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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드

베네수엘라산 중질연료유, 오리멀전

베네수엘라산 중질연료유, 오리멀젼베네수엘라산 중질연료유, 오리멀전

 

오리멀전은 오리노코와 에멀전의 합성어로, 베네수엘라 오리노코(Orinoco)지역에서 지표 채굴한 천연역청(Asphalt)에 물과 계면활성제를 첨가해 유화시킨(Emulsion) 원료를 말합니다. 흔히 중유를 대체하는 비교적 저가의 발전연료를 지칭하는데요. 오리멀전이 유명한 이유는 오리노코 강 유역에서 값싸게 채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매장량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오리멀전은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매장량을 능가하는 2,670억 배럴의 매장량을 자랑하고 있으며, 중동 원유와는 달리 생산량이 OPEC의 생산 쿼터에 묶여 있지 않은 것도 수급상 장점이 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오리노코 지역을 표시한 지도입니다.

 

오리멀전은 상온에서 중유와 비슷한 점도를 나타내어 액체 상태로 선적 하역되고 있는데요. 파이프 라인이나 탱크로리로도 운반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유가에 시달리는 각국의 발전소나 에너지 다소비 공장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리멀전의 장단점

 

오리멀전은 천연 아스팔트 70%에 물 30%를 혼합하고 여기에 소량의 유화제를 첨가해서 만든 혼합물질입니다. 중유(벙커시유)와는 성분은 약간 다르지만, 가격 대비 우월한 화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석탄에 비해 회분, 분진의 함유량이 적고 또 열량도 높습니다. 질소 및 회분 함량도 훨씬 낮아 연소 시 분진과 NOX 발생량은 선진국의 환경 규제치 이하의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8년 오리멀전이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발전소용 연료로 상용화된 이후 확산 속도가 상당히 느린 상황인데요. 오리멀전에 포함된 중금속과 황의 농도가 석유에 비해서 10배 이상 높기 때문입니다. 바나듐은 고온에서 연소 반응기 부식에 기여하고, 황성분은 연소 시 SOX와 같은 공해 물질을 발생시킵니다. 하지만 고유가 시대의 대안으로 오리멀전이 상당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 대부분 발전소에서는 오리멀전을 이용한 기술발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오리멀전 확산을 위한 기술개발 노력

 

발전소 이미지입니다.

 

오리멀전은 발전소 연료 외에도 디젤엔진 연료, 시멘트 연료, IGCC(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 석탄가스화복합발전)로 이용되고 있거나 이를 목표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IGCC연료로 오리멀전을 이용하는 연구가 거의 실용화 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  IGCC(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 석탄가스화복합발전)

석탄을 고온, 고압 하에서 가스화시켜 일산화탄소(CO), 수소(H2)가 주성분인 합성가스를 제조, 정제한 후 가스터빈 및 증기터빈을 구동하는 친환경 신발전 기술입니다.

 

기술 개발은 금속 성분과 황 성분을 제거하고 더욱 안정적인 에멀전 상태로 성상을 바꾸어 주는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천연 아스팔트 성분은 다양한 종류의 무거운 탄화수소 화합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를 유화시킨 오리멀전은 물성이 다른 다양한 혼합물이 함께 유화되어 있으니 그 안정성이 불완전한데요. 따라서 천연 아스팔트를 적당히 전처리하여 균질한 물질로 분류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한편으로는 적절한 유화제와 첨가제의 연구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주로 베네수엘라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곧 새로운 버전의 오리멀전이 세상에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베네수엘라 당국의 명령으로 국영 석유회사인 PDVSA는 2010년 이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오리멀전을 더이상 수출하지 않는다고 하니, 아마도 양질의 오리멀전으로 업그레이드 연구 후에 좋은 값으로 판매할 연구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에너지 소비국의 대응방안

 

유조선 이미지입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과 일본도 당연히 오리멀전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먼저 일본은 발전소 연료로서 오리멀전을 상용화하여 이용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쓰비시 사가 오리멀전을 수입/판매하고 발전소에 중유형 보일러를 개량해주는 모든 사업단계를 총괄하고 있는데요. 이미 노하우가 축적되어 안정적인 연소효율 및 고온부식현상도 해결하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정책 변화로 최근 4~5년간 오리멀전 수입이 어려워 짐에 따라 아스팔트를 수입해서 자체적으로 유화시켜 발전소 연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8년 전 발전사에서 한두 차례 오리멀전을 수입한 사례가 있기는 하나, 본격적으로 이용했다고 하기에는 거리가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중유와 세무적 형평성 문제, 베네수엘라 독점에 따른 정치적인 위험성 등이 잠재적인 문제가 되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특히 세무적인 문제는 논의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그중에서도 수입중유에 부과되고 있는 관세, 특별소비세, 석유수입부과금을 오리멀전에도 똑같이 부과할 것인지 여부가 관심 가는 대목입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도 오리멀전의 확대를 위하여 비교적 좋은 관계에 있는 유럽과 중국에 매력적인 제안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참고로 유럽회원국에서는 오리멀전을 원료로 간주하여 수입 때 무관세화하기로 결정했다고 합니다. 중국 정부도 오리멀전을  아스팔트 원료로 사용하기 위해 다양하게 연구 중입니다.

 

거의 무한대로 매장되어 있는 오리멀전, 언젠가는 고유가 시대의 대안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변재현 에너조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