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서울 동작구 전체는 전기 사용량이 계속 증가하는데, 유독 감소하는 한 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성대골! 2만2천 세대가 사는 대도시에서 어떻게 이와 같은 일이 가능한 걸까요? 성대골 사람들이 만든 그 기적의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성대골을 찾아가 봤습니다! 함께 가볼까요?
크고 작은 고비를 넘기면서 만들어간 결실
성대골에 도착해 가장 먼저 만난 사람은 김소영 성대골 사람들 대표. 방문 시기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4주년 되는 날 즈음이었는데요. 김소영 대표는 특히 감회가 남다르다고 합니다. 이유는 성대골을 에너지 자립마을로 만든 계기가 바로 후쿠시마 원전사고였기 때문이죠.
“관심과 경각심이 한 달밖에 안 가더라고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설립한 지 5개월 된 성대골 어린이도서관을 아지트로 삼아 10여 명의 주민과 에너지 자립마을 운동을 시작한 게 지금까지 이어진 거예요.”
물론 처음부터 쉽진 않았다고 해요. 주민들의 호응을 이끄는 것부터 다른 기관의 지원을 얻는 일까지 크고 작은 고비가 계속 있었습니다. 고비를 잘 넘길 때마다 안도와 함께 보람을 느끼셨답니다.
“특히 성대골이 유명세를 타고 방문객이 생기면서 마을 경제가 활성화됐어요. 작은 기적을 맛본 기분이었죠. 또 미래 세대를 위한 일이기 때문에 반감 없는 도움이 이뤄진다는 장점도 있어요.”
너무 당연해서 되려 무관심한 ‘에너지 절약’이라는 단어를 생활 속 실천으로 바꾸고 싶었다는 김소영 대표는 왜 아껴야 하는지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당장 내 아이를 위해서입니다. 알면 알수록 불편을 감수하는 것보다 모르는 척하기가 더 힘들죠.”
대도시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대도시 에너지 자립운동의 사례는 전 세계에서도 성대골이 유일! 무엇보다 주민 스스로 해나간 것이 실질적인 실천으로 이어진 것이죠. 성대골 사람들은 2011년부터 에너지 절약 운동을 위한 기관들을 직접 만들고 꾸려왔는데요, 한 곳씩 방문해 봤습니다!
도서관부터 슈퍼마켓까지, 성대골 에너지 운동의 사랑방
성대시장을 지나 쭉 올라가면 성대골의 대표 에너지 기관들이 모여있는데요. 크기는 작아 보여도 하는 일은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먼저 성대골 초기 에너지 운동의 사랑방이었던 어린이도서관을 찾았습니다. 초등학교가 없는 성대골 상도4동 어린이를 위해 만든 공간이 에너지 운동 시작 시기와 겹치면서 에너지 지킴이 역할까지 맡게 됐다고 해요.
도서관 한 벽에 웬 그래프? 바로 에너지 절전소입니다. 이래 봬도 우리나라 최초의 절전소! 절전소란 기관이 아닌 절전+발전소의 줄임말로 에너지를 절약함으로써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개념입니다. 참여 가정끼리 매달 사용한 에너지양을 막대그래프로 그려 비교하고, 절약한 사연으로 이야기꽃도 피운다고 하네요. ^^
다음으로 찾은 곳은 성대골 마을학교(성대골 에너지학교)! 에너지 절약 운동을 기반으로 아이들을 위한 여러 가지 알찬 수업을 진행합니다. 특히 자신의 아이를 보내려면 엄마도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통해 재능을 기부하거나 봉사를 해야 한답니다. 엄마들은 숨겨뒀던 장기를 뽐낼 수 있고, 아이들은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어 일석이조! 마을학교 덕분에 마을 아이들을 마을 주민들이 함께 키우는 인식도 확산했다고 해요.
그리고 2014년 1월 문을 연 ‘에너지슈퍼마켙’! 우리나라 첫 에너지 슈퍼마켓이 된 것을 기념해 옛 최초의 슈퍼마켓 표기법을 사용했다고 해요. 공간도 작고, 물건도 적은 ‘에너지슈퍼마켙’은 사실 물건이 주인공이 아니었습니다.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자 하는 대도시 사람들에겐 정말 만남의 장소같이 반가운 곳이죠. 에너지 절약 발명품과 방법을 소개하고 교육하는 ‘에너지슈퍼마켙’은 에너지 절약 노하우를 파는 곳이라 할 수 있어요." (에너지슈퍼마켙 더 구경하기!)
함께 이야기하고, 함께 실천하는 에너지 절약
성대골 사람들은 기관에서의 에너지 절약 운동 외에도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함께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만들어 마을 안팎으로 직접 발로 뛰며 활동합니다. 착한가게와 마을축제부터 마을 밖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는 이동식 에너지 카페, 교육 활동까지~모두 ‘에너지 시민성’을 알리고자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들인데요, 자세히 한번 살펴볼까요?
성대골 성대시장 길을 따라가다 보면 ‘착한가게’라는 표시가 있는 몇몇 가게가 눈에 띕니다. 바로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는 가게라는 인증 마크! 성대골 사람들이 직접 가게를 돌아다니며 함께하자고 제안해 얻어낸 결실이라고 해요.
성대골은 2012년부터 에너지자립마을 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안 쓰는 물건을 교환하거나 멀티 탭, 내복 등을 사고, 파는데요. 특히 아이들이 마을학교에서 연습한 솜씨를 뽐내면 주민 모두 함박웃음! 축제를 통해 주민들뿐만 아니라 외부 손님들까지 에너지 절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기회가 된다고 해요.
그리고 이동식 에너지 카페인 ‘해!바라기’! 태양열로 커피를 만들고, 자전거 발전기로 솜사탕도 만드는 능력 만점, 매력 만점 친환경 카페랍니다. 이름이 ‘해!바라기’인 이유, 눈치채셨나요? 도심에서는 태양열판을 설치해도 주변에 고층 건물이 생기면 햇빛을 받지 못해 무용지물이 되기에 십상입니다. 이 문제를 고민하다 직접 해를 찾아 움직일 수 있는 ‘해!바라기’가 탄생했죠! ‘해!바라기’는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에너지 절약 운동을 함께하자는 홍보 효과도 염두에 둔 것인데요! 그래서인지 요즘 마을 안팎으로 출동 요청이 많다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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