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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기다림의 미학, 필카의 매력 속으로

 

필름카메라 사진

 

“빠르다”는 말은 디지털 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단어이자, 우리의 삶의 모습과도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로 들어오면서 필름에서 디지털로, 카메라를 넘어 휴대폰 안에 고성능 렌즈가 장착되면서 우리는 일상의 기록을 더욱 빠르고 생생하게 기록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디지털 시대로 들어오면서 우리는 간편하게 우리의 삶의 전반을 엄청난 양의 미디어로 기록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양을 기록하는 동시에, 순간의 기억과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찍은 사진이 그러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인스턴트식품처럼 재빠르게 생산되고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그 방대한 양 때문에 쉽게 잊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점을 극복하고자, 과거의 필름카메라를 다시 선택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긴 기다림이 필요한 필름카메라

 

수동필름카메라는 찰나의 순간을 담기 위해 더 오래 머무르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현상’이라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사진을 보기 위해 긴 기다림을 갖게 됩니다. 기다림의 불편함이 역설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깊게 기억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지금부터는 여러분께 필름카메라의 매력을 전달해 드리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

 


필름카메라와 필름에 대해 알아보기


1) 카메라
똑딱이, 미러리스, DSLR처럼 필름카메라도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크게 자동필름카메라와 수동필름카메라로 나뉘고, 수동필름카메라도 ‘렌즈 교환 일안반사식 카메라(SLR)’와 그렇지 않은 카메라가 있습니다. 결국, 지금의 디지털카메라 군이 과거 필름카메라의 연장선이라고 보면 쉽습니다. 가정에서 자주 쓰던 자동필름카메라는 대부분 지금의 똑딱이로 보면 되고, SLR카메라의 필름이 디지털 센서로 바뀐 모습이 바로 DSLR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양한 종류의 필름카메라

 
여러 필름카메라 가운데에서도 초점부터 심도와 밝기까지 모두 사람이 결정하는 카메라, 즉 수동카메라가 아날로그의 감성을 깊게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노출계(적정 노출)의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지금과 달리 정확하지 않은 노출계와 사진을 찍을 때마다 노출 오버를 할 것인지 언더를 할 것인지 곰곰이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은 수동필름카메라에서만 느낄 수 있습니다.

 

2) 필름
필름카메라에 들어가는 필름도 한 종류가 아니라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방식으로 구분하면 네거티브(Negative), 포지티브(Positive)방식이 있고, 색상으로 구분하면 컬러와 흑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빛 감각도에 따라서도 나뉘게 됩니다. DSLR과 달리 필름 자체에서 빛 감각도가 세팅 되어있기 때문에 만약 IS0 100의 필름을 샀다면 필름 한 롤을 다 쓸 때까지 ISO100으로 찍어야 합니다.

 

필름은 네거티브와 포지티브로 나뉜다

 

 

 필름 표현 방식

네거티브 (반전 기록, 기본 필름)

포지티브 (원색 기록, 전문적)

ISO

 100 (낮은 감각도), 200, 400 (높은 감각도) …

 

대부분 네거티브 필름을 많이 쓰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포지티브는 발색이 좋아 전문가나 매니아 층에서 이용합니다. ISO는 수치가 높아질수록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더 높은 ISO필름을 사용한다면 어두운 장소에서도 흔들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지만 노이즈가 많이 발생하고, 상대적으로 고가입니다. 따라서 밝은 실외를 주로 찍는다면 ISO100을, 실내, 실외를 모두 찍으면 200, 어두운 실내와 광량이 적은 실외를 주로 찍으면 400 이상을 사용하면 됩니다.

 

 

필름 카메라와 여행하기 전에 준비해야할 것들

 

1) 필름준비하기
필름카메라가 디지털카메라와 다른 점은 바로 필름을 카메라에 장착하고 빼는 점입니다. 모델마다 필름 넣는 법이 다를 뿐 아니라, 필름에 제대로 물려있지 않으면 필름 한 롤을 날릴 수도 있으니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유스로거가 가지고 있는 니콘 FE (FE, FE2, FM, FM2 동일)를 기준으로 필름 넣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필름준비하기 1단계

  
(1) 뒷덮개 잠김버튼을 몸쪽으로 당기고, 필름 되감기 레버를 위로 당기면 덮개가 열립니다.
(2) 그다음 새로 넣을 필름을 준비합니다.
 

필름준비하기 2단계

 

(3) 방향을 잘 맞추어서 필름을 넣습니다.
(4) 필름을 넣은 후에는 필름을 당겨서 우측 홈에 끼웁니다.

 

필름준비하기 3단계

 

(5) 필름레버를 한번 돌려서 필름이 잘 끼워지는지 확인한 후 덮개를 닫습니다.
(6) 덮개를 닫은 후 필름카운터가 0번을 지침 할 때까지 1~2장 정도 찍어줍니다. 상황에 따라서 필름 되감기 레버를 살짝 당겨서 팽팽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카메라의 ISO(ASA)값을 필름 ISO 값에 일치시켜줍니다.

 

2) 기본적인 조작법 터득하기

(1) 포커스 스크린에 익숙해지기

 

포커스 스크린 맞추기

 

수동초점 카메라는 직접 포커스링을 돌려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포커스링을 돌리다 보면 피사체가 뚜렷해지는 점을 알 수 있는데, 이렇게 초점을 맞추기 위한 신중함이 필름카메라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2) 조리개와 노출계 그리고 셔터속도

 

카메라 조작 설명

 
렌즈의 조리개링은 빛의 양을 조절해 사진의 심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조리개 수치에 따라서 뷰파인더 가장자리에 있는 노출계가 적정 노출을 알려주게 됩니다. 그 후 셔터속도를 결정해야 하는데 셔터다이얼을 돌려 노출계의 가이드라인을 따라 정노출에 일치시키거나 촬영자의 의도에 따라 언더(더 어둡게) 또는 오버(밝게)스탑으로 촬영합니다.


필름과 함께하는 여행은 꼭 90년대를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합니다. 서둘러 지나쳐버리지 않고 하나하나 자세히 볼 수 있는 습관과 함께, 원하는 피사체를 담기 위한 여유와 기다림이 있다면 여행 내내 아날로그 감성에 빠질 수 있습니다.

 

 돌담에 피어오른 꽃처럼

 
#1 돌담에 피어오른 꽃처럼 - 북촌 
필름카메라의 매력 중 하나는 계조의 풍부함입니다. 계조가 풍부할수록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표현하는 범위가 넓어지는데요. 이를 통해 디지털카메라보다 폭넓고 감성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애석한 세월 앞에서… 잡지 못하는 시간 뒤에서…

 
#2. 애석한 세월 앞에서… 잡지 못하는 시간 뒤에서… - 북촌
필름카메라의 두 번째 매력은 과거의 시간을 가지고 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특유의 색감은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장소에서 그 빛을 발합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 북촌 거리의 젊은 커플과 그 뒤를 따라가는 노인의 모습을 담았을 때 디지털이라면 그 안타까움을 표현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꽃이 피어오를 때쯤에

 
#3. 꽃이 피어오를 때쯤에 – 전주 한옥마을
필름카메라의 세 번째 매력은 은은한 사진과 부드러움입니다. 디지털 사진이 날카로운 칼로 베내는 것과 같다면 필름카메라는 부드러운 스푼으로 떼어 낸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날카로운 선예도, 높은 대조비와 고화질이 디지털의 최대강점이지만, 이러한 점이 오히려 거칠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필름은 정 반대의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늦은 밤, 거리에서

 
#4. 늦은 밤, 거리에서 – 전주 한옥마을
한계가 매력이 되는 것, 필름 카메라의 네 번째 특징입니다. 디지털카메라에서는 ISO와 손 떨림 방지 기술 등의 첨단 기법으로 뚜렷하고 밝게 담아낼 수 있지만, 필름카메라는 한번 필름을 장착하면 변경 할 수 없는 ISO 값과 여러 제한적 요인으로 의도하지 않은 새로운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여행 끝

 
#5, 여행 끝 – 집으로 돌아 가는 길에서

 


현상에서부터 필름 스캔, 인화까지


1) 필름 감기
필름카메라에 사진을 모두 찍었다면 필름을 감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특히 감기 전에는 리와인드 버튼을 누른 다음에 감아야 하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그럼, 니콘 FE(FE, FE2, FM, FM2)를 기준으로 필름 감는 법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필름감기 1단계

 

(1) 바디 바닥에 있는 필름 되감기 버튼을 누릅니다.
(2) 바디 상부에 있는 필름 되감기 레버를 이용해 필름을 감아줍니다. 필름이 거의 다 감아지면 감아지는 느낌이 상당히 뻑뻑해지는데 필름이 필름 통 안에 말려들어 가지 않을 정도로 감아줘야 하므로 뻑뻑해진 느낌에서 조금만 더 감습니다.

 

필름감기 2단계

 

(3) 뒷덮개를 열어줍니다.
(4) 다 감아진 필름을 빼서 필름 보관 통에 넣습니다.

 

2) 필름 통에 넣어서 현상소 맡기기

 

필름통에 넣어서 현상 맡기기

 

필름을 감은 후에는 현상소에 맡겨서 현상해야 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저렴한 곳이 많으니 많이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현상에서 필름스캔(PC로 디지털 사진으로 옮겨주는 작업)까지의 작업은 필름 한 롤에 2500원에서 8000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합니다.

 

3) 사진 고르고 인화하기

 

사진고르고 인화하기

 

현상된 필름과 필름스캔한 이미지를 받았다면, 컴퓨터로 찍은 사진의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 느낌을 최대한 살리면서 현상을 하고 싶다면, 현상하고 싶은 사진이 담긴 필름을 찾은 후에 주변에 있는 스튜디오에 필름과 인화할 사진을 알려주면 인화가 완료됩니다. 아날로그 사진의 목적은 아날로그로 인화된 사진이기 때문에, 맘에 드는 사진이 있다면 디지털로 보는 것 보다 인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디지털에 비해 긴 시간과 많은 노력 그리고 비용을 필요로 하는 필름카메라를 보며 사치라고 생각할 수도, 디지털 시대와 동떨어진 취미로 취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사진’을 찍는 행위가 특별한 무언가를 남기기 위해서라면, 사진 한 장도 허투루 찍을 수 없는 필름카메라는 추억을 남기기 위한 최고의 매개체가 아닌가 합니다. 한 장을 찍기 위해 오래 머물수록 기억 또한 깊게 남을 것입니다. 더불어 필름카메라뿐만 아니라 디지털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도 뷰파인더에 오래 머무는 연습을 한다면 진하고 오래가는 추억을 남기는 데 있어 좋은 습관이 될 것입니다. 추억을 남기기 위해서는 어떤 매체를 사용했는지보다 사진을 찍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추억을 깊게 남길 수 있는 필름카메라

 
스쳐 가는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그러한 순간을 사진으로 담을 때 많은 고민과 시도를 한다면 전에 없던 멋진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조금 번거로울지 몰라도 다양한 장점이 살아있는 필름카메라와 함께 한다면 소중한 순간을 독특한 감성으로 담아낼 수 있다고 유스로거가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도 올가을엔 필름카메라에 도전하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