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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드

버려지는 에너지의 재탄생, ‘폐열’의 활용

 

 

여러분이 사용하는 각종 에너지, 그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버려지는지 알고 계신가요? 석유를 예로 들면, 석유를 태워 그 열에너지를 전력 등으로 변환하는 경우에 에너지 변환율은 약 50% 이하로, 50% 이상의 열에너지가 버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버려지는 에너지를 ‘폐열(Waste Heat)’이라고 하는데요. 공장에서 나오는 연기,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등이 모두 폐열로 분류될 수 있답니다. 

폐열은 생산된 에너지가 버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석탄, 석유 등의 유한한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더불어 산업 쓰레기의 주역으로, 환경에도 문제를 일으키는데요.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자원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폐열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폐열을 재활용하는지, 유스로거와 함께 알아볼까요?

 

1. 폐연료봉 원자로

 

폐연료봉 원자로

 
원자로에서 핵분열 과정을 수행하다 수명이 다 된 연료봉을 폐연료봉이라고 하는데요. 수만 년 동안 방사능을 내뿜는 이 폐연료봉은 미국의 원전에만 현재 7만여 톤이 보관돼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또한 매년 700~800톤의 폐연료가 배출된다고 하는데요. 이를 활용하기 위해 MIT 박사과정 학생들이 폐연료봉을 원료로 이용하는 신개념 원자로 ‘트랜스아토믹 파워’를 설립했는데요. '폐기물 소멸 용융염료(WAMSR)'로 명명된 이 50m급 원자로로 폐연료봉을 재활용하면 7년간 미국의 전력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합니다. WAMSR은 1960년대 미국 오크리국립연구소가 개발한 용융염로(MSR)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폐연료봉 속 핵연료 소결체(pellet)에 남아있는 에너지의 98% 꺼내 쓸 수 있도록 대대적 설계변경이 가해졌는데요. 원자로 크기도 MSR의 1/20 정도이고 배출되는 핵폐기물이 연간 4kg뿐이며, 반감기도 수백 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2. 쓰레기 바이오 연료

 

쓰레기 바이오 연료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팜나무나 유채꽃 같은 원료 식물이 필요하지만 식물 외에 탄소(C)가 함유된 것은 무엇이든 바이오 연료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재활용이 가능한 대표적인 재료가 바로 쓰레기입니다. ‘펄크럼 바이오에너지’는 2015년 미국 네바다주에 쓰레기 바이오 연료 공장을 건설할 계획인데요. 16만 톤의 쓰레기를 원료로 연간 3,785l의 연료 생산이 목표라고 합니다. 나무, 직물, 재활용이 불가능한 종이와 플라스틱 등을 5cm 이하로 분쇄한 뒤 가스화 투입하면 화학반응을 거쳐 에탄올, 디젤, 제트연료가 생산되며 생산비도 1갤런(378L당) 70센트 이하로, 매우 저렴하다고 합니다.

 

3. 공장 폐열 발전소

 

공장폐열발전소

 
공장 폐열만큼 아까운 에너지도 없는데요. 미국의 공장에서만 매년 1경 3,000조 BTU의 폐열이 그냥 날아간다고 합니다. '경'이라니! 너무나도 큰 단위라서 감도 잘 오지 않네요! ‘알파벳에너지’는 이 아까운 폐열을 전력으로 변환하여 공장의 효율을 높여줄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두 대의 열 교환기 사이에 열전기 물질을 삽입한 형태인데요. 한쪽 열 교환기에 배기가스, 다른 쪽에는 냉매가 들어간다고 합니다. 열 교환기 사이에서 일어나는 온도차이를 이용해 열전기 물질이 전기를 생성하는 것인데요. 열전기 물질의 경우 소재가 실리콘이기 때문에 기존의 반도체 장비로도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4. SK에너지 울산 Complex

 

SK에너지 울산 Complex

▲ SK에너지 울산 Complex 전경


SK에너지 울산 Complex도 폐열을 활용하여 공장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애경유화(주)에서 시간당 40톤의 폐열스팀을 공급받아 사용하여 연간 2,300여만 리터의 벙커C유를 감축시키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로써 연간 7만 5,00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며 SK에너지, 애경유화(주)는 폐자원 활용으로 연간 100억 원의 비용절감과 추가이익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5.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2013년 말, 국내 최대 산업단지인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에서는 사용하지 못하고 버리게 되는 폐열을 주변의 다른 여러 기업에 새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공급하는 ‘스팀 하이웨이’를 전국 최초로 구축하였는데요. 스팀 공급기업인 SK케미칼은 잉여 폐열을 통해 기업 수익을 창출하는 효과를 얻게 되고, SK에너지를 비롯한 스팀을 공급받는 기업들은 공장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하던 연간 4,800만 톤의 벙커C유를 절약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식! 이것으로 10만 2천 톤의 탄소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고 하네요. 인근 잉여 폐열 발생기업과 폐열 수요기업이 스팀하이웨이에 접속배관만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스팀 네트워크가 구축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버려지고 낭비되던 폐열의 변신! 기존에 버려지던 폐열이 사람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에너지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기업과 공장이 중심이 되어 폐열을 재활용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가정이나 개인도 쉽게 재활용하는 방안이 고안되겠죠? 폐열이 더이상 ‘폐’열이 아니라 활용 가능한 새로운 에너지가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