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너지 인사이드

그때 그 시절, 노면전차를 아시나요?

SK에너지 에너지 활용법

노면전차

 

일본 영화를 보면 레일 위를 달리는 버스, 혹은 기차처럼 생긴 교통수단이 종종 등장하곤 합니다. 바로 노면전차 인데요. 도로 위에 부설된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전동차를 말합니다.

 

국내에서는 볼 수 없는 교통수단이므로 한국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요즘, 가까운 이웃나라의 교통수단인 노면전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버스나 자동차와는 달리 매연을 배출하지 않고 소음도 적은 친환경 교통수단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도 노면전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노면전차가 보편화되어 있는 나라도 있지요. 그런데 과거 우리나라에도 노면전차가 있었습니다. 노면전차가 189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서울 한복판을 달렸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종로를 달리던 서울전차

 

서울 시내에 전차운행이 처음 시작된 것은 1899년 5월 17일입니다. 서대문에서 종로를 지나 청량리까지 길게 이어지는 전차선로가 처음으로 개통됐던 것이지요. 개통된 전차는 정원 40인의 일반차 8대와 황실 전용차 1대로 일본에 이어 동양에서 두 번째로 등장한 전차였습니다.

 

전차는 고종황제의 청량리 홍릉(명성황후의 능) 행차를 쉽게 하기 위해 개통되었다고 합니다. 1895년 명성황후 사후, 고종 황제는 빈번하게 청량리 홍릉으로 행차하였으나 가마를 탄 많은 신하들이 그때마다 함께 동행함으로써 그 경비가 부담되었기 때문이죠.

 

이후 일제강점기 때 전차가 본격적으로 운행되었으며, 1960년대까지 대중교통수단으로 서울 시민들의 발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에는 국립서울과학관에 전시 중인 363호와 서울역사박물관에 전시 중인 381호 단 2대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면 전차 381호

 

위 사진은 서울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381호의 모습입니다. 이 전차는 1930년부터 1968년 11월 29일까지 약 38년간 서울 시내를 운행하였습니다. 특별한 정차장이 없었고 탑승을 희망하는 승객이 손짓하는 곳이면 아무데서나 멈췄다고 합니다.

 

운행 초기에는 전차를 타기 위해 일부러 시골에서도 올라올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1950년부터 차량이 노후화되기 시작하고 자동차 등 새로운 교통 수단에 밀려 1968년 11월 28일 전차가 개통된 지 약 70여년만에 전차의 운행이 중단되었습니다.

 

전차 381호


전시되어 있는 381호는 어린이대공원으로부터 인수받은 전차입니다. 인수 당시에는 전차 외부가 빨간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으며 지붕과 내부는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식이 심했다고 합니다.

 

전차 내부

 

내부에는 60년대에 쓰여진 것으로 추측되는 계몽문구들과 운전기구 등이 복원되어 있었습니다. 계몽문구들은 복원, 보존 처리 과정 중에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6.25는 예고없다. 적색 침략 미리 막자"
"불평따라 간첩오고 자랑 속에 비밀샌다"
"노약자와 어린이는 보호석으로 안내합시다"
"전차 안은 서로서로 깨끗이"

 

이는 381호에 쓰여져 있던 문구들입니다. 이를 보면 그 당시의 사회적인 관심사와 전차승객들이 지켜야 할 공중 질서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지켜야 할 공중 질서는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친환경 교통수단, 노면전차

 

노면전차

 
자동차의 폭발적인 증가로 도로 혼잡과 환경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요즘, 노면전차에 대한 관심이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노면전차가 다시 주목 받는 이유는 바로 친환경 교통수단이기 때문입니다. 매연을 배출하지 않고, 소음이 적어 미래지향적인 교통 수단으로 주목해볼만 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노면 전차

▲ 출처: 위키피디아(링크)

 

이와 같은 이유로 수원시에 노면전차가 다시 나타날 계획이라고 합니다. 2017년 1월에 개통될 계획인 노면전차는 물론 과거보다 훨씬 발달된 기술을 갖추고 더 세련된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노면전차 LRT(Light Rail Transit)가 운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노면전차의 특징은 전용 전선 운영방식에서 대용량 배터리 방식으로 변경되어 교통의 불편을 해소하고, 대부분의 노선을 독자적인 선로를 이용하여 최고 속력 80km/h까지 낼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과거의 노면전차가 다시 부활했을 때 어떤 점들이 좋아질까요?

 

 

이산화탄소

 

 

먼저, LRT의 도입으로 1km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자동차의 약 6분의 1로 연간 이산화탄소 양의 절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노면전차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친환경적이라는 점이 가장 큰 것 같네요.

 

뿐만 아니라 차량이 가벼워서 설치 공사를 진행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적게 듭니다. 그리고 도로 위의 다른 교통수단과 함께 달릴 수 있기 때문에 건설 및 운영비도 지하철의 1/8수준 밖에 들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차량의 바닥면이 30cm정도로 높지 않아 휠체어나 유모차등이 쉽게 올라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장애인이나 노약자도 쉽게 탈 수 있게 배려한 세심함이 엿보입니다.

 

전차

 

자동차의 급증으로 대기오염, 교통혼잡에 따른 에너지 낭비. 자동차의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주거환경의 악화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이와 같은 문제로 노면전차가 더더욱 주목 받고 있습니다.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도시 이미지에 부합한 디자인으로 노면전차와 정류장을 꾸민다면 도시의 상징물이 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노면전차의 도입이 도시를 새롭게 디자인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주는 셈이지요.

 

과거의 유물인 줄만 알았던 노면전차. 새로운 노면전차의 활성화를 통해 우리의 도시가 좀 더 친환경적으로 변모하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