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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Camper’s Life②] 용소골로 떠난 짜릿한 계곡 트레킹

 

 

캠핑하는 것이 직업이라고는 하나, 격렬한 태양 아래서 텐트를 치는 것만으로도 땀이 줄줄 흐르는 이 더위에 또 어딜 떠나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파옵니다.

 

하지만 발이 시릴 정도로 짜릿한 물이 흐르는 계곡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겠죠? 시원한 계곡 트레킹을 기대하며 이번엔 강원도 삼척의 덕풍 계곡으로 떠났습니다. 한국 전쟁이 발발해도 아무도 몰랐을 정도로 오지 중의 오지, 덕풍 마을에서 시작되는 계곡입니다.

 

 

출발에 앞서 짐을 줄여보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넣다 보니 또 한 가득. 이번에도 역시 백패킹입니다. 아! 백패킹이 뭐냐고요? 궁금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짚고 넘어가 보죠~

 

 

백패킹(Backpacking)?

 

사실 백패킹은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새로운 캠핑 문화가 아닙니다. 크게 캠핑을 오토캠핑과 백패킹으로 나누는데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오토캠핑은 장비를 자동차로 운반하는 캠핑입니다. 그렇다면 장비를 백팩(배낭)에 넣고 가는 것은 백패킹 이겠죠. 정말 쉽죠? 오토캠핑이 대중화되기 이전에 하던 야영들이 사실상 오늘날 백패킹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백패킹의 참 맛을 아는 김기자! 이번에도 주저 없이 백패킹을 선택했습니다. 배낭에 캠핑할 짐을 꾸려 덕풍마을로 향했습니다.

 

 

강원도 삼척시에 위치한 덕풍계곡

 

덕풍마을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덕풍 계곡 입구가 나오는데요. 덕풍계곡은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과 경북 울진군 북면의 경계에 위치한 응봉산(999m) 북서쪽 깊은 곳에 있는 장장 12km에 달하는 웅장한 계곡입니다. 이런 곳에서 트래킹이라니! 생각만해도 짜릿합니다. 

 

 

이번에 트레킹 할 용소골은 덕풍계곡의 상류에 해당하는데요. 목적지인 3용소까지는 왕복 8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첫날은 계획을 세우고, 내일 아침 일찍 떠나기로 했습니다.

 

몸을 뉘일 베이스캠프를 덕풍산장으로 정하고 이동하는 중, 계곡 초입에서 야영장을 발견했습니다. 덕풍산장보다 더 한적하기도 하고, 기타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어 과감히 베이스캠프를 변경하고 이곳에서 쉬어 가기로 했습니다.

 

 

 

캠핑하기 전, 꼭 확인하세요

 

참, 덕풍계곡은 취사 및 야영이 금지되어 있는데요. 캠핑은 산장 근처나 마을 자치위원회에서 관리하는 야영장에서만 할 수 있습니다. 간혹 인터넷을 보면 용소골에 들어가서 캠핑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명백한 불법 행위입니다.더군다나 용소골은 협곡이라서 갑자기 큰 비가 내리게 되면 탈출로를 쉽게 찾을 수 없어 위험하기까지 한데요. 백패킹을 하시려는 분들은 꼭 참고 하세요~

 

말이 나온 김에 몇 가지 덧붙이자면, 국내 국립‧도립 공원은 원천적으로 취사와 야영이 금지되어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조난을 당하거나 대피소 및 산장이 꽉 차 있을 경우에만 산장 근처에 캠핑이 허용됩니다.

 

그럼 어디서 백패킹을 할 수 있을까요? 국내 국립‧도립 공원을 제외한 나머지 숲이나 산에서는 야영을 허용하고 있지만, 어디서든 화기 사용은 절대 금지입니다. 또 지자체마다 제한을 걸어두는 경우가 있어서 출발 전 꼭 확인하고 떠나시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정리를 하고 보니 캠핑에 제약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게 다 아름다운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한 것 아니겠어? 지킬 건 지키고, 즐길 건 즐기자 고요!

 

 

 

본격적으로 용소골 트레킹 시작!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주변을 정리하고 트레킹을 시작했습니다. 물이 맑고 수심이 깊어 ‘용소’라는 이름이 붙은 용소골은 깎아지른 듯한 벼랑과 수많은 폭포, 깊은 소(沼)들이 산재한 곳입니다.

 

크게 제 1용소부터 3용소까지 있는데, 3용소 이후부터는 응봉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산길이 나옵니다. 한번 계곡에 들어가면 우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만약 응봉산 정상까지 트레킹을 계획하신다면 철저한 산행계획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덕풍 마을~ 제 1용소 트레킹
덕풍 마을에서 제1용소까지는 1시간 정도면 충분한데요. 1용소까지는 다리도 놓아져 있고,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 산행에 미숙하신 분이라도 충분히 트레킹을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곡에는 바위가 많으니 항상 안전에 주의 해야겠죠?

 

제 1용소 ~ 제 2용소 트레킹
2용소 이후부터는 길이 험해지고 벼랑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경우도 생기는지라 물에 들어가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이를 대비해 아쿠아 슈즈를 챙기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비추입니다. 바위가 미끄러워 넘어지면 다칠 수도 있고, 하루 종일 바위를 밟으며 걸어야 하므로 튼튼한 중등산화 정도는 신어줘야 발의 피로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가뭄이 들면 주민들이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라는 2용소에 도착했습니다. 넓은 공터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트레킹을 잠시 멈추고 쉬어가기 딱! 좋은 곳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용소의 물은 수심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검어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아찔했는데요. 폭포수가 떨어지는 절벽 아래까지 가보려고 했으나, 무서워서 그냥 포기했습니다. ^^ 대신 얕은 물에서 땀을 식힐 겸 수영도하고 다이빙도 즐겼습니다.

 

 

제2용소 ~ 제3용소 트레킹
자, 다시 3용소를 향해 출발! 의욕과는 달리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는데요. 길은 갈수록 험해지고 계곡 안에서는 GPS도 잡히지 않고, 이정표도 없어서 여기가 어디쯤에 있는지조차 가늠이 되질 않았습니다.

 

때마침 한참 앞서 나가신 분이 돌아 오시길래 반가운 마음에 물었습니다. “어르신 3용소까지는 얼마나 남았죠?” “아 몰라, 몰라. 가도 가도 끝이 없어. 난 포기야.” 이.럴.수.가! 하지만 이런 말 한마디에 포기를 할 수 없죠! 긍정의 김기자, 다시 희망을 가지고 1시간 정도 더 트레킹을 했습니다.

 

결국…3용소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ㅜ.ㅜ 시간을 보니 해가 질 시간이라 베이스캠프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베이스캠프로 돌아와서 확인한 결과, 30분 정도만 더 가면 3용소에 도착했을 거리였습니다. 하! 누굴 원망하겠습니까? 의지력 부족(?) 아니 시간 부족(?)이 문제겠죠? ^^;;

 

하지만 아쉽지는 않았는데요. 덕풍계곡 트레킹에 도전해 봤다는 것만으로도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하고 짜릿한 경험을 원하신다면 주저 없이 국내 최고의 트레킹 코스로 꼽히는 덕풍계곡으로 떠나 보세요! 최고의 여름을 선물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김기자가 강추해요~!!

 

  

친환경 캠핑 장비 ‘켈리케틀’을 소개합니다. 

 

 

아날로그 감성을 한껏 자극하는 이 장비는 1890년경 패트릭 켈리라는 농부가 자신의 농장에서 쓰던 주전자를 개조한 것이 시초입니다. 현재까지 사용 방식과 외형에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원형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요. 연료를 넣고 불을 지필 수 있는 화로대와 그 위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딱 맞게 제작된 원통형의 주전자가 주요 구성품입니다.

 

주전자 내부가 이중 구조로 돼 있어 가운데 뚫린 구멍으로는 연기가 빠져나가고 바깥에 튀어나온 주둥이를 통해 물을 넣고 끓일 수가 있습니다. 물을 끓이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도 주전자 위 구멍에 거치대를 놓고 코펠을 올려 간단한 조리를 하거나 음식을 데우는 것도 가능합니다.

 

굴뚝의 원리를 이용했기 때문에 3분 이내면 물이 끓어오를 정도로 뛰어난 열효율도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사용 전에 충분한 양의 땔감을 준비해야 되는 것은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