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완연한 봄 날씨입니다. 봄이 오면 괜스레 들뜨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을 때가 있는데요. 매번 가는 영화관이 아닌 색다른 즐거움을 찾고 싶다면 미술관에 한번 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봄을 맞아 광화문에서는 다양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답니다. 여러분의 감성을 충전해 드리기 위해 5명의 유스로거가 서울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휴식과 함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전시회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일민 미술관, ‘공원과 한강’ 사진전
일민미술관은 광화문역 5번 출구에 위치해 있습니다. 최근 광화문 일대가 청계천을 필두로 문화의 거리로 변모하고 있는데요. 일민미술관이 그 중심에 서 있습니다. 동아일보 사옥이기도 했던 이 건물은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건축물로 인정받아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131호로 지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현재 일민미술관에서는 공원과 한강이라는 주제로 한 이득영 작가의 사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사진전 입장료는 성인 2000원, 학생 1000원입니다. 사진전은 1층과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층별로 공원과 한강이라는 주제가 나뉘어서 전시되고 있답니다.
1층 전시장입니다. 1층은 ‘공원’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요. 헬기에서 내려다본 에버랜드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진들은 평소 우리가 알고 있는 공원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놀이기구 탈 생각에 들떠서 평소 우리가 보지 못했던 모습이나 상공에서 바라보는 공원의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같은 모습이더라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풍경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2층은 ‘한강의 밤’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2층 전시장에 들어갈 때에 표를 확인한답니다. 1층에서 구입한 표를 잃어버리지 않게 잘 챙겨두세요!
자칫 잘못하면 벽지로 착각할 만큼 빼곡히 도배된 사진들이 보이시나요? 무려 1만여 장의 사진들이 연결되어 있어 한강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만 장이 넘는 사진들을 어떻게 관람해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관람 방법이 안내되어 있어요. 유스로거도 안내문을 보고 관람해보니 이해가 잘되었답니다.
한강의 유람선 사진입니다. 강물에 비치는 조명의 색상이 정말 매혹적이지 않나요? 그동안 흔히 봐왔던 한강이었지만, 그 모습이 색다르게 보였습니다.
사진전을 통해 사물에 익숙해질수록 사소한 것에 신경을 쓰지 않게 되는 경향이 있지만, 익숙한 것도 다시 세세하게 바라보면 색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전시회였습니다. 지금까지 일민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이득영 사진전을 소개해드렸습니다. 이득영 사진전은 2013년 4월 28일까지 진행하는데요. 개관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니 시간에 맞게 방문하셔서 아름다운 사진들 관람하시길 바랄게요. ^^
국립현대미술관,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
유스로거는 일민미술관의 사진전을 보고 마음이 한껏 들떴는데요. 여기서 발걸음을 멈추기엔 좋은 전시가 많이 있답니다. 그래서 5명의 유스로거는 덕수궁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덕수궁의 ‘국립현대미술관(덕수궁미술관)’에서는 어떤 전시회가 열리고 있을까요?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 시청 바로 옆인 덕수궁 내에 있답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체코 프라하 국립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미술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데요. 1905년부터 1943년까지 체코를 배경으로 활동한 주요화가 28명의 회화 작품 107점을 엄선하여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체코 근대기의 주요 미술품이 한국에 소개되는 최초의 전시로, 국보급 체코 근대미술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랍니다.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겠죠? ^^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은 연대별로 주제가 나뉩니다. 근대적 표현의 모색, 새로운 나라•새로운 표현, 상상력의 발산이라는 3가지 시기로 나눠지는데요. 각각의 주제별로 어떤 그림이 등장할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
제1전시실 "근대적 표현의 모색"
[ 바츨라프슈팔라, 목욕-물가의 세 여인, 1913 ]
제1전시실에서는 서구 유럽 미술의 영향과 체코 특유의 미술이 어우러져 생동감 넘치는 체코 근대 미술만의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 얀즈르자비, 낙원의 정원, 1907 ]
작품 어떠신가요? 그림 전체에서 풍기는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지나요? 이렇듯 1전시실에서는 체코 근대 미술만의 독특하고 혁신적인 형태와 조형어법을 느낄 수 있답니다. ^^
제2전시실 "새로운나라, 새로운 표현"
[ 요세프시마, 풍선, 1926 ]
제2전시실의 작품은 체코가 독립한 시기의 작품입니다. 독립된 나라에 걸맞은 새로운 표현들이 주를 이루었는데요. 이 시기 체코의 화가들은 보다 독창적이고 전위적인 경향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초현실주의를 비롯한 아방가르드 미술이 꽃을 피우게 됩니다!
[블라스타보스트르제발로바피쉐로바, 1922년의 레트나, 1926 ]
그림이 제1전시실과 느낌이 다르지 않나요? ^^ 이 곳은 낙천주의적이면서도 유희적인 느낌이 드는 전시실이랍니다. 제2전시실에서는 이밖에도 진지한 사회주의적 주제, 풍경화와 여성 누드와 같은 그림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제3전시실 "상상력의 발산"
[ 프란티셰크야노우셰크, 사막의 신, 1940-41 ]
제3전시실은 이데올로기가 팽배했던 시기에 나온 작품들이 주를 이루었는데요. 이데올로기를 초월해서 자유의 추구와 인간성의 회복과 같은 주제를 담고자 감성적이고 유머러스한 작품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그림이 묘사의 대상으로부터 분리되어 독자적인 개념과 표현이 확고하게 자리 잡아 추상적인 그림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 에밀 필라,적도의 밤, 1938 ]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제2차 세계대전의 비극이 느껴지지 않나요? 전체주의와 파시즘이 팽배했던 이 시절, 체코의 화가들은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대한 우려를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실제로 이는 우리나라의 상황과 매우 닮아 있죠? 대한제국-일제강점기 시대, 한국 미술가들의 생각도 체코의 화가들과 매우 닮아있었을까요? 체코와 유사하게 큰 정치 사회적 혼란을 겪었던 우리 한국 미술가들의 작품들도 함께 비교, 해석해보는 것도 아주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유럽의 심장이라 불리는 체코 프라하. 심장이라는 단어가 말해주듯 프라하는 열정과 낭만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그리고 대륙의 한가운데 둘러싸여 있어 바다를 항상 그리워하지만, 그 그리움마저도 삶의 여유로움과 낭만으로 승화시키는 체코의 예술은 독특한 작품 세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듣기만 해도 설레는 도시. 추억과 낭만이 살아 숨 쉬는 예술가들의 영원한 안식처인 프라하의 세계로 빠져들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 '프라하의 추억과 낭만' 작품 이미지 출처: 국립현대미술관(링크)
서울 역사 박물관
덕수궁에서 나와 돌담길을 거닐며 사진도 찍고 길거리 작품을 구경하다 보면 경희궁 옆에 서울역사박물관이 나옵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의 역사를 담은 세계에서 유일한 박물관으로 조선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역사를 정리한 곳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관람료가 무료라는 사실! 사진촬영 역시 조명을 사용하지 않으면 자유롭게 촬영할 수 있습니다.
상설전시실은 3층에 있으며 총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서울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1관은 1392년~1863년까지의 조선 시대 서울의 모습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조선건국 후 한양 천도부터 개항 이전까지의 서울을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2관은 1863년~1910년까지 대한제국기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이곳에는 서울에 불기 시작한 변화의 새 바람이 다양한 유물들을 통해 전시되고 있습니다.
3관은 1910년~1945년까지의 일제강점기 서울의 모습으로 암울했던 식민도시 경성을 돌아보는 공간입니다. 일제에 저항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근대문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였던 당시 서울사람들의 삶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4관은 1945년~2002년의 고도성장기 서울의 모습으로 해방에서 2002년 월드컵까지의 서울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한국 전쟁의 폐허 속에서 거대도시로 발전하기까지 서울의 변화과정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상설전시실을 둘러보고 나오면 도시모형영상관이 보이는데요. 정교한 모형과 IT 기술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멀티미디어 전시관으로 서울의 대형모형으로 표현하여 서울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김한용 작가의 서울 풍경...
1층에는 기획전시실이 있습니다. 기획전시실에는 김한용 작가의 서울풍경이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요. 2월 28일부터 5월 5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회는 2관에 걸쳐 전시되고 있습니다.
1부 [도시의 기억]
도시의 기억에서는 서울의 역동적인 변화상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기억에 남았던 것은 한국 전쟁의 피해를 딛고 대도시로 급성장해 나가는 서울의 사진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유명원로배우들의 개성 있는 인물사진, 서민들의 일상적인 삶을 기록한 사진들이 전시되어있는데요. 자녀에게 자신이 살아왔던 삶의 사진을 보여주며 향수에 젖는 부모님의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2부 [미인의 초상]
미인의 초상에서는 광고사진의 대부라고 불리는 김한용 작가의 광고포스터 70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소비사회가 막 시작될 무렵 우리 사회가 품었던 꿈과 욕망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기획전시를 보고 나오는 길에는 2002년 뜨거웠던 월드컵현장의 사진이 한쪽 벽을 가득 차지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한번씩 멈춰서 열광적이었던 그날을 다시 감상합니다.
기획전시실이 위치한 1층에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책상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많은 초등학생이 여기서 숙제도 해가고 부모님과 함께 공부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어린 아동들을 위해 한쪽에 놀이방같이 어린이 학습실이 마련되어있습니다. 부모님 동반하에 입장할 수 있는데요. 2013년 5월까지 매주 토요일 1시에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동화구연프로그램이 준비되어있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랄게요.
이상 광화문에서 일민미술관, 덕수궁미술관, 서울역사박물관을 둘러보았는데요. 유스로거와 함께한 서울 도심의 전시 어떠셨나요?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위의 3가지 미술관들은 각기 다른 고유의 매력으로 방문객들의 마음을 채워주고 있었습니다. 광화문과 시청, 그리고 덕수궁을 거닐며 옛 고궁과 현대 서울의 정취를 느끼며 즐기는 도심 갤러리 탐방! 자녀에게는 재미있는 볼거리가, 그리고 독자분들에게는 마음의 안식과 힐링에너지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서울 도심의 갤러리에서 따스하고 고즈넉한 휴일을 보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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