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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디자인으로 변화된 마을, 염리동 소금길 걷기

 

 

'나비효과' 들어보셨나요?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폭풍같이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과학 이론인데요. 현재 우리 사회에 많은 부분이 이러한 효과를 낳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긍정적인 나비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곳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말 그대로라면 '사막의 오아시스'를 주변에서 경험하는 셈이겠죠.^^

 

이곳은 바로, 서울 마포구에 있는 '염리동 소금길'인데요. 염리동 소금길에선 작은 변화로 범죄율을 78퍼센트나 줄였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죠? 과연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2013년 서울에서는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161개의 우범지역 중 세 곳을 선정하여, 범죄 예방 디자인을 접목시켰는데요. 염리동이 바로 그 마을 중 하나입니다. 디자인 요소가 가미되어 재탄생된 염리동 소금길.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많이 변화되었습니다.

 

 

사실 염리동은 마을 이름과 같이 소금을 저장해두는 곳이었는데요. 소금산업이 사라지면서 차츰 주민들이 빠져나가는데다 재개발 계획마저 미뤄지면서 골목은 더욱 쇠퇴하게 되었죠. 마을이 쇠락하자 사고가 잦아졌고, 결국 아이들의 웃음소리마저 사라져버렸는데요.

 

하지만 이제 다시 웃음소리 넘쳐나는 마을로 재탄생했다네요. 함께 염리동 소금길 구석구석을 걸어볼까요?

 

 

염리동 소금길은 서울시 마포구에 있습니다. 지하철 2호선 이대역 5번 출구에서 쭉 걸어 나와 염리동 소금길로 향합니다. 걷다 보니 반대편의 고충 건물들이 보였는데요. 작은 시골마을의 풍경과 같은 염리동, 그 옆으로 들어선 고층 건물이 뚜렷한 대비를 보였습니다.

 

소금길 입구에서부터 500m 정도 걷다보면 골목 위 쪽으로 노란 전봇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유스로거는 첫 번째 전봇대 아래에서 사진을 찰칵~ 남겼습니다. 자, 여기서부터 염리동 소금길 걷기 코스가 시작됩니다. 유스로거와 함께 걸어볼까요?

 

 

노란 가이드라인과 숫자가 매겨진 전봇대는 염리동 소금길에서 나침반과 같은 존재입니다. 미로같이 꼬인 골목길을 걷다 보면 길을 잃기 쉬운데요. 그럴 때 전봇대에 매겨진 숫자를 보고 걸으면 금방 길을 찾을 수 있답니다. 또한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전봇대의 숫자로 위치를 파악하여 알릴 수 있는데요. 위급상황에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란 전봇대를 따라 걷자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이 눈에 띄었습니다. 벽마다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벽화도 인상 깊었는데요. 길을 따라 벽에 걸려있는 화분마저 아름다웠습니다. 이렇게 지루할 틈이 없는 소금길에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숨어 있다는 것 알고 있나요?

 

 

바로 '소금길 지킴이네 집'입니다. 염리동 소금길에는 이와 같은 집 여섯 가구가 있는데요. 지원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여섯 가구를 선발하여 지킴이로 임명하였다고 합니다. 지킴이네 집 대문 앞에는 CCTV가 설치되어 있어, 골목 구석구석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는데요. 동네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 상황을 살펴볼 수 있어요!

 

또한 위험을 알릴 수 있는 경보스위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노란 대문 집을 두드려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는데요. 주민들이 언제나 위급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안심하셔도 됩니다.^^

 

 

골목 곳곳에는 이렇게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놀이판들이 그려져있습니다. 점심시간만 되면 뛰쳐나와 신나게 놀았던 학창시절을 생각하게 합니다.  다음으로 소개할 소금길의 세 번째 디자인 포인트는 바로 운동기구들입니다.

 

 

전체적인 콘셉트를 운동코스로 만들었기 때문에 소금길 곳곳에는 이렇게 운동기구들이 숨어있어요, 조금이라도 지루하거나 쉴 틈이 없도록 심심할 때쯤이면 작은 트릭들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머리 위로 가득 얽힌 전선, 투박하게 심어져있는 화초들, 쌩쌩 달리는 차소리 대신 재잘거리는 사람 소리는 소금길에서 만날 수 있는 뜻밖의 선물입니다. '필요없는 것은 여기에 두고, 필요한 것은 가져가세요.'라는 포스터 아래에는 많은 살림살이들과 액자가 나와있어 사람 냄새나는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쁜 그림이 있어 가져오고 싶었지만, 더 필요한 사람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걸음을 옮겼습니다.

 

 

마지막 소금길의 포인트는 바로, 벽화들입니다. 걷다 보면 만나는 많은 벽화들은 재미난 이야기를 숨겨놓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이런 벽화들로 인해서 골목 전체의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고 합니다.

 

 

소금길 산책 중에 만난 동네 주민과 잠깐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태어날 때부터 이곳에서 자란 주민은 소금길로 바뀌기 전과 후에 대해 말해주었습니다. 생활 속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크지 않지만, 확실히 마을의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고 말했는데요. 배달음식을 시킬 때나 친구의 집을 오갈 때 편하다는 말도 해주었습니다.

 

 

현재 서울시는 용산 전자상가를 포함한 나머지 지역도 사업 시작을 앞두고 있는데요. 염리동 소금길처럼 마을의 특징을 살려낼 수 있는 방법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것을 그대로 살리면서 발전시켜 재탄생된 마을, 염리동 소금길.


소금길에 숨어있는 재미난 이야기를 찾아, 이번 주말 소금길 나들이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