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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울산CLX에서 고래를 발견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고래사냥터는 어디였을까요? 바로 울산 장생포입니다. 포경선에 잡힌 고래의 피로 물들어 바다가 붉게 보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울산 장생포는 대한민국 고래잡이의 메카였습니다. 지금도 울산 곳곳에서 고래 그림이나 건축물 등을 심심찮게 볼 수 있지요. 고래고기는 울산의 특산물 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고래사냥은 1986년, 법으로 금지되었습니다. 장생포의 핏빛 바다는 푸른빛의 바다로 돌아왔지만, 매일 고래를 잡고 또 거래하기 위해 북적이던 사람들의 모습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전 대한민국 고래사냥의 중심지였던 그곳에 대한민국 석유 산업의 중심인 SK에너지 울산 Complex가 자리를 잡았답니다. 


장생포항에 가면 과거 장생포항의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고래박물관과 고래마을이 있습니다. 또한 그곳에서 바다 건너로 SK에너지 울산CLX를 마주할 수 있고, 아주 특별한 원유탱크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SK에너지 울산CLX에만 있는 아주 특별한 원유탱크는 과연 무엇일까요? 유스로거 양환서가 장생포항의 과거부터 현재를 돌아볼 수 있는 고래마을과 울산CLX 그리고 아주 특별한 원유탱크를 찾으러 나섰습니다. 

 


울산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약 30분 동안 달려서 장생포 고래마을에 도착을 했습니다. 사실 이곳은 ‘고래마을’이라는 지명만  남아 있을 뿐이었지만, 가을부터 대대적인 공사에 들어가서 '고래문화마을'이라는 명칭으로 새롭게 개편이 된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현재 장생포항에서 운영 중인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과 연계한 국내 유일의 고래관광인프라가 구축될 예정이며, 세계적인 고래관광 도시로 발전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이곳에는 옛 장생포 마을의 모습이 희미하게 남아 있지만 앞으로는 옛 장생포 마을 재현, 광장, 전망대, 조각공원, 고래놀이터 등을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장생포항을 옆에 끼고 도로를 따라서 쭉 걸어봅니다. 오른편에는 이곳의 역사를 가늠할 수 있는 집들과 고래고기 전문 음식점 그리고 그 왼편으로는 수많은 배가 정박해 있었습니다. 

 


길을 걷다 보니 장생포 고래 해체장 간판도 볼 수 있었는데요. 이곳이 과거 장생포에서 잡힌 고래들이 모아져 필요에 따라 분류되는 고래 해체장이었습니다. 과거 포경 성행기인 1950~70년대에는 전국 여러 곳에 고래 해체장이 있었으나 현재는 그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고 장생포에도 반파 상태의 건물 한 채가 남아있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고래 해체장은 고래해체처리시설을 보유하지 못했던 다수의 포경업자를 위하여 한국포경어업수산조합에서 1961년 11월 18일에 착공, 같은 해 12월 30일에 준공해 고래잡이가 금지된 1985년까지 사용되었습니다.

 


1899년, 러시아가 장생포를 고래 해체기지로 선정한 후 고래잡이의 전진기지가 되었고, 이후 상업포경을 금지한 1986년까지 장생포항에는 50여 척의 포경선이 활발히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1986년에 국제포경위원회(IWC)가 상업적인 고래잡이를 금지했습니다. 그 이유는 고래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일부 고래 종은 멸종위기에도 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런 심각성을 인식한 국제사회는 '이제 고래를 사냥하지 맙시다'라고 약속을 한 것입니다.



1986년 고래잡이가 금지됨으로 인해서 한때 피로 물들었던 장생포항의 앞바다는 원래 색의 쪽빛 바다로 돌아왔고, 덕분에 일거리가 없어진 주민들은 고래마을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떠나간 장생포항이 다시 활기로 가득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지금의 SK에너지 울산공장이 들어섰기 때문이었습니다. 

 


SK에너지 울산CLX는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 듯 장생포 마을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 거리는 500m도 채 떨어지지 않아 보이는데요. 고래마을의 끝자락에 높은 건물이 있어서 이렇게 올라가서 장생포항의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이곳에 올라서서 보니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석유를 발견하지 못했던 과거에 고래는 우리에게 석유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고래의 기름은 비누, 시계의 윤활유, 연소성 가로등, 표백 화장품 등 그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 천연가스가 발견되고, 석유, 플라스틱, 전기를 이용한 전구가 나오기 전까지 고래는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즉,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 내기 위해 이곳 장생포항에서 고래포획이 이루어졌고 사람들은 덕분에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었죠.


지금은 SK에너지 울산CLX가 사람들을 위해 하루 84만 배럴이라는 엄청난 양의 기름을 정제해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 전체의 하루 소비량이 200만 배럴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SK에너지 울산CLX는 대한민국 원유 생산량의 40%에 달하는 물량을 정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과거의 장생포항에서는 고래를 통해, 현재의 장생포항에서는 석유를 통해 대한민국에 필요한 에너지들을 생산해내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일이자, 가치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장생포항에는 시끌벅적했던 과거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고 지금은 소리 없는 움직임만이 이어지고 있지만 몇 십 년 동안 끊이지 않고, 여전히 진행중인 장생포항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울산 시민으로서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특별한 점을 한 가지 발견할 수 있을 텐데요. 혹시 눈치채셨나요?



바로 이것입니다. SK에너지 울산CLX의 가장 특별한 원유저장탱크인 고래가 그려져 있는 탱크입니다. 울산 장생포의 상징인 검은색 범고래를 탱크에 그려 넣어 탱크의 웅장함을 더하고 있는 모습이네요. 이는 고래잡이의 메카였던 울산 장생포의 옛 명성을 되찾고 생태적인 이미지를 쌓기 위해 그린 것이라고 하는데, 이 탱크의 하루 저장량은 5만 배럴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큰 크기의 탱크는 아니지만, 이것 또한 장생포항의 특별한 볼거리이기 때문에 장생포항을 방문하신다면 반드시 눈 여겨 보시길 바랍니다.


과거 대한민국 고래잡이의 메카 그리고 지금은 대한민국 석유산업의 메카. 과거처럼 북적이지는 않지만, 그 혁명은 앞으로도 소리 없이 조용히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