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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인사이드/브랜드이야기

대한민국과 아스팔트, 아스팔트와 대한민국 ①


여러분 안녕하세요. 유스로거 황현인입니다.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1995년, 9살 어린 소년이던 유스로거는 학교가 개학하는 날부터 방학을 오매불망 손꼽아 기다리곤 했습니다. 시골 할머니 댁에 내려 갈 수 있었기 때문이죠. 당시 경기도에 살던 유스로거는 남해안 끝자락에 위치한 할머니 댁에 가기 위해 새벽부터 차를 타고 출발해야 했습니다. 


부모님이 안전하게 시골을 향해 운전을 하는 사이, 유스로거는 뒷좌석에서 단잠에 빠졌습니다. 꿈 속에서 송아지에게 여물을 주거나 하루 종일 곤충 채집을 하는 행복한 꿈을 꾸면서요. ^^ 그리고 도착하기 한 시간 전, 유스로거는 단잠에서 깨야만 했습니다. 할머니 댁으로 들어가는 시골길이 구불구불한 비포장 도로였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알람 시계 역할을 했던 이 도로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재미를 선사해 주었고, 유스로거는 신이 나서 시골 풍경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서울로 돌아갈 때에도 비포장도로를 지나며 오래도록 시골 풍경을 바라보곤 했답니다.

 


17년이 흐른 지금은 시골 마을에 들어가는 길 뿐만 아니라 할머니 댁 안까지도 비포장도로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9살 소년이 26살 청년으로 성장하는 동안 도로 등의 사회기반 시설이 많이 발전하였기 때문입니다. 울퉁불퉁, 롤러코스터 같은 느낌없이 서울에서 남해안까지 편안하게 내려갈 수 있게 되었지요.

 


사실 유스로거가 기억하는 1995년에도 대한민국 도로의 76%가 포장된 상태였습니다. 많은 이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차를 몰고 이동할 수 있었지요. 저희 할머니 댁에 이르러 한 시간 거리나 뻗은 비포장 도로는 나머지 24%에 해당했던 것입니다. ^^; 다른 지방도로에 비해 늦게 현대화된 것인데요.

 

잠깐, 그럼 대체 언제부터 국토의 절반 이상이 포장 도로로 바뀌게 된 것일까요?

 


대한민국에도 한 때 전차 오갔다는 사실, 알고 계시죠?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에는 서울 시내 주요 도로에 전차가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도로포장률은 6% 이하였습니다. 가난했던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동차를 살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 아스팔트 도로가 없어도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산업의 규모도 크지 않았고 물류랑도 많지 않을 때이니, 기차나 선박만 그 길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도로가 사회의 핵심 기반시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죠. 경제사회발전계획의 일환으로 도로 시설과 석유화학산업에 투자를 시작한 때 역시 1960년대였습니다. 정확히는 1964년 5월, 대한석유공사(현 SK에너지)를 준공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아스팔트를 비롯한 석유제품을 생산하게 됩니다. 그전까지는 당연히 아스팔트도 수입 품목 중 하나였습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 차량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도로 시설 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도 번화가에 속하던 서울 신촌 로터리에도 차량이 적었고, 차선조차 없었답니다.



그러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수요도 증가하게 되지요. 1966년에 5만 대이던 자동차가 1971년에는 14만 대, 약 3배나 증가하게 됩니다. 차가 늘어났으니 도로포장률도 함께 증가해야 했겠지요? 1966년 6%이던 도로포장률은 1971년 초에 14%에 이르게 됩니다.


1968년에는 대한민국 물류 동맥 역할을 하게 될 서울-부산, 서울-수원, 서울-인천 고속도로를 착공했습니다. 이 도로에는 1964년부터 생산해 온 대한석유공사 아스팔트가 본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일반 도로에는 차선을 구분하고 간격을 넓히는 확장 공사가 진행됩니다. 바로 이 시점이 대한민국 도로가 세련된 검은색 아스팔트로 물드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렇게 1985년, 대한민국 도로포장률은 딱 절반인 50%에 이르게 됩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현대화에 기반이 되었던 도로 시설의 발전은 60년대에 비롯되어 자동차 수의 증가와 궤를 같이해 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아스팔트화는 90년대에 이르러 최고조로 가속화됩니다. 그 흐름은 2012년 현재까지도 현재진행형입니다. 다음 화에서 80년대 이후의 대한민국 아스팔트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