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주변의 이웃에 대해 잘 알고 계신가요? 예전에는 집에 좋은 일이 생기면 떡을 돌리거나 잔치를 벌여 이웃과 함께했고, 좋지 않은 일이 있을 때는 내 가족의 일처럼 위로를 나누곤 했는데요. 하지만 언제부턴가 이웃에 대해 무관심해지면서 요즘에는 바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최근 들어 이런 삭막한 현실에 지친 사람들이 다시금 이웃 간의 연대와 협동정신을 복원하기 위해 마을공동체를 시도하고 있는데요.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서울시 마포구에 있는 ‘성미산마을 공동체’입니다.
성미산마을은 1994년 공동육아를 목적으로 탄생했습니다. 공동육아란 마을 주민이 직접 어린이집을 만들고 운영하면서 내 아이와 이웃의 아이를 함께 돌보는 협동조합 형태의 육아 방법을 말하는데요. 공동육아에서 시작한 성미산마을 사람들의 연대와 협동 프로젝트는 공동카페, 공동식당, 공동학교 등의 형태로 확대되며 20년 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삭막한 도시 속의 성미산마을 공동체. 어떤 곳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성미산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작은나무’라는 이름의 카페가 있습니다. 이 카페는 마을 주민이 공동으로 출자해서 만든 카페인데요. 따라서 마을 주민들 모두가 이 카페의 주인이 되는 협동조합형 카페입니다. 이 카페는 마을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고요. 아이들도 학교를 마친 후 이곳에 와 수다도 떨고, 책도 읽으며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자녀가 다른 먼 곳까지 나가지 않고, 이곳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낸다면 부모 입장에선 걱정을 한시름 덜 것 같죠? ^^
위에 보시는 사진은 성미산마을의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책임지는 ‘두레생협’입니다. 두레생협 역시 앞서 소개해드린 카페처럼 성미산마을 주민이 공동 출자하고 직접 운영하는 곳이랍니다.
게다가 마을 사람들 자신이 먹는 먹거리인 만큼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재료만을 고집하고, 이윤을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한 편이에요.
두레생협에서는 한눈에 보기에도 신선해 보이는 채소와 함께 두레생협에서 직접 생산한 쌀라면을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라면을 좋아하는 유스로거도 한번 먹어보고 싶네요.
이곳이 바로 성미산마을 공동체의 모태가 된 공동육아 어린이집입니다. 남이 내 아이를 봐주는 것이 아니라, 내 이웃이 돌보는 것인 만큼 신뢰가 가겠죠?
성미산어린이집을 시작으로 전국에 이런 형태의 어린이집이 수십 곳 개설됐다고 하는데요. 어린이집 앞에 울창하게 자란 나무가 성미산어린이집의 지난 20년간의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유스로거도 나중에 자식을 갖게 된다면 공동육아를 진지하게 고려해봐야 할 것 같아요. ^^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성미산어린이집은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에서 인증한 정식 아동 교육 시설입니다. 그리고 공동육아협동조합임을 나타내는 ‘공동육아와 공동체 교육’ 마크도 함께 붙어있었어요.
어린이집인 만큼 미끄럼틀을 비롯해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기구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집 한쪽에는 아이들이 직접 식물을 돌보고 키울 수 있는 공간을 작게나마 마련했는데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식물을 기르는 경험이 아이들의 정서함양에 좋은 영향을 줄 것 같지 않나요?
성미산어린이집을 졸업한 아이들은 보통 성미산학교에 입학합니다. 이곳은 경쟁이 아닌 ‘협동과 나눔’을 배우는 대안학교로, 성미산마을의 핵심인 공동체의 가치를 배우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자연을 익히고, 축제와 공연을 즐기고 마을기업에 관한 공부를 하는 등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돼요.
학교 입구에는 이렇게 각종 강연정보와 성미산학교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해놓았습니다. 청소년들이 들으면 좋은 쏠쏠한 강연 소식과 학생들의 기발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보니 유스로거도 다시금 학창시절로 돌아가 성미산학교에 다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성미산학교를 둘러보고 설명을 듣는 동안 유스로거는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곳은 성미산마을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고 관람하는 성미산마을극장이에요. 이웃과 함께 연극을 만들면서 더욱 돈독한 우정을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춤추고 피리를 부는 캐릭터가 참 재미있게 생겼죠?
보통 이웃 간에 인사만 나눠도 훈훈하다고 여기는데요. 더 나아가서 함께 연기하고, 서로의 공연을 보면서 다져지고, 느낄 수 있는 연대감이라는 건 쉽게 측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유스로거가 성미산마을을 찾았을 때는 성미산 동네연극축제가 한창이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꽤 많은 공연 커뮤니티가 있음을 알 수 있었어요. 연극을 전문으로 배운 사람들이 아닌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연극 그룹이 이렇게 많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극장 내부로 들어가는 계단입니다. 곳곳에 연극축제 포스터가 부착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극장을 만든 사람들의 이름들도 예쁘게 적혀 있었답니다. 만약 유스로거의 이름이 저기에 함께 걸려있다면 정말 뿌듯한 기분이 들 것 같아요. ^^
열심히 돌아다니며 취재를 하다 보니 어느새 식사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어요. 유스로거가 배를 채우기 위해 선택한 맛집은 역시 성미산마을 사람들이 공동출자하여 운영하는 ‘성미산밥상’ 입니다.
성미산밥상은 방송에 소개됐을 정도로 유명한 곳이에요. 친환경 마을식당이라는 수식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성미산밥상도 두레생협처럼 신선하고 안전한 재료만을 사용하는 곳이에요. ^^
성미산밥상에 처음 들어가니 깔끔한 실내가 가장 먼저 유스로거를 반겼습니다. 여느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식당 내부는 깨끗했고, 시설도 좋았습니다.
친환경농산물 우수식당 인증 현판이에요. 이걸 보니 성미산밥상의 음식에 대한 믿음이 갔습니다.
많은 사람이 즐겨 먹는 된장찌개부터 안주로 좋은 해물파전까지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어요. 유스로거는 한우 뚝배기 불고기를 주문해봤는데요. 친환경에다 맛도 좋은 뚝배기를 순식간에 비웠습니다. 믿음이 가는 친환경식단이니 나중에 부모님을 모시고, 또는 어린 조카를 데리고 함께 오면 참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성미산 밥상을 마지막으로 성미산마을 공동체 취재를 마무리했어요. 무엇보다도 타인과의 살벌한 경쟁이 아닌 호혜적인 연대와 협동 방식으로 살아간다는 점이 정말 인상 깊었답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이웃 간의 따뜻한 정과 나눔을 엿볼 수 있었어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도 자신만의 울타리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이웃과 소통하고 교류할 기회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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