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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보물을 찾다, 서초토요문화 벼룩시장

숨겨진 보물을 찾다, 서초 토요문화 벼룩시장숨겨진 보물을 찾다, 서초 토요문화 벼룩시장

 

벼룩시장은 누군가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중고품이나 창작품을 파는 곳입니다. 굉장히 저렴한 값에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더불어 직접 예술품을 만들어 볼 수도 있고 공연도 즐길 수도 있으니 주말에 잠시 들러 여유를 만끽하기에 제격인 곳입니다.

 

서울에는 어디에서 벼룩시장을 찾을 수 있을까요? 여러 곳에서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지만 저는 그 중에서 서초토요문화 벼룩시장과 홍대 프리마켓에 다녀왔습니다.

 

 

서초토요문화 벼룩시장

 

서초 토요문화 벼룩시장 입구 사진입니다.

 

서초토요문화 벼룩시장은 방배2동 복개도로에서 휴장 없이 매주 토요일에 열립니다. 사당역 11번 출구로 나와서 바로 오른쪽 길로 꺾으면 위 사진처럼 북적거리는 인파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일렬로 죽 늘어선 벼룩시장이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놀랐습니다.

 

서초토요문화 벼룩시장은 외환위기 때 대두하였던 ‘아나바다 운동’의 실천을 위해 시작된 것이 올해로 13년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휴장기간 없이 겨울에도 운영된다고 하네요.

 

자, 그럼 서초토요문화 벼룩시장에 어떤 물건이 있었는지 돌아볼까요!

 

벼룩시장에서 판매되는 옷, 신발입니다.

 

가장 많이 보이는 물품은 역시 오래된 의류입니다. 낡았지만 자연스럽게 주름이 가 있는 옷과 신발들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네요. 가격은 대부분 천 원에서 오천 원 사이이니까 가끔 빈티지한 느낌을 살리고 싶을 때 부담 없이 구매해도 좋겠네요.

 

벼룩시장 내에 전시된 이색적인 코디입니다.

 

돌아다니다 보니 이렇게 엄청난 센스를 발휘하신 분들도 있네요. 이렇게 입고 다니면 어딜 가나 주목받을 수 있겠네요. ^^;

 

집에서 쓰지 않는 각종 잡동사니들입니다.

 

두 번째로 눈에 가장 많이 띄는 것은 바로 집에서 쓰지 않는 잡동사니들입니다. 프라이팬, 전기밥솥, 화분, 액자 등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가지고 나오시는 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오래되어 더이상 사용할 수 없을 것 같은 물건들도 있었지만 잘 찾아보면 아직 버리기엔 아까운 물건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가격이야 얼마든지 흥정할 수 있으니 헐값에 필요한 물건을 찾으려면 눈을 부릅뜨고 다녀야겠네요.

 

벼룩시장 내에 판매되는 골동품들입니다.

 

골동품들도 많이 보였는데요. ‘저런 물건을 사려면 어디로 가야 하지?’ 라는 의문이 들게끔 하는 물건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신기했던 풍경 중 하나는, 옛날 지폐와 동전, 우표 등을 파는 좌판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모여서, 저마다 굉장히 진지한 표정으로 물건을 하나하나 세심히 살펴보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동전 또는 우표 수집이 취미라는 건 글로만 봤는데, 이렇게 눈앞에서 수집가들을 보게 될 줄은 몰랐네요.

 

쑥뜸기의 사진입니다.

 

벼룩시장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던 곳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뜸 할아버지의 좌판이었습니다. 저도 이런 물건을 벼룩시장에서 보게 될 줄은 몰랐던 터라 관심을 가지고 할아버지께 이것저것 여쭤보기도 했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제가 일일이 물어보지 않아도 쑥뜸기의 종류와 효과, 사용법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계속 쑥뜸의 효과를 전파하시며 사용법을 반복적으로 알려주시던 쑥뜸 할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 남네요.

 

창작활동을 체험하는 모습입니다.

 

서초토요문화 벼룩시장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것 말고도 다른 즐길 거리가 있습니다. 직접 퀼트 인형과 수제 비누를 만들 수 있는 창작 공간과 거리 음악회가 그것입니다. 날이 아직 추워서인지 창작활동을 체험하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곧 조금만 더 따뜻해지면 아이들이 모여서 재잘재잘대며 즐거워하는 풍경을 볼 수 있겠죠? ^^

 

이날 거리 음악회에는 ‘이야흥’이라는 실내악 그룹이 퍼포먼스를 펼쳤는데요. 국악 그룹답게 우리나라 민요를 연주했지만, 더불어 비틀즈의 ‘Let it be’와 같은 노래도 연주해서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거리음악회는 겨울 동안 운영되지 않다가 이번 3월 첫 주부터 다시 시작되어 서초토요문화 벼룩시장에 ‘봄을 알리는 소리’가 되었습니다.

 

 

홍대 프리마켓 

 

홍대 프리마켓의 입구 모습입니다.

 

다음 장소는 홍대 프리마켓!

 

홍대 프리마켓은 홍대 놀이터에서 3~11월 매주 토요일에 열립니다. 아시다시피 홍대는 젊음과 예술을 대표하는 장소입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 열리는 프리마켓은 서초토요문화 벼룩시장과는 달리 젊은 사람들로 북적였는데요. 파는 물건들의 구성도 중고품보다는 개인이 직접 창작하거나 제작한 예술품 위주였습니다. 

 

프리마켓에서 판매되는 패셔너블한 모자와 신발들입니다.

 

물론, 여느 벼룩시장과 마찬가지로 의류나 패션 액세서리도 많이 보였습니다. 홍대 프리마켓에서는 평범한 의류가 아닌, 모자나 신발에 직접 손으로 그림을 그려 넣은 특이한 아이템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프리마켓에서 판매되는 기타 엑세서리입니다.

 

홍대 프리마켓에서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작가들이 좌판 뒤에서도 계속 빗에 판매하는 상품들에 그림을 그리고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 했습니다.

 

프리마켓 내의 창작활동을 체험하는 모습입니다.

 

홍대 프리마켓에도 어김없이 창작 체험활동이 있습니다. ‘컵홀더의 재발견’이라는 활동으로, 컵홀더에 그림을 그려서 자기만의 컵홀더를 만드는 활동이었습니다. 몇 번 사용해도 모양이 망가지지 않도록 리본이나 천을 붙여서 완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요. 완성품들을 보니 생각보다 화려하고 다양했습니다. 다음에는 저도 한번 도전해 봐야겠네요! ^^

 

길거리 공연하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홍대 놀이터에는 많은 사람 때문에 정신이 없었지만 그 와중에도 어디선가 기타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역시나 길거리 공연으로 유명한 홍대답게 놀이터 한복판에는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자신의 색깔이 뚜렷해 보이는 젊은 음유시인의 노래를 들으면서 함께 공감하고 감동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홍대 놀이터의 그래피티를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프리마켓을 어느 정도 둘러보고 나니 홍대 놀이터의 그래피티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형형색색의 그래피티들이 마구잡이로 그려져 있는 것 같으면서도 서로 어우러져 홍대 놀이터의 분위기를 한껏 더 개성 있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한때 쇼윈도에 진열되어 있던 물건들이 다시 좌판 바닥에 진열되기까지, 꽤나 많은 시간이 흐르고 많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았겠지만 누군가에겐 쓸모없이 느껴지는 물건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소중한 물건으로 태어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벼룩시장이 아닐까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가 내게로 와서 꽃이 되듯, 쓸모없다 느껴지던 사물들도 관심과 필요에 의해 다시 사람의 온기가 닿는 순간, 그 어떤 비싼 물건보다도 더 가치 있는 물건으로 다시 내게 오지 않을까요? 

 

이번 주말, 여러분도 벼룩시장에서 자신의 온기를 담아줄 소중한 물건과의 인연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