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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양심텃밭으로 가꾸어요, 우리동네 행복 에너지

양심텃밭

 

매일 걷는 길, 주위를 둘러보면 어떤 것이 보이나요? 봄이면 가로수 아래 돋아 오르는 새싹, 여름이면 이제 막 봉우리를 피우는 꽃, 가을이면 바스락 소리가 나는 낙엽, 겨울이면 소복이 쌓인 눈을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리를 걷다 보면 우리를 웃음 짓게 하는 것 외에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것들도 많이 있죠?

 

양심텃밭

 

바로 마구잡이로 버려진 쓰레기들입니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여 내 집, 내 점포 앞에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고, 종량제 쓰레기봉투 옆에 하나 둘 은근슬쩍 쌓아둔 쓰레기 더미들이 동네의 미관을 해치는 것뿐만 아니라 쓰레기 처리 비용까지 발생시키고 있어 처치 곤란으로 여겨집니다.

 

양심텃밭

 

특히 상습적으로 불법 쓰레기 투기가 일어나는 곳들은 경고문이 붙여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 안 되는 쓰레기들이 자주 쌓여 있기 마련인데요. 지난 9월 성남시 수정구 16개 동에서는 58톤의 불법 투기 쓰레기를 처리했을 만큼 우리나라의 쓰레기 불법 투기 현황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순창에서는 '쓰레기 불법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하였으며, 울산에서 역시  2011년 이후로 쓰레기 불법 투기, 불법 소각 과태료 부과현황이 증가 추세에 있는 등 여러 행정활동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양심텃밭

 

이 지역들 외에도 수도권, 비수도권 할 것 없이 상당구에서 과태료 부과, CCTV를 통한 감시, 집중 단속과 같이 불법투기된 쓰레기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현황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강제적이고 감시적인 행정상의 노력 외에도 보다 가치지향적으로 시작된 노력이 있습니다. 바로 “양심텃밭”인데요. 불법 쓰레기 투기 근절을 돕고, 이를 통해 도시의 양심을 살리기 위한 노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양심텃밭은 모두의 쾌적한 거리를 만들고 양심 있는 쓰레기 배출을 하는 것은 물론,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데에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무려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진 양심텃밭, 유스로거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양심텃밭이란?

 

 수원시 팔달구 '양심텃밭'

 

양심텃밭

 

수원시 팔달구의 한 골목은 쓰레기 무단투기 상습지역이었다고 합니다. 골목이 음식물 쓰레기를 비롯하여 각종 생활 쓰레기더미로 가득찬 쓰레기장이었는데요. 주민들이 민원을 넣고 단속을 늘려봐도 해결하기 어렵던 이 골목에 2012년, “양심텃밭” 프로젝트가 시작되며 변화는 일어났다고 합니다.

 

주민들이 직접화분을 하나 둘 가져다 놓으며 관리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화분이 늘어날수록 불법 쓰레기 투기가 점차 사라졌고 마침내 깨끗한 거리로 변한 것이죠. 과태료 부과와 단속에도 해결되지 않던 불법 쓰레기 투기 문제가 주민들의 노력으로 해결이 된 것입니다. 직접 만들어낸 깨끗한 골목은 다시 주민들에게 행복 에너지가 되었겠죠?


 서울시 상도 2동 '양심텃밭'

 

양심텃밭

 

상도 2동의 양심텃밭 또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성공적인 변화를 이뤘습니다. 황무지 같던 상습쓰레기 투기 공간을 주민들이 감자, 메밀, 배추 등을 가꾸는 땅으로 변모시켰습니다. 유스로거가 직접 찾아간 본 양심텃밭은 주거지역 길가 옆으로 길게 뻗은 땅이었는데요. 지금은 이웃들을 위한 배추가 푸르게 자라나는 이 넓은 땅이 온통 쓰레기장이었다니, 변화가 더욱 놀라웠답니다.

 

또한 상도 2동의 양심텃밭에서는 작물 재배를 비롯하여 주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도 적극적으로 개최하고 있었는데요. 작년 여름에는 이 텃밭에 메밀씨를 파종하여 ‘메밀꽃 필 무렵’ 축제를 개최하여 주민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도 하고, 지난 6월에는 감자캐기 행사를 개최하여 어린아이들이 직접 작물 재배를 체험하는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양심텃밭

 

이처럼 상도 2동의 양심텃밭은 쓰레기 무단투기 지역을 근절시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양심텃밭에서 재배한 작물로 소외계층에게 나눔을 실천한다는 데에서 특히 인상 깊었는데요. 지난 9월에 심은 김장 배추는 11월 중순 소외계층에게 나눠주기 위해 파종을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아주 싱싱하게 잘 자라나고 있는 배추처럼 동네의 행복 에너지도 더욱 자라나는 것 같죠?

 

 

유스로거가 만든 '양심텃밭'

 

양심텃밭

 

유스로거도 동네를 지나다니다 불법 투기 쓰레기가 자주 발견되는 장소를 눈여겨보고는 했습니다. 그중 특히 쓰레기가 많이 쌓이는 길이 있었는데요. 연립주택들이 모여있는 구역의 아래쪽 길인데, 항상 아무렇게나 방치된 쓰레기가 잔뜩 있었답니다.  그래서 내 손으로 이 작은 공간만큼은 쓰레기를 근절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유스로거는 양심텃밭 가꾸기 도전, 함께 가볼까요?

 

참, 양심텃밭은 가로수 아래 철망이 없을 경우 누구나 모종을 심을 수 있으며, 만약 철망 때문에 모종을 심을 수 없을 경우에는 가로수 주위에 화분을 가져다 놓으면 됩니다. 유스로거는 철망이 없는 가로수를 선택했으니 그럼 모종을 고르러 가볼까요?

 

1. 텃밭에 심을 모종 구하기!

 

양심텃밭

 

우선 손쉽게 텃밭을 가꾸기 쉬운 모종은 가지나 방울토마토, 상추, 고추 등을 가꿀 수가 있습니다. 어떤 모종을 심을지 고르기 위해 작물마다 모종 심기 적절한 시기를 확인해보았습니다. 지방마다 기온에 따라 심기 적절한 시기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4월 경 봄에 심기 좋은 작물로는 가지, 고추, 상추, 방울토마토 등이 있으며 9월~10월 경 가을에는 배추나 양파 모종을 심기 좋다고 합니다.

 

양심텃밭

 

형형색색의 꽃들 중에서 유스로거의 눈에 쏙! 들어온 꽃은 바로 보랏빛의 배추꽃이었습니다. 다른 꽃들에 비해 꽃대가 단단하게 생긴 것이 무단 쓰레기 근절을 위한 양심텃밭용 모종으로 딱! 맞을 것 같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담하고 앙증맞게 생긴 보라색 꽃잎이 예쁘기 때문이었어요.

 

양심텃밭

 

이제 텃밭을 조성하러 나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장갑과 삽, 준비한 모종을 챙겨 나가면 준비 완료! ^_^

 

2. 텃밭을 만들 장소 정돈하기

 

양심텃밭

 

이제 본격적으로 텃밭을 조성하기 위해 무단으로 버려진 쓰레기봉투를 정리하고 땅을 정돈했습니다. 예쁜 배추꽃 모종이 자리잡을 텃밭이 마련되었어요!

 

3. 모종 심기

 

양심텃밭

 

이제 삽으로 땅을 적당한 깊이로 팝니다. 모종을 잡은 채 화분을 뒤집어 밑바닥을 치면 모종과 모종이 뿌리잡은 흙이 딸려 나옵니다.

 

양심텃밭

 

적당한 깊이로 파놓은 땅에 모종을 심고 흙을 톡톡 덮어주면 모종 심기 완료!

 

양심텃밭

 

나머지 꽃모종들도 간격을 맞춰 예쁘게 심어줍니다. 꽃모종의 경우 간격이 덜 중요할 수도 있으나, 작물 모종을 심으실 경우에는 모종들이 잘 자라기 위해서 모종 사이 적당히 간격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잊지 마세요~


적당한 간격으로 나무 주변 자리 잡은네 송이 배추꽃이 참 예쁘지 않나요~? 배추꽃 텃밭이 완성되었습니다. ^^

 

4. 심은 모종에 물 주기

 

양심텃밭

 

쓰레기가 자리 잡고 있던 땅인 만큼 흙이 매우 건조하고 푸석하였는데요. 새롭게 심어진 배추꽃들이 잘 자라나길 하는 바람으로 물도 잊지 않고 주었답니다.

 

양심텃밭

 

짜잔~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발치에 거슬리던 쓰레기 더미의 땅이 꽃밭으로 변신했습니다. 훨씬 보기 좋지 않나요~? 유스로거가 꽃밭을 조성하는 동안 지나가던 동네 어른분들도 꽃이 예쁘다며 한 두 마디 던져주셨답니다. 네 송이의 꽃이 상도 2동이나 수원시 팔달구의 양심텃밭만큼의 큰 변화는 아닐 수 있겠지만 유스로거는 제 손으로 작게나마 변화를 실천할 수 있어서 뿌듯했답니다. 이제는 예쁜 꽃들이 저 작은 평수의 땅을 쓰레기 무단 침입으로부터 막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여러분의 동네, 여러분이 걷는 거리에도 양심텃밭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직접 채소 한 작물, 화분 한 개 놓으며 자신의 손으로 양심텃밭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유스로거 5기 김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