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석유 정제국이지만 동시에 세계 5위의 '석유 수입국'이자, 세계 8위의 '석유 소비국'입니다. 석유가 한 방울도 나지 않기 때문에 중동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고, 상대적으로 낮은 자주 개발 원유확보율로 다른 국가들보다 석유위기 대응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석유 공급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대한민국은 울산, 여수를 동북아 오일허브로 구축하기 위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오일허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일허브(Oil Hub)란 무엇인가?
오일허브(Oil Hub)란 세계 주요 항로상의 지역에 상업용 탱크터미널을 구축하여 원유, 제품의 저장 및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석유물류 및 거래 서비스의 중심지를 말합니다. 기존의 석유비축시설과는 달리 이러한 상업용 저장시설은 보관은 물론, 품질보정(Blending), 가열(Heating), 집접/소분(Making/breaking Bulk)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석유 거래소가 형성되어 석유 거래 및 금융 중심지로 발전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오일허브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3개의 국제적인 오일허브가 있습니다. 미국 걸프 지역, 유럽의 ARA(Antwerp, Rotterdam, Amsterdam)허브, 싱가포르 허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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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걸프) |
유럽(ARA) |
싱가포르 |
대한민국 |
입지조건 |
1. 석유의 생산지에 위치 2. 국내 배후소비지 존재 |
1. 유럽, 대서양 관문 2. 수로의 발달로 인한 물류의 요충지 |
1. 인도양, 태평양 관문 2. 중동의 원유수송로 3. 주변에 다수의 소비국이 있음 |
1. 동북아 중심에 위치 2. 배후 거대 소비국 보유 |
배후시장 |
미국 동, 남부 |
서유럽, 독일 |
동남아, 중국 |
동북아 환태평양 |
비즈니스 환경 |
1. 친 기업적 환경 2. 메이저에 유리한 환경 3. 시장 중심 석유정책 |
1. 친 기업적 환경 2. 다국어 구사능력 3. 오랜 거래 실적 보유 |
1. 친 기업적 환경 2. 비즈니스 지원제도 3. 영어 공용어 |
1. 친 기업적 환경미흡 2. 물류 관련 높은 규제 3. 언어 소통 문제 |
인프라 |
1. 관세 자유 지역 2. 석유 거래시장 발달 3. 외환, 금융허브 |
1. 관세 자유지역 2. 석유거래시장 발달 3. 외환, 금융허브 |
1. 관세 자유지역 2. 석유거래시장 발달 3. 외환, 금융허브 |
1. 비관세 자유지역 2. 석유거래시장 미발달 3. 외환 금융허브 미발달 |
1. 미국 (걸프 오일허브)
미국의 걸프 오일허브의 경우 세계최대의 석유 물류 허브로서 하루 석유 정제 규모만 888만 배럴로 한국의 3배가 넘습니다. 미국 내 최대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 지역에 위치해 있어 최적의 입지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석유 소비 시장인 미국전역의 내 수요를 주요로 하고 있는 내수형 오일허브입니다.
2. 유럽 (ARA 오일허브)
▲ 앤트워프와 로테르담
▲ 암스테르담의 모습
유럽의 ARA 오일허브는 서유럽의 산업 중심지에 자리 잡고 있고 넉넉한 석유 및 화학제품 저장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저장 및 중계기지 역할에 적합합니다. 또한 항만을 중심으로 물류 네트워크가 잘 정비되어 있어 중동에서 공급되는 원유를 서유럽 내륙까지 효과적으로 수송할 수 있습니다. 거래소 시장은 실패했으나 충분한 배후지를 활용하여 서유럽에 석유를 공급하는 배후지역 수출형 허브입니다.
3. 싱가포르
싱가포르 허브는 석유의 수송 경로상에 위치한다는 지정학적 이점을 활용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전략적으로 발전하였습니다.다른 오일허브들과 달리 싱가포르 허브는 내수시장이 부족하지만 금융허브 구축과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 지원으로 아시아 대표의 중계 수출형 오일 허브로 발전했습니다.
국내 오일허브 추진계획 및 전망
동북아 오일허브의 초석이 될 울산 북항 석유 저장 터미널 건설 및 운영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동북아 오일허브 울산 북항사업 합작법인' 출범식을 개최하였습니다. 여수와 울산을 중심으로 계획 중인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은 우리나라를 동북아 석유물류와 금융거래의 중심지로 육성화하여 세계 4대 오일허브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담고 있습니다. 이미 여수에는 지난해 6월 저장시설이 준공되었으며, 울산은 2017년까지 6,222억 원을 투입하여 북항에 990만 배럴 규모의 상업용 석유 저장 터미널 건설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울산에는 SK에너지를 포함한 다수의 석유화학공장이 밀집되어있는 울산 석유화학단지가 조성되어 있으며, 울산항의 깊은 수심으로 대형 유조 선박의 정박이 용이합니다. 그리하여,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석유화학제품을 수출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과 Infra를 갖추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지난해 6월 준공된 전남 여수 상업용 석유저장터미널의 전경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7일 울산에서 열린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 기공식에 참석해 “오일허브를 통해 석유 거래가 활성화되면,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는 대한민국의 에너지산업이 물류, 가공, 거래와 같은 서비스산업과 융 복합되면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고, 막대한 석유 거래를 바탕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금융산업의 발전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동북아 오일 허브 사업에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지난 UAE가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에 대한 협력 의사를 밝히면서 이 사업은 더욱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오일허브 사업을 위해서는 참여자에 대한 세제/운영상의 혜택이 필요한데, 이를 위하여 정부 유관부처 간의 긴밀한 협의에 의하여 단일 방안을 만들어 내어야 합니다. 또한 중국 상하이 지역에서 유사한 모델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등 만만치 않은 장애물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몇 년간은 석유 거래가 이전처럼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요인들을 극복하고 추진 중인 이 사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뿐만 아니라, 울산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도 반드시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은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이 보이는 동북아 오일허브 프로젝트, 정유업계 종사자인 에너지로거 역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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