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너지 인사이드

유가의 방향성,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유가의 방향성

 

'석윳값이 어떻게 될까?' 국제 유가 전망은 석유업계 종사자의 영원한 관심사입니다. 더 나아가  유가의 방향성 정도 만이라도 알 수 있다면 많은 게 달라집니다. 정유회사라면 사업전략을 수립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수가 있고요. 주유소 경영자들이라면 석유제품을 사는 시기를 조정할 수 있어 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투자가라면 유가에 연동하는 ETF 등 많은 상품이 나와 있어 투자시기를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국제 유가, 유가 전망이라는 말만 떠올려도 왠지 복잡할 것이라는 선입견 탓에 머리가 살짝 아파집니다.

 

조금만 자료를 찾아보면 수많은 주요 기관과 언론사가 하나같이 친절하게 유가 전망을 하고 그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어쩌면 국제 유가에 대한 괜한 거부감 때문에 우리가 반드시 숙지해야 할 뉴스를 한 귀로 듣고 흘려 버린 것은 아닐까요? 이제부터라도 주요 기관의 유가 전망을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유가의 방향성만 알아도 돈을 벌 기회가 있죠. 이 때문에 유가의 향방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가 되는 것입니다.

 

 

벤치마크 원유의 지위와 공급범위

 

전 세계 석유 시장 관계자들은 북해산(Brent), 미국산(WTI), 중동산(Dubai)이라는 3대 벤치마크 원유의 가격을 참고로 합니다. 우리나라 석유업계 종사자가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수치는 Brent 유가입니다. WTI 원유는 아메리카 대륙 이외에는 공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WTI 원유가 거래되는 NYMEX 시장에는 엄청난 투기자본이 유입되어 있기 때문에 석유 수급 이외의 투자심리, 경기지표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벤치마크 원유▲ 4월 29일 각 벤치마크 원유의 가격표

 

반면 Brent 원유는 유럽뿐만 아니라 아메리카 대륙,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대륙 등 세계 각지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Brent 원유가 주로 거래되는 ICE 거래소에도 많은 투자∙투기 자금이 유입되어 있지만, 실물거래처가 다양하다는 이유로 세계 석유 수급 상황을 조금 더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물론 WTI 유가와 Brent 유가는 자금의 이동으로 상호 보완적인 경향을 보이고,  Dubai 원유는 주로 아시아 지역, 일부는 유럽 지역으로 공급이 됩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Dubai 원유의 의존도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80% 이상을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Dubai는 아시아 지역 쏠림 현상에 따른 낮은 거래량으로 Brent나 WTI대비 대표성에서 약간 낮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거래차트▲ 4월 29일 각 벤치마크 원유의 근월물 거래 차트

 

거래소 위치, 시차로 인해 시장이 열리는 시기는 WTI → Brent→ Dubai 순서입니다. 그날의 등락재료는 WTI, Brent에서 이미 모두 평가된 이후 Dubai 장이 열리는 셈입니다. 때문에 국제 유가 관련 기관과 기업 및 업계 관계자들은 Dubai 유가를 보기 이전에 Brent 유가를 먼저 살핍니다.


대부분 관계자들은 Dubai 고유의 수급 상황을 반영한 가격 평가보다는 Brent 유가를 기본으로 약간의 변수만 더하여 Dubai 유가의 가격지표를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Brent 유가를 더욱 주목해야 합니다.

 

 

유가전망 관련 해외 주요기관

 


 

유가를 예측하는 요인과 적용 방법은 너무 복잡합니다. 다만 위 기관들이 고유의 다양한 기법을 바탕으로 매달 유가 전망치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뉴스 등을 통해서 누구나 쉽게 이러한 정보를 접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는 석유공사 홈페이지(오피넷)에서 유가 동향에 대해서는 상세히 알아볼 수 있습니다.


유가 전망에 대해서는 기관마다 조금 엇갈리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원유 가격에는 세계 경제상황과 주요국의 금융 관련 정책, 중동의 지정학적 요인 등 무수히 많은 변수가 있습니다. 때문에 아무리 4대 기관의 전망치라고 하더라도 수개월 뒤의 유가를 정확히 맞히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전망치를 맹신하기보다는 이전 전망치가 최근에는 어떻게 조정이 됐는지를 통해 전체적인 방향성과 등락 폭을 재설정하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가능하다면 이들 기관의 발표를 조합해 오차 범위를 좁혀나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4대기관 유가전망 비교

 

유가 전망 예측치▲ '13년 8월 이후 월별 Brent 원유'14년 2분기 유가 전망치 예측치

 

13년 8월부터 12월까지 각 예측기관의 유가 예측치는 점진적으로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4대 기관이 모두 유사하게 상향 트렌드로 분석했습니다. 12월에 예측한 2014년 2/4분기 유가 전망 평균은 105.6 달러입니다. 가장 높은 전망치는 CGES의 107.9 달러, 최저치는 CERA의 104.5달러입니다. 최대 편차는 3.4달러로 2분기 유가가 마무리되는 6월까지 많은 기간이 남았음에도 편차가 크지 않네요. 이러한 전망치를 분석해 보면 2분기 유가는 현재 수준에서 소폭 등락을 반복하면서 약한 내림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큰 그림을 어렵지 않게 그릴 수 있을 것입니다.

 

 

현시점의 대표적인 유가등락 재료는?

 

유가등락 재료는?

 

석유 시장도 중요합니다만, 한 가지 더 중요하게 챙겨야 할 사안이 있습니다. 세계 경제를 관통하는 최대 이슈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규모와 중국 경제 성장률의 하향 안정화 입니다. 미국 FRB에서는 경기지표에 따라 축소 방법과 규모를 조절할 가능성이 큰 만큼, 유가의 등락폭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양적완화 규모가 축소된다면 달러의 가치가 상승하므로 유가 하락의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됩니다. 중국의 경우 석유 수요가 가장 빨리 상승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경제지표가 점차 안정화된다면 석유 수요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인이 됩니다.

 

또 유가의 단기 이슈로 끊임없이 지목되는 중동의 정정불안 (시리아, 이집트, 리비아 등), OPEC의 생산 쿼터 축소 가능성, 신흥국의 금융 불안 가능성 등도 지켜봐야 합니다. 유가 전망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참고 자료일 뿐입니다. 그런데 습관적으로 날마다 석유 시장 관련 이슈를 참조한다면 여러분과 저, 우리 모두에게 훌륭한 경제 관련 지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