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부쩍 추워진 날씨 탓에 따뜻한 이불에서 나오기 싫어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갈 곳이 없는 불쌍한 친구들이 우리 주변을 떠돌고 있는데요. 바로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진 유기견들입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가 급증하면서 그만큼 유기견의 수도 증가해 매년 6만 마리에 육박하는 유기견과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유기견들은 길거리를 떠돌다가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거나 차에 치여 죽기도 하고, 추운 겨울에는 동사하기도 하는데요. 운 좋게 구조되어 유기동물보호센터에 간다고 해도 국내 입양률이 매우 낮아서 많은 유기견이 해외로 보내진다고 합니다. OECD 국가 중 해외로 유기견을 보내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고 하네요.
최근에는 너무 많은 수의 유기견이 발생하다 보니 유기동물보호센터의 관리 비용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그래서 10일이 지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 유기견은 동물보호법상 자연스럽게 안락사의 대상이 되어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되는데요. 아무런 죄 없는 강아지가 단지 주인에게 버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죽어야 하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유기견은 생각지 못한 사고로 주인과 헤어지는 경우가 있지만, 의도적으로 유기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반려견이 나이 들거나 질병에 걸리는 경우가 그러한데요. 이는 주인이 개의 배변습관과 행동학적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반려견을 말썽을 부리고 귀찮은 존재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원해서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한 만큼 끝까지 반려견을 사랑하고 주인의식을 가지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겠죠?
해외 유기견 관리 사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유기견 관련 실태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씀드렸는데요. 그렇다면 해외의 동물보호 선진국은 유기견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을까요?
독일
200년이 넘는 동물보호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독일은 유기견에 대해 강한 중성화수술 정책을 시행하면서 성공적으로 개체 수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독일의 동물보호소에서는 노킬(No-Kill)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요. 모든 보호소는 유기견이 보호자를 만날 때까지 기간을 정하지 않고 동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세계최대의 동물보호소라고 불리는 독일의 티어하임(Tierheim)에서는 한해 1만 마리의 개체가 입소해 98%의 입양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티어하임에서는 중증의 질병과 극도의 행동장애가 있는 개체에 한해 안락사를 시행하는데요. 이 역시 수의학적 소견으로 증명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관리비용은 베를린 시에서의 지원은 극히 일부이며 1만 5천 명에 달하는 회원의 기부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또한 1년에 두 차례 보호소 방문의 날을 개최해 여러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독일여행 중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
미국의 경우 주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반려견의 등록과 관리를 위한 마이크로 칩 삽입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가장 큰 동물보호단체인 ASPCA에서는 안락사 대상이 행동이 고쳐지지 않는 사나운 동물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장애견도 입양이 잘 되고 있어 실제 안락사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합니다. 그리고 질병이 있거나 나이가 많은 경우는 입양비를 받지 않아 원활한 입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말동안 이동보호소를 운영하며 유기동물의 입양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요. 이동진료차를 통해 개와 고양이의 중성화수술 및 예방접종을 지원하며, 수술비 부담으로 반려동물의 질병을 고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인터뷰
선진국에 비해 동물보호역사가 짧은 우리나라는 유기견을 비롯한 유기동물 보호 제도가 미흡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해외 선진국의 사례처럼 유기견을 위한 여러 동물보호단체가 존재하고 있는데요. 그중 유스로거는 동물사랑실천협회의 활동가를 만나 유기견 실태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출처 : 동물사랑실천협회 홈페이지(링크)
Q. 유기견 한 마리당 관리하는 데는 얼마의 비용이 들어가나요? 그리고 관리비용은 어디에서 지원을 받나요?
A. 대략 센터 운영비, 사료와 간식비, 치료비 등이 필요한데요. 여러 마리를 관리하는 상황이라 한 마리의 유기견에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는 산출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든 비용은 협회 회원들의 회비와 기부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Q. 유기견의 분양률은 얼마나 되나요?
A. 우리 단체에서는 한 해 동안 약 300여 마리의 유기동물을 입양 보내고 있습니다.
Q. 유기견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활동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서울 시내에 구호동물입양센터 두 곳을 운영 중이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으로 끊임없이 입양 관련 홍보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유기동물을 입양한 분들의 사연을 지속적으로 소개해 유기동물이라도 애정을 갖고 보살피면 얼마나 사랑스럽고 소중한 가족이 될 수 있는지 알리고 있습니다.
Q. 현재 유기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떤가요?
A. 예전에는 위생적으로 많이 꺼리는 느낌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변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아픈 사연이 있는 유기동물에 대해 측은지심을 가지고 또 그 아픔을 품어주고자 하는 분들도 많고 또 주변에서 유기동물을 입양해 키우는 모습을 보고 많은 선입견이 깨지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동물을 사고파는 팻숍의 폐해가 조금씩 알려지면서 동물을 키우려면 좀 더 의미 있게 구호동물을 입양해보자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이 늘고 있습니다.
Q 유기견의 입양과정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A.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우선 입양희망자가 입양대상 동물을 결정하고 입양신청서를 작성합니다. 협회는 신청서를 심사하고 전화 상담과 가정방문 또는 가정 사진 심사의 과정을 거친 뒤 입양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리고 입양계약서를 작성하고 입양동물을 인계하는 것으로 입양과정이 완료됩니다.
유기견 입양 방법
유기견을 입양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인터넷의 유기견 카페나 사이트를 통해 입양할 수도 있고 직접 길에서 유기견을 구조하여 키울 수도 있습니다. 유기견보호소나 비영리단체를 통해 입양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운영 중인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을 통해 가까운 지역의 유기동물보호소를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출처 : 동물보호관리시스템 홈페이지 (링크)
웹사이트를 통해 입양 대상인 유기견을 잘 살핀 후 우리 가족과 잘 어울리겠다는 판단이 든다면 보호장소를 방문해 직접 만나보세요. 그리고 마음의 결정을 내리셨다면 해당 기관을 통해 입양 절차를 밟으면 됩니다. 그리고 지역 내 가까운 동물보호단체에 직접 문의해 입양하는 방법도 있는데요. 보호소에 따라 입양조건이 달라 책임비 등의 입양비를 받는 곳도 있고 무료로 입양을 진행하는 곳도 있습니다.
입양할 때에는 가까운 보호시설에 미리 전화로 문의해 담당자의 안내에 따라 날짜를 예약하고 방문하면 되는데요. 방문할 때는 신분증 복사본 2장과 도장, 반려견을 데리고 갈 케이지, 목줄, 목걸이 등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고 나면 보호소에서 입양계약서를 작성한 후 반려견을 데리고 돌아갈 수 있습니다.
유기견도 본래는 반려견과 다를 바 없는 정상적인 아이들입니다. 단지 인간에게 상처를 받고 잠시 보호를 받고 있을 뿐입니다. 혹시 반려견을 맞이할 계획이 있는 분이라면 유기견을 입양해 보세요. 사랑이 고픈 아이들인 만큼 조금만 애정을 갖고 돌봐준다면 훨씬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해줄 아이들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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