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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자원 고갈론의 진실


석유는 현대 문명의 기반이자 상징입니다. 어쩌면 현대 문명 그 자체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농업, 수산업, 공업, 수송, 통신, 전력, 군수산업 등 모든 현대적 산업은 석유 자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석유는 세계 경제의 가장 중요한 축이자 군사적인 전략물자이기도 합니다. 금융 시장도 석유자본을 중심으로 움직이는데요.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인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석유 결제에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현대 문명에서 석유가 가진 단점은 ‘매장량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 하나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언젠가는 고갈되는 석유, 하지만 과연 언제?


지구에 있는 석유는 언젠가 고갈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시기가 언제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데요. 앞으로 100년 정도 쓸 양이 남아있다는 사람도 있고, 40년 후면 지구 상의 모든 석유가 고갈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사실 석유 고갈 문제는 늘 제기되어 왔는데요. 약 100년 전부터 매년마다 앞으로 30년 정도의 분량이 남았다고 추측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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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세계 석유 확인매장량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는 점인데요. 1980년에는 6천억 배럴, 1990년에는 1조 배럴 그리고 2013년에는 약 1조 7천억 배럴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기술의 발전 때문입니다. 기존에 시추할 수 없거나 채취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유전이 채취가 가능해지면서 매년 매장량이 늘어나는 것인데요. 이외에도 오일샌드와 같이 석유와 유사한 대체 자원이 계속 발견되는 것도 하나의 요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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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기존에는 유가 상승으로 채산성이 맞지 않던 자원이 이용 가능량으로 추산하게 되며 채굴비가 유가를 웃돌던 셰일오일은 유가 상승에 따라 채산성이 생기면서 새로운 자원으로 부상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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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올라야 하는 유가, 그런데 떨어진다?


석유의 고갈이 사실이라면 유가는 끊임없이 상승해야 하지만 최근 유가의 흐름이 심상치 않습니다. 2014년 11월 기준으로 브랜트 유는 $81, 서부 텍사스 유는 $77까지 떨어졌는데요. 오바마 정부가 해외 자원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석유 생산량을 늘리는 바람에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통적인 석유수출국들의 미국 석유시장 점유율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다급해진 중동 산유국들이 유가를 낮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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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연초에는 유가가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 50달러 초반까지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이는 석유 소비가 가장 많은 미국의 석유 수입 감소, 중국의 석유 수입 보조금환수로 인한 수요 감소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 달러화 강세, 중국 거품경제 붕괴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인한 과잉 공급 우려라는 삼중고 속에 WTI 가격은 2015년 7월 23일(미국 현지시각) 배럴당 48달러까지 주저앉았습니다.



자원 고갈론 너머에 있는 것


“석기시대가 종말을 고한 것은 돌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다. 언젠가는 석유의 시대도 종말을 고하겠지만, 그것이 석유가 부족하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창설에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던 사우디아라비아의 전 석유장관 ‘자키 야마니’의 말입니다. 섣부른 고갈론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가진 석유 전문가들도 많이 있는데요. 대한석유협회가 발간하는 <석유와 에너지 295호>에서도 ‘자원고갈론의 진실’을 다룬바 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자원 고갈론의 진실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의 고기완 연구위원은 이 글에서 “자연에 있다고 해서 다 자원이 아니며 자원이 가치가 있으려면 인간의 지성이 결합되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석유 고갈론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인간의 한계 돌파력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인간은 지식과 기술 발전의 DNA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 자원이 고갈되지 않는 한 석유 고갈론과 석유 종말론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물론 에너지는 당연히 아껴 써야 하지만 섣부른 고갈론과 종말론은 불안감만을 불러올 뿐”이라는 고 위원의 말처럼, 자원 고갈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 보다는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과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 기사에 인용된 햔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고기완 연구위원의 말은 <석유와 에너지 295호>, ‘자원고갈론의 진실’에서 발췌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