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피부의 아프리카 사람, 히잡을 쓴 이슬람 여인, 어색한 말투의 조선족, 옷차림이 톡톡 튀는 일본 사람 등 거리를 거닐다 보면 심심치 않게 외국인들이 보입니다. 그러나 이곳은 분명한 대한민국! 2013년 기준,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만 해도 30만여 명이라고 하면 그 수준이 짐작 가시는 지요.
이러한 외국인들의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같은 국적끼리 모여 그들만의 문화를 꽃피우는, 일명 외국인 거리가 만들어지기도 했는데요. 창신동의 네팔거리, 이태원의 아프리카거리와 이슬람거리, 구로동의 연변거리 혹은 조선족거리, 동부이촌동의 일본인거리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그럼, 오늘은 유스로거와 함께 서울의 이색적인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이른바 ‘이국지대’여행에 떠나볼까요?
종로구 창신동의 네팔거리
1호선과 4호선 지하철이 만나는 동대문역 3번 출구 근처에는 창신시장이 있습니다. 이곳은 다름 아닌 네팔인들이 모여 사는 네팔거리로 유명한데요. 처음 네팔 음식을 메뉴로 한 네팔 레스토랑이 인기를 끌면서 주변에 네팔 식당들이 늘어나게 됐고, 어느새 네팔거리로 탄생했답니다.
이 거리는 수년 전부터 네팔 장신구 수입상들과 소규모 봉제공장에 취직한 사람들이 둥지를 틀면서 형성된 만큼 다소 오래된 건물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나마스떼, 히말라얀, 에베레스트 등 이곳의 대표적인 네팔 음식점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여전한 인기를 자랑합니다.
가게 안의 메뉴에서 이미 한국의 향은 찾을 수 없으며, 이외에도 각종 잡화점이 네팔인들의 수요를 충족합니다. 그런데 그 명성 덕에 현재는 네팔 사람보다 한국인이 더 많이 찾고 있죠. ^^;
용산구 이태원의 아프리카거리와 이슬람거리
서울 용산구 이태원은 외국인들의 해방구입니다.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로 항시 붐비고, 쇼핑과 먹거리, 음주를 즐길 수 있는 상점도 빼곡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태원 3번 출구에는 아프리카와 이슬람 거리가 문화를 꽃피우고 있습니다.
진열상품으로 꽉 찬 아프리카거리
먼저 아프리카거리를 살펴보겠습니다. 나이지리아인들로 구성된 이곳은 다른 말로 ‘나이지리아거리’라고도 불립니다.
아프리카거리가 조성된 것은 2000년대 초부터입니다. 동대문과 남대문시장에서 물건을 떼어 본국에 판매하는 나이지리아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던 당시. 이들을 위한 음식점과 술집 등이 생겨났는데요. 현재 이곳에 터를 잡은 나이지리아인은 대략 300여 명이 되었답니다.
이 거리는 한낮에도 나이지리이아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술잔을 기울이거나 고향 얘기에 웃음꽃을 피우거나 하는 등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레게 머리에 힙합 바지를 걸치고 거리를 활보하는 이방인들이 있는가 하면 독특한 향기를 풍기는 음식점이 그들을 맞아주곤 합니다.
종교적 색채가 짙은 이슬람거리
한편 아프리카거리 바로 옆에는 그들만의 종교적 색채로 물든 이슬람거리가 있습니다. 이 거리가 생겨난 지도 어느새 40여 년. 중동에서 한국 건설 인력들이 대거 유입되던 1970년대, 중동 국가와 우애를 다지기 위해 국내에 이슬람 전통 모스크를 건설한 것에서 출발했는데요. 이 모스크는 국내 무슬림들의 종교적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이태원에 자리 잡게 되었답니다.
이후 완성된 모스크가 들어선 것은 1976년입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이태원은 이슬람인들의 발길을 유인하게 됩니다. 현재로 와서는 거리를 메운 다양한 의류상품 매장에서 얼마나 많은 이슬람인이 이용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진과 같이 모스크 주변을 배회하다 보면 이슬람 상점의 개수뿐 아니라 종류에도 혀가 내둘러질 정도인데요. 음식점이나 할인마켓은 기본이고, 할랄 인증 정육점, 이슬람 전문 전자상가, 시리아식 베이커리, 이슬람 여행사, 이슬람 서점 등 필요한 웬만한 모든 것을 갖춘 이슬람거리입니다.
동부 이촌동의 일본거리
이촌역 4번 출구 근처에는 리틀 도쿄라 불리는 일본거리가 있습니다. 역에서 나와 직진을 하다 보면 일본어로 된 간판이 드문드문 눈에 띄는데요. 40년의 역사를 지닌 이곳 동부 이촌동의 일본인마을은 한일국교 정상화 이후 형성되었습니다.
처음 도착해서 바라본 동부 이촌동은 여타 서울의 동네처럼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어 크게 다름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러나 아파트 촌 사이에 일본어로 쓰인 음식점들이 연이어 불빛을 반짝이는 것에서 일본인을 위한 거리라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인상 깊었던 것은 일본 특유의 조용함이 가득했던 점인데요. 골목 안쪽에 일본인이 운영하는 선술집과 음식점들이 자그마하게 자리하고 있더라고요. 이에 더욱 구석구석 돌아다녀서 더 많은 상점들을 발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로구 가리봉동 연변거리
지하철 남구로역 2번 출구 근처에는 구로동길에서 우마길에 이르는 거리에 옌볜거리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일명 ‘조선족 타운’으로 불리는 이곳은 1990년대 중반부터 ‘코리안 드림’을 좇아 바다를 건너온 조선족들이 값싼 주거지를 찾아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타운이 형성되었죠!
맨 먼저 보이는 것은 머리 위에 세워진 가리봉종합시장 간판입니다. 여기서부터 길 양쪽으로 중국 지명과 중국어로 된 식당 간판들이 길에 이어지는데요. 우리의 전통시장과 마찬가지로 군침 도는 길거리음식이 즐비해 있답니다.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는 조선족과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색 간판이 조화를 이루어 마치 연변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제법 규모를 갖춘 음식점에서는 100여 가지가 넘는 음식을 내놓는가 하면, 한편에선 한낮에도 구수한 조선족 노래가 흘러나오는 노래방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유스로거와 함께했던 대한민국, 그중에서도 특히 서울 속 외국인 거리. 정말 이곳이 한국이 맞는지 싶을 정도로 이국적인 색채가 짙은 외국인 마을에 그저 놀라울 따름인데요. 가까운 듯 먼 외국인들의 문화를 이곳에서 몸소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라이프 인사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제차박람회, 차(茶)가 궁금하신가요? (0) | 2013.06.19 |
---|---|
와인 공부, 알고 나면 더 맛있다! (4) | 2013.06.19 |
[이벤트 발표] 해피와 나래의 주유소 대작전! 게임 이벤트 당첨자 발표 <16차> (0) | 2013.06.17 |
[유스로거 3기 모집 이벤트 1탄] 유스로거 홍보 영상보고~ 퀴즈풀고~ (112) | 2013.06.17 |
게릴라가드닝, 총 대신 꽃을 들고 싸우다! (0) | 2013.06.16 |
서울 동물원, 과천으로 나들이 가자! (3) | 2013.06.14 |
그림검사(HTP), 내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2) | 2013.06.14 |
선글라스 선택, 얼굴형에 맞게 고르자! (0) | 2013.06.13 |
술 뱃살 운동, 아직도 모르고 계세요? (0) | 2013.06.12 |
대림미술관에서 열리는 종이의 화려한 탄생? (0) | 2013.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