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다방 커피 ‘사이폰’
최근 들어 국내 커피 문화가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다양한 커피 기구에 대한 관심도 늘었습니다. 작년엔 ‘더치 커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요. 2014년 올해 주목하는 커피 트렌드는 무엇일까요? 정답은 바로 ‘사이폰’ 커피입니다.
사이폰이 ‘커피와 관련된 용어인가?’ 하고 의문을 가진 분도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아버지 세대’에게 사이폰 추출 기구를 보여주면 ‘다방 커피!’하고 모두 외칩니다. 사이폰은 7~80년대 일본을 통해 한국 다방 곳곳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6~70년대 태어나고 자란 아버지 세대는 ‘사이폰’이라는 명칭은 몰라도 사진을 보면 그때의 향수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사이폰’ 커피의 진가는 무엇일까?
▲ 사이폰의 전체 모습, 사이폰 상 / 하부 모습
지금부터 사이폰 커피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고, 사이폰 커피가 주목 받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이폰(Siphone)커피’라고 부르는 데, 이는 사실 공식 명칭이 아니라 일본 고노사의 상품명입니다. 사이폰의 공식 명칭은 ‘Vacuum coffee maker’ 또는 ‘퍼콜레이터(percolater)’ 입니다. 이는 '액체를 거르다' 또는 '(삼투압 작용에 의해 액체 등이) 스며들다'는 의미를 지닌 ‘Percolate’를 어원으로 합니다. 이 어원과 같이, 사이폰 커피는 위아래 두 개의 플라스크의 기압 차를 이용해 추출합니다.
▲ 알코올램프 / 하부 플라스크 / 로드
사이폰은 크게 ‘알코올램프’와 ‘하부플라스크’ 그리고 상부에 ‘로드’로 구성됩니다. 사이폰은 외형만 봤을 때 화학 실험에 쓰이는 기구와 비슷합니다. 그 이유는 유래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확히 기록에는 남아 있지 않으나, 독일의 물리학자 뇌렌뵈르크가 사이폰을 고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여러 과학자를 거쳐 오늘날과 같은 형태를 갖추었고, 일본의 커피 기구 전문 업체인 ‘고노(KONO)사'를 거쳐 사이폰이라는 이름으로 상품화를 성공하게 됩니다.
▲ 다양한 추출 기구 모카포트 / 사이폰 / 케맥스
그렇다면 ‘사이폰’의 진정한 매력은 무엇일까요? 사실, 사이폰 커피는 추출 과정에서 향이 많이 날아가기 때문에 최상의 커피 추출 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사이폰은 커피의 향과 맛을 떠나 강력한 무기인 ‘Showing’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이폰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은 ‘몽환적’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로맨틱합니다. 불 위에서 서서히 끓은 물을 쳐다보다가 플라스크를 닫으면 순간 삼투압 작용이 일어나 물이 상승합니다. 이후 추출과정을 거쳐 커피가 하강하는 모습은 일종의 ‘마술 쇼’를 보는 것 같습니다.
‘사이폰’ 커피 추출하는 과정은?
1. 사용할 커피 준비하기
마시고 싶은 원두를 구매하고(30g 정도), 조금 가늘게 분쇄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입자가 무거운 커피보다는 균형이 좋은 커피와 향미가 강한 커피를 추천합니다. 저는 이번 기사를 작성하면서 ‘브라질’과 ‘콜롬비아’를 선택했습니다.
2. 로드에 필터 고정 및 커피 넣기
원형으로 자른 일반 종이 필터를 준비합니다. 필터를 로드 중앙에 오도록 조정한 후 스프링을 결합합니다.
그 후, 로드를 하부 플라스크에 걸친 후에 로드 내부에 분쇄한 커피를 넣습니다.
3. 하부 플라스크 및 알코올램프 준비하기
하부 플라스크에 살짝 끓여둔 물을 붓고, 알코올램프를 준비합니다. 이때 알코올램프의 화력은 커피의 맛과 직결되므로 화력이 클수록 좋습니다. 따라서 순도가 높은 알코올일수록 좋습니다.
4. 알코올램프 가열
가열 단계에서 중요한 요소는 물이 완전히 끓기 전까지 로드를 걸쳐 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로드를 걸친 상태에서 물이 다 끓을 때까지 잠시 기다려 주세요.
5. 로드 삽입 및 저어주기
물이 끓으면 상부에 있는 로드를 삽입해 줍니다. 로드를 끼면 하부 플라스크에 있는 물이 상부로 올라오게 되는데, 물이 차오르면 긴 막대로 저어주면 됩니다.
6. 알코올램프 끄기 및 추출
물이 로드로 다 올라오면 알코올램프를 끕니다. 그리고 하부 플라스크로 커피가 추출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커피 추출이 완료되면 상부에 있는 로드를 분리하고, 하부 플라스크에 담긴 커피를 따라 마시면 됩니다.
오감 만족 ‘사이폰’
지금까지 사이폰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앞서 살펴보았듯, 사이폰은 향과 맛 모두를 충족하는 커피 추출 기구입니다. 이외에도 사이폰 커피는 추출과정을 보는 즐거움,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지인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합니다. 나아가 사이폰 커피는 부드러움과 물씬 피어오르는 향까지 느낄 수 있는 ‘오감 만족’ 커피입니다.
사이폰 커피를 제조하고 맛보는 시간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따뜻한 봄날, 지인과 함께 사이폰 커피를 제조할 것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여러분도 올해 사이폰 커피의 매력에 빠져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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