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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불가능은 없다, 그래핀이 만드는 마법 같은 미래


흔히 노력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탄소가 값비싼 다이아몬드가 될 수도 있고 흑연도 될 수 있음을 예로 듭니다. 다이아몬드와 흑연은 모두 탄소(C)가 주 원소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탄소가 어떻게 분자구조를 이루느냐에 따라서 특징이 달라집니다. 이런걸 ‘탄소 동소체’라고 합니다. 


하지만 위 비유가 조만간 바뀔지도 모릅니다. 탄소가 만들어낸 최고의 보석, 다이아몬드를 가뿐히 이겨버릴 마법 같은 물질인 그래핀(Graphene) 때문입니다. 처음 듣는 이름이라고요? 그래핀은 생각보다 우리 생활에 이미 깊숙이 침투해있답니다. 지금부터 그래핀을 소개합니다.



그래핀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2003년, 탄소 동소체인 탄소나노튜브가 학계에서 주목받던 시기에 영국의 맨체스터 대학에서 노보셀로프 콘스탄틴 교수와 안드레 가임 교수는 연구를 위해 탄소 분자를 100개 이하의 층으로 분리할 계획이었습니다. 흑연 블록을 얇게 벗겨내는 작업을 하던 도중, 가임 교수는 스카치테이프를 이용해 윗면을 들어내면 얇은 흑연 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 작업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고, 스카치테이프를 이용한 여러 번의 작업을 통해 마침내 가임교수와 콘스탄틴 교수 연구진은 흑연의 한 층(sheet)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어떤 방법보다 간단하게 신소재를 얻어낸 것인데요, 이 물질은 흑연을 뜻하는 'Graphite'와 탄소이중결합을 가진 분자를 뜻하는 접미사 '-ene'을 결합하여 만든 용어인 그래핀(Graphene)이라고 불립니다.


▲그래핀을 연구하고 있는 모습


그래핀은 넓게 퍼진 육각형 모양의 2차원 결정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정적인 분자 중에서도 가장 얇은 재질로 구성될 수 있었는데요. 또한 전도성이 높아 전선으로 자주 이용되는 구리(Cu)보다도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전자의 빠른 이동성으로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성질을 띠는 반도체에 널리 이용되는 실리콘보다도 전자가 빠르게 이동합니다.


이는 21세기 최고의 부품으로 여겨지는 반도체를, 실리콘보다 더 나은 성질의 그래핀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그래핀은 강철보다 200배 강한 강도, 다이아몬드보다 2배 빠른 열전도성, 얇은 두께로 투명하고 휘거나 늘려도 변성되지 않는 특징을 가져 차세대 신소재로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 그래핀 연구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이미지 출처 - 위키백과>


그래핀을 처음으로 발견한 영국에서는, 최근 ‘영국 국립 그래핀 연구소’를 열어 영국 정부의 주도로 기업과 학계 전문가들이 모여 그래핀 관련 제품 개발에 나선다고 합니다.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도 그래핀에 관한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기업-대학-정부를 잇는 다양한 그래핀 연구소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세종대학교 그래핀 연구소(소장 홍석륜 교수),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백종범 교수 연구팀, 성균관대학교·삼성 그래핀 연구소가 대표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내 연구소입니다.


정부에서도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그래핀 응용 제품과 다양한 개발, 이로 인한 고용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그래핀 사업화 촉진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국내 기업에서는 크게 생산 개발용 장비 업체, 그래핀을 직접 생산하는 업체, 순수 그래핀을 응용한 생산 업체, 그래핀 응용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로 나뉘어 그래핀 개발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 그래핀은 생각보다도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대체 에너지로 알고 있는 태양전지와 2차 전지에 활용되어 에너지용 전극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고, 최근 기업에서 출시하고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또한 그래핀이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이외에도 터치패널, 초고속 트랜지스터, 방열필름, 바닷물 담수화 필터, 초고속충전기 등 범위를 한정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전도성 소재와 다양한 제품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고 개발될 그래핀 시장 규모는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2030년까지 매년 22.1%의 시장 성장률을 예측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핀 연구의 한계점, 그리고 미래는?


앞에서도 말한 것과 같이 그래핀이 기존 제품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상용화 단계에 돌입해야 하는데, 높은 생산 비용 때문에 대량 생산 체제를 갖추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또한 실리콘보다 뛰어난 전도성으로 반도체 분야의 환영을 받고 있지만, 자유로운 전자의 흐름을 통제할 수 없어 전류의 흐름 또한 조절하기가 어려워 제품용 반도체로 응용하는 것에 현재로써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직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고무공처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이기에 안전문제는 물론 저장과 수송의 어려움마저 겹쳐 일각에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더 많은 그래핀이기에, 학계는 물론, 투자자, 기업, 국가까지 그래핀 연구개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지요. 우리에겐 멀게만 느껴졌던 핫(hot)한 신소재 그래핀, 앞으로 우리 생활에서 더욱더 자주 보게 될 날을 기다리며 더 나아질 미래를 그려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