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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드

한반도 정세변화와 남북 에너지 협력 세미나 참관기

 

한반도 정세변화와 남북 에너지 협력 세미나 참관기


지난 10월 24일에는 에너지경제연구원 주관의 “한반도 정세변화와 남북 에너지 협력” 세미나가 있었는데요. 평소 여러분이 접하기 어려운 내용이라 판단되어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세미나는 한반도의 정세 변화, 북한 경제제도의 현황과 전망을 공유하는 세션과 북한의 전력•석탄•석유•도시가스 등 에너지분야 전망에 대한 세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북한 경제제도의 현황과 전망

 

한반도 정세변화와 남북 에너지 협력 세미나

 
첫 번째로 북한의 정치경제 체제에 대하여 Great Fall Solutions International, LLC의 Alexandre Mansourov 박사님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외신에서는 북한을 Kim Dynasty, 즉 김 씨 왕조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폐쇄적인 북한 사회를 비유한 말인데요. 박사님께서는 김정일 사후 비교적 순조롭게 김정은으로 권력 승계가 이루어졌고 빠르게 안정화되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그러나 북한 정치•사회체계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너무 많은 가정이 존재하여 속단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한반도 정세변화와 남북 에너지 협력 세미나

 
북한경제의 현황 및 전망에 대한 KDI 이종규 박사님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최근 북한에서 휴대폰을 보급한 것이 기사화되었는데요. 북한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북한의 경제 상황이 많이 호전되었으며, 김정은 체제의 정착이 어느 정도 이러한 경제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평양 이외의 지역에서도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고, 대외 무역액 역시 2013년 UN Contrade 집계를 기준으로 77억 불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북한은 기본적으로 대중국 지하자원 수출, 노동력 송출 및 관광수입, 비공식부문 시장허용 등을 통해 외화를 확보하는 한편 이를 바탕으로 소비재, 자본재, 전략물자를 수입함으로써 내부 경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북한 수출품목의 1, 2위는 무연탄, 철광석 등의 지하자원이고 대부분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북한은 기본적으로 계획경제 체제지만 지난 7.1 조치(계획과 시장이 공존) 이후 시장화가 빠른 속도로 진전되며 공식경제와 비공식경제 사이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는데요. 민간부문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계층 및 지역 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정부의 통제력이 줄어들고 있어 북한 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북한의 경제는 지속적인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보이며 내부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지만 정치적 요인을 고려해볼 때 변화의 폭은 아주 제한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자원 인프라 개발·구축  

 

한반도 정세변화와 남북 에너지 협력 세미나

 
전반적인 현황 리뷰에 이어서 북한의 전력 인프라 개발(화력/수력발전, 송배전 설비), 북한의 석탄•석유 인프라 개발, 도시가스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내용이 차례대로 발표되었습니다. 제한된 정보를 통한 추론이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세션들은 제가 문외한이라 대략적인 의미만 알고 있으므로 제 분야인 석유 중심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북한에는 2개의 정유공장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나선특별시에 있는 승리화학공장과 평북에 있는 봉화화학공장인데요. 각 공장의 정제능력은 7만2천B/D 정도로, SK 울산공장이 84만 B/D인 것을 생각해보면 비교적 작은 규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승리화학공장은 구소련 붕괴 후 러시아 원유의 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장기간 가동정지 되어 시설의 노후화가 심각한 것으로 보이며, 지난 2013년에는 몽골의 HB Oil이 승리화학공장의 지분 20%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봉화화학공장 또한 원유확보 문제로 설비 노후가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의 석유제품 수요는 연평균 10% 이상의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따라 원유 및 석유제품의 수입 또한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설비가 단순 정제설비이기 때문에 북한의 정유공장이 경제성을 갖기 위해서는 고도화 설비가 추가로 필요한데요. 현재 남한, 중국, 일본 모두 석유제품 수출 포지션임을 생각하면, 정유공장을 운영하는 것보다 물류 설비를 갖추어 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투자 대비 효율성 차원에서 더 현실적으로 보입니다. 

 

에너지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한 북한

 
위 사진은 지난 3월 나사에서 공개한 위성 사진 중 아시아의 밤을 찍은 사진입니다. 유독 북한만 빛이 없이 깜깜한 것이 보이는데요 한 장의 사진만으로도 북한의 에너지 상황이 어떠한지 알 수 있습니다.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에너지 인프라의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북한의 인구 규모로 볼 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남북한 간 에너지 협력이 구체화 된다면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