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너지 인사이드

햇빛과 바람으로 에너지를 만드는 곳, 에너지 자립섬이 뜬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중 97%를 수입해서 사용하는 에너지 의존국가입니다. 에너지 자원은 살아가는 데 없어선 안 될 필수 요소지만 사용 가능한 양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전문가들은 현재 남아있는 화석 에너지의 사용 기간을 석유 40년, 석탄 230년, 천연가스 60년, 우라늄 60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체에너지 필요성이 강조되는 지금, 에너지 의존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할까요?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섬 단위로 에너지 자급자족을 위한 각종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햇빛과 바람으로 에너지 생성부터 저장까지 가능한 곳, 에너지 자립섬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에너지 자립섬이란?


에너지 자립섬이란 태양광, 풍력 같은 신재생 에너지와 배터리 등을 이용해 필요한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섬을 의미합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송/배전선이 육지와 연결되지 않은 독립된 섬에서 신재생에너지,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 저장 장치) 등이 결합된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디젤발전을 대체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디젤발전 방식은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한 반면 발전 단가가 비싸고 환경오염의 주요 원인이 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죠. 에너지 자립섬은 이러한 단점을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보완하는 대체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자립섬의 원리


에너지 자립섬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먼저 ‘마이크로그리드’ 개념을 이해해야 합니다. ‘마이크로그리드’란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한 방향으로 전달하는 ‘중앙 집중식 전력 공급 시스템’과는 달리, 분산 에너지 자원을 기반으로 소규모 지역의 에너지 공급과 수요를 관리할 수 있는 전력망을 뜻하는데요. 여기서 ‘분산 에너지 자원’는 신재생에너지 등의 소규모 발전자원으로서 에너지 저장 장치와 정보통신기술을 통해 전력 소비량과 발전량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또한 분산 에너지 자원을 통해 마이크로그리드는 점점 확장되고 있으며, 이로써 경제적으로 최적화된 에너지 공급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에너지 자립섬의 등장


친환경 에너지 자립섬이 전국 곳곳에서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생산되는 전력을 저장할 수 있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러한 추세에 따라 향후 에너지 자립섬 조성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입니다. 


인천시에서는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11개 섬이 순차적으로 에너지 자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역시 풍력과 태양광에 이어 조력과 지열까지 다양하게 진행할 예정인데요. 전라남도에서는 2025년까지 50개 섬을 대상으로 탄소제로 에너지 자립섬 조성 사업이 추진 중이며 이외에도 거문도, 조도, 죽도, 우도, 웅도, 고파도 등 전국 각지에 에너지 자립섬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에너지 자립섬의 성공사례, 가사도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에 위치한 가사도는 자체적으로 친환경 에너지의 효율적 생산, 저장 및 소비가 가능한 대표적인 에너지 자립섬인데요. 현재 섬 내 사용 전력의 80%를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으며, 일사량이 좋은 날엔 태양광 발전만으로도 전력 공급이 가능합니다. 또한, 생산되는 전력량이 전력 수요 부하를 웃돌 경우 나머지 전력은 자연스럽게 저장하고 있습니다. 


가사도는 에너지 자립섬으로 탈바꿈하면서 발전비용도 크게 절감되었습니다. 기존 디젤발전기를 사용했을 때보다 발전연료비가 절반 이상 줄면서 연간 3억 200만 원 정도를 절약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사도에 적용된 마이크로그리드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캐나다, 중동/중남미지역에 신재생에너지 생산 시스템을 수출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에너지 자립섬 대표 사례라는 점에서 생산 시스템 수출에 큰 의미를 가집니다. 

 




탄소 제로섬으로 거듭날 울릉도


울릉도는 육지와 전력이 연결되지 않은 곳 중 가장 큰 섬입니다. 울릉도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95%가 디젤발전기로 생산되기 때문에 발전비용이 매우 높은 편인데요. 전기 요금을 무작정 올릴 수도 없어 발전 비용으로만 190억 원이 넘는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매연과 온실가스 배출로 자연환경 훼손도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울릉도에서는 2020년까지 완전한 에너지 자립을 목표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울릉도는 충분한 일조량과 지열, 수소 생산이 가능한 바닷물 등 청정 에너지원이 풍부한 섬인데요. 이렇게 다양한 자원을 토대로 총 2,685억 원을 투입해 에너지 자립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울릉도에서는 2017년까지 전체 에너지의 30%를 친환경 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을 1단계,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의 100%를 풍력, 태양광, 지열, 연료전지 등으로 충당하는 것을 2단계로 ‘울릉도 탄소제로섬 만들기’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했는데요. 이를 위해 울릉도에서는 디젤발전을 축소하고 수력, 풍력, 태양광, ESS 설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왜 에너지 자립 ‘섬’일까?


전국 다양한 섬에 불고 있는 에너지 자립 시도! 그런데 왜 하필 육지가 아닌 섬일까요? 현재 정부에서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사실상 그 비중이 쉽게 늘지 않고 있는데요. 이는 기존 화력, 원자력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로 인해 경제성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하지만 육지가 아닌 섬에서는 디젤발전보다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할 때 더 저렴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의 경우, 다도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많은 섬이 있는데요. 대다수의 섬이 육지와 연결되지 못해 섬 자체에 설치한 소규모 디젤 발전기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합니다. 이런 생산 방식은 육지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비용에 비해 보통 5배가 넘으며 주민수가 적은 섬은 10배가 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섬 지역에 풍부한 친환경 자원과 에너지 저장 장치,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전력 소비량과 발전량을 효과적으로 조절한다면 전력 생산비용을 지금보다 많이 낮출 수 있습니다.

 




너지 자립섬의 미래


에너지자립섬 사업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시장에까지 진출할 수 있는 매우 유망한 신산업 분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에너지자립섬 사업 모델에서 더 나아가 리모트 마이크로그리드(소형 지역 배전망) 시장의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는데요.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2017년까지 약 12조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에너지 발전의 50% 이상을 화석에너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편리하지만 점점 고갈되는 양 그리고 환경오염 때문에 마냥 의존할 수만은 없는데요.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에너지 자립섬과 같은 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한 지역을 늘려나가야겠습니다. 환경문제 개선은 물론, 에너지 소외층에게 큰 힘이 되어 줄 에너지 자립섬. 청정에너지가 불러올 긍정적 효과가 앞으로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