서울특별시 강동구 암사 2동에 있는 ‘한국점자도서관’에 방문했습니다.

 


한국점자도서관을 방문하다!

 

한국점자도서관 입구와 간판 이미지입니다.

 

한국점자도서관은 1969년 시각장애인이었던 고 육병일 관장이 설립한 한국 최초의 점자도서관입니다. 이곳에선 전국의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다양한 점자 자료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애아동을 위한 독서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하고 있는데요. 이용자가 원하는 자료가 도서관에 없는 경우에는 자료를 직접 점역, 녹음해주는 전문적인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점자도서관에 전시된 보스톤선문자로 출간된 책 이미지입니다.

 

여섯 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브라유 6점 점자가 만들어지기 전에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자는 있었는데요. 왁스로 만든 판 위에 쓰기, 나무에 글자 새기기, 철사로 글자 모양 만들기 등 다양한 방법의 만져서 읽는 문자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위 사진 속의 ‘보스톤 선문자’도 그중 하나입니다. 자세히 보시면 알파벳 모양을 볼 수 있을 텐데요. 로마체의 각도를 수정하여 촉감으로 읽을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점자도서관에 전시된 다양한 시각장애인 용 도서의 이미지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책의 종류도 다양한데요. 앞에서 얘기한 점자도서뿐만 아니라 묵점자혼용도서, 촉각도서, 점자라벨도서, 손으로 읽는 그림책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책이 있었습니다. 유스로거가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종류의 도서를 보며 시각장애인에 대한 섬세한 배려를 엿볼 수 있어 조금 놀라웠습니다.

 

점자책 이미지입니다.

 

우리가 보는 책 1권을 점자도서로 변환하면 보통 3~4권 분량이 나온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이라는 글자를 번역하면 ‘ㅎ ㅏ ㄴ ㄱ ㅜ ㄱ’이렇게 표기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이처럼 분량도 많아지고 과정도 복잡하기 때문에 실제로 출간되는 점자도서의 양은 극히 적다고 합니다.

 

묵점자혼용도서의 이미지입니다.

 

묵점자혼용도서란 묵자와 점자를 한 지면에 인쇄한 도서를 말하는데요. 여기서 묵자는 비시각장애인이 읽는 일반적인 글자를 이야기합니다. 묵점자혼용도서는 시각장애인과 비시각장애인이 같은 내용을 동시에 공유할 수 있고 묵자는 보통 도서의 글자 크기보다 크게 인쇄돼 있어 저시력인이나 노인들이 읽기에도 편리합니다.

 

촉각도서 이미지입니다.

 

촉각도서는 그림을 손으로 만져서 내용을 알 수 있도록 만든 도서입니다. 시각장애아동의 경우에는 ‘악어’라는 글자를 점자로 배우는 동시에 악어가죽의 촉감을 만져보면 훨씬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겠죠?

 

점자입력기와 점자판 이미지입니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점자를 입력하는 방법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아날로그식 점자입력기인데요. 예전에는 사진 속의 점자판을 이용해 사람이 직접 점자를 한 점 한 점 찍거나 점자타자기를 이용해 점자도서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990년대에 점역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전자동 제판기가 도입되면서 컴퓨터 입력을 통해 점자도서를 보다 쉽게 대량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합니다.

 

점자 안내책자 이미지입니다.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정보를 얻는 사소한 안내 책자들도 점자로 번역되어 있는데요. 누군가는 쉽게 얻을 수 있는 사소한 정보라도 시각장애인들은 얻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요. 점자도서관은 그들이 비장애인들처럼 쉽게 정보를 얻고 동등한 권리를 얻을 수 있도록 섬세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용 노트북 이미지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것은 시각장애인용 노트북과 데이지플레이어입니다. 둘 다 시각장애인의 일상을 좀 더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용품들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일반 키보드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시각장애인용 노트북은 아랫부분에 점자 표시가 있어 보다 정확한 타이핑을 도와준다고 합니다.

 

데이지플레이어 이미지입니다.

 

데이지플레이어는 시각 및 독서장애인 용 유니버셜 멀티미디어 콘텐츠라고 하는 ‘데이지(daisy)’ 방식의 플레이어로 CD나 테이프를 활용해 책을 읽는 전자도서입니다. 데이지플레이어는 현재 책의 어느 부분을 읽고 있는지 파악할 수도 있고 재생 속도 조절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문자는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곳에 녹아있습니다. 그런 만큼 시각장애인들이 겪는 불편함도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더 클 텐데요. 시각장애인의 날을 맞아 여러분도 시각장애인과 손으로 읽는 문자 점자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작은 관심이 시각장애인을 이해하는 열쇠가 되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