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지원 유스로거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최근 언제 만화를 보셨나요? 아무래도 요즘의 만화라 하면 웹툰이나 만화영화를 떠올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릴 적만 해도 시리즈별로 가득 쌓아 올린 만화책을 밤이 새도록 읽은 기억이 있는데요. 기억 저편에 자리 잡은 추억 속의 만화부터 디지털 시대에 맞춤화된 현재의 만화까지, 이 모두를 담은 만화전시관에 유스로거가 다녀왔습니다.
만화의 가치 공유 <한국만화박물관>
그곳은 바로 부천에 있는 ‘한국만화박물관’입니다. 전시에는 한국만화의 100년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설전시와 웹툰의 재구성을 이룬 기획전시, 그리고 만화의 세계에 직접 빠져보는 체험존이 있습니다.
위치는 지하철 7호선 삼산체육관역 5번 출구에서 가깝습니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이며, 입장료는 5,000원입니다. 지상 1층과 지하 1, 2층에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넉넉히 있어, 자가용을 이용하기에도 좋은데요. 더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답니다. 그럼 지금부터 한국만화박물관의 전시내용을 찬찬히 살펴볼까요? ^^
한국만화의 100년 <상설전시>
최근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만화캐릭터와 연령을 불문하고 즐겨보는 웹툰이 탄생하기까지, 한국의 만화 역사가 궁금한데요. 상설전시관은 한국만화의 100년 이상의 역사를 담아 구성해 놓았습니다.
1909~1945년: 근대만화의 시작과 일제 강점기
신문이라는 종이 매체의 등장과 함께 그 안에 게시되기 시작한 만화가 근대만화의 출발입니다. 당시 신문에는 한 컷 혹은 네 컷의 만화가 주로 실렸는데요. 모던보이와 모던걸의 허영심을 지적하거나 일제 침략에 대한 날카로운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러나 30년대 후반, 조선총독부에서 모든 신문과 잡지를 폐간시키며 만화산업은 위기를 맞습니다.
1945~1959년: 다양한 장르의 형성
1945년에 맞이한 대한민국의 해방은 여러 매체의 창간과 더불어 한국만화도 다시 소생시킵니다. 이때부터 우리에게 익숙한 만화의 형태가 갖춰졌는데요. 어! 저기 ‘고바우 영감’도 보이는군요. 당시 1950년부터 연재를 시작해 2000년까지 이어진 인기작이랍니다.
1950년대: 한국전쟁과 만화
하지만 그 과정에서 6•25전쟁의 발발로 한국만화의 성장은 다시 한번 위기를 맞습니다. 그나마 부산과 대구에서 나오기 시작한 얇은 페이지의 만화와 전쟁의 이데올로기 홍보수단인 삐라의 제작이 한국만화의 역사를 이어갔죠.
1960~69년: 만화방의 확대와 인기몰이
이후 60년대에 들어서며 만화방이 전국적으로 확대됩니다. 그 중 특히 ‘라이파이’, ‘도전자’, ‘약동이와 영팔이’ 등의 만화는 고정독자를 확보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끕니다. 그러나 이러한 만화방은 합동출판사의 독점과 정부의 사전심의 규제를 강화시킨 부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짠~ 당시의 만화방을 그대로 재연해 놓은 모습입니다. 벽면에 붙은 포스터까지 옛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있는데요. 여러분께서 기억하시는 만화방의 모습은 어떤가요?
한편 오래된 책 냄새와 진한 나무 향이 가득 배인 진열대. 예나 지금이나 손을 뻗치고 싶게 만드는 진열대의 풍경은 여전합니다. ^^
1970~79년대: 명랑, 성인만화의 번성
1970년대에는 ‘꺼벙이’, ‘도깨비 감투’ 등의 명랑만화와 ‘임꺽정’, ‘수호지’, ‘사랑의 낙서’ 등의 성인만화가 흥행합니다. 특히 이곳 박물관에서는 한국 만화의 한 획을 그은 故 고우영 작가의 전시관이 따로 있어 그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답니다.
1980년대: 시사만화의 번성
정치적 혼란이 극심했던 1980년대. 이에 맞서 정부를 풍자, 비판하는 내용의 만화가 성행했는데요. ‘고바우 영감’, ‘두꺼비’, ‘왈순 아지매’ 등의 시사만화가 그 대표입니다. 하지만 해당 작가들은 때때로 벌금, 연행, 가택연금, 퇴사 등의 조치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1980년 말~1990년 중반: 순정만화 르네상스
1982년,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시작으로 다양한 장편만화가 인기를 끄는데요. 이때를 한국만화의 르네상스 혹은 황금기라고 칭합니다. 인기작가들이 총망라된 아동만화잡지 ‘보물섬’과 성인만화잡지 ‘만화광장’을 비롯해 최초의 순정만화잡지 ‘르네상스’가 창간되기도 하죠.
이러한 르네상스의 출발에 선 잡지와 함께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뒤이은 챔프, 윙크, 밍크 등의 과정도 놓치지 않고 담았습니다. 유스로거가 기억하는 그때 그 시절의 캐릭터들~ 다시 봐도 정말 반갑습니다. ^^
1990년 중반~2000년: 만화의 재탄생
르네상스 시기를 거쳐 2000년대가 도래하기까지 한국만화는 다양한 문화산업 장르와 결합하여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데에 이릅니다. ‘오디션’, ‘궁’, ‘바람의 나라’가 각각 영상매체로 옮겨진 것에서 알 수 있는데요.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드라마, 캐릭터 상품, 게임 등이 승승장구의 길을 걷게 됩니다.
2000년 이후: 디지털 만화의 등장
2000년대 이후 한국만화의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디지털 만화로 대표되는 새로운 만화형식, ‘웹툰’의 탄생입니다.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아닌 스크롤을 내리는 형식의 만화. 이에 강풀, 강도하, 조석 등의 새로운 작가가 인기를 끕니다.
또한 기존 만화 영상도 3D 혹은 4D로의 변화로 입체적 영상미를 추구합니다. 책 속에 혹은 평면 스크린 안에 있던 만화 캐릭터들이 이제는 눈앞에 나타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데요. 현재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이러한 4D 만화영화를 1,000원에 상영 중입니다.
건강한 다이어트 <기획전시>
이 만화박물관은 기획전시관을 마련하여 만화와 관련한 특별한 주제로 전시관을 꾸미는데요. 오는 8월 8일까지는 ‘다이어터’라는 웹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다이어터 건강만화전’을 전시합니다.
이곳에서는 ‘다이어터’의 탄생 과정뿐만 아니라,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한 알찬 정보들을 만화형식으로 전시하는데요. 다이어트는 현대인들의 관심 키워드인 만큼 기획전시에서 아주 탁월한 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한편 이 기획전시의 백미는 무료 체성분 검사와 훈남 트레이너의 운동법 제시! 체성분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발에 닿는 양말 혹은 스타킹을 모두 탈의해야 하는데요. 이 공간은 평일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주말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답니다.
만화와의 생생한 만남 <체험존>
한국만화박물관이 단순한 전시관과 차별되는 특별한 이유~ 바로 이 체험관 덕분인데요. 만화를 관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해, 만화의 세계에 풍덩 빠질 수 있답니다.
체험존은 다양한 컨셉으로 여러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그중 ‘꿈꾸는 만화가’ 스튜디오는 만화가의 머릿속에 들어가 만화를 떠올리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외인구단과의 한판 승부’ 스튜디오에서는 만화 캐릭터인 까치와 오혜성과의 한판 대결을 펼칩니다. 카운트는 9회 말 2아웃, 1스트라이크 1볼! 이외에도 만화 속 배경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크로마키존, 만화 캐릭터들로 별자리를 만들어 놓은 ‘칸의 세계’, 움직이는 ‘철인 캉타우 조트로프’ 등 다양한 체험존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여러분, 유스로거와 함께한 한국만화박물관 관람 어떠셨나요? 이곳의 좋은 점은 학창시절 만화에 얽힌 추억과 아련한 향수를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만화를 통해 역사를 배우고 무언가를 고민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유희의 대상인 줄로만 알았던 만화가 우리 사회의 모습과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음에 다시금 놀랐는데요. 이번 주말, 이곳에 방문하셔서 저마다의 추억을 회상하며 유익한 체험의 시간을 나눠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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