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 인사이드

어두운 곳을 환하게 비추는 목소리, 낭독 봉사

 

 

 
여러분은 ‘목소리의 쓰임’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가지만, 그 목소리를 남을 위해 사용한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별할 것 없다고 생각했던 나의 목소리로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어떨까요? 바로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주는 일인데요.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자그마한 선물인 ‘목소리’를 전하러 유스로거와 함께 가볼까요? 

 

 
낭독 봉사란 무엇일까요? 정확한 뜻은 정의되어 있지 않지만, 유스로거는 ‘시각자료를 본인의 목소리로 녹음하여 시각장애인 등 청각자료가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정의 내려보았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모든 종류의 시각자료를 읽는 봉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낭독 봉사에 사용되는 시각자료는 종류를 불문하고 시각자료를 보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반 서적, 전문 서적, 잡지, 소설 등입니다. 최근에는 전국의 시각장애인복지관 또는 기업의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목소리 기부’ 프로젝트로 많이 실시하고 있습니다. 한국점자도서관, 한국시각장애인복지재단 등에서 낭독 봉사를 신청할 수 있는데요.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 홈페이지에서 지역을 선택하면 낭독 봉사자를 모집하는 가장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낭독 봉사에 자원하면 1회의 테스트를 통해 해당 복지관이나 도서관에서 주 1회, 2~3시간 정도 정기적으로 녹음을 하게 됩니다.

 

 

표준어를 구사할 수 있는 20세 이상의 성인이라면 누구나 낭독 봉사자로 지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자 모두가 봉사자가 될 수는 없답니다. 자원봉사 신청, 테스트 전 사전교육, 낭독테스트라는 3단계의 선발과정을 거쳐야만 낭독 봉사자가 될 수 있습니다. 표준어를 구사하고, 발음과 목소리 크기가 적당한 사람이 낭독 봉사자로 뽑힐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교육 후에는 매주 1회 3시간 정도 주어진 자료 중 봉사자가 원하는 도서를 선택하여 녹음을 시행합니다. 봉사자가 선택할 수 있는 도서들은 시각장애인분들과 직원들의 추천도서 또는 베스트셀러 등이 주를 이룬다고 합니다. 요즘은 영화 원작 도서 또한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고 하네요.^^

 

낭독을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미리 책을 읽어보며 본인의 목소리를 파악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녹음 전에는 발음과 톤을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입과 목을 풀어주는 것이 좋은데, 따뜻한 물이나 녹차를 마시는 것이 도움된다고 합니다. 또한, 또박또박 잘 읽는 것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읽는 것이 더 좋다고 하네요.

 

 
이곳이 바로 낭독 봉사가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모니터, 마이크, 스피커 등 낭독 봉사를 위한 녹음 장비들과 책을 세워두기 위한 책 받침대가 있습니다. 모니터는 봉사자의 발음과 발성을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장비입니다.

 

 
낭독 봉사를 하기 전, 유스로거도 사전 테스트를 했는데요. 처음이라 긴장되어 그런지 녹음 후 들어본 목소리가 어색하게만 느껴졌답니다. 하지만 이렇게 녹음된 유스로거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시간장애인분들을 생각하니 힘이 불끈! 잘해야겠다는 의지가 솟아올랐어요. 

 

 

낭독 봉사자가 열심히 책을 읽고, 녹음을 끝내는 데는 책 300페이지 기준으로 3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이렇게 녹음된 파일을 편집부에 보내면, 발음이 불명확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체크하고 재녹음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매달 40여 권 정도의 녹음 도서가 봉사자들의 열정으로 출판되는데요. 완성된 녹음 도서는 무료 우편 서비스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에게 제공됩니다. 낭독 봉사자로 뽑히는 것도 어려웠지만 녹음 도서를 만드는 과정 역시 정성과 열정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낭독 봉사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유스로거가 3년째 꾸준히 낭독 봉사자로 활동해 온 박지연 봉사자를 만나보았습니다.

 

유스로거 

낭독 봉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박지연 봉사자

제 꿈이 기자인데요. 기자는 말도 또박또박 잘해야 하고 시청자들에게 명확하고 올바른 톤과 크기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서 혼자 책 읽는 연습을 하다가 우연히 ‘낭독 봉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봉사를 통해 제 목소리를 모니터링할 수도 있고, 시각장애인분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할 수도 있는 것에 매력을 느껴서 낭독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유스로거

낭독 봉사를 3년간 하셨다고 했는데, 지속적으로 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박지연 봉사자

제가 녹음한 책이 녹음도서로 나왔을 때 큰 뿌듯함을 느껴요. 제 목소리가 시각장애인의 빛이 되어주는 일이잖아요. 다음 책을 녹음할 때마다 더 열심히 녹음을 하려다 보니 벌써 3년이 되었네요. 제 꿈에 다가서기 위한 노력이기도 합니다. 낭독 봉사를 통해서 말버릇과 발성도 많이 개선되었기 때문이죠. 

 

유스로거

낭독 봉사를 하기 전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나요?

 

박지연 봉사자

무엇보다 꾸준히 활동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필요한 것 같아요. 한 권을 완성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사전에 노력해야 할 부분도 많으니까요. 낭독 봉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대사가 전라도 사투리인 소설을 녹음한 적이 있었어요. 서울 출신이다 보니 생소한 말에 어색하고 특유의 톤이 살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20여 차례를 한 대사만으로 계속 녹음했던 적이 있어요. 인내심과 성의를 가지고 노력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죠.

 

유스로거

예비 낭독 봉사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박지연 봉사자

예비 낭독 봉사자분들! 시각장애인들에게 빛이 되어주겠다는 마음가짐과 꾸준한 연습을 병행한다면 누구나 낭독 봉사자가 될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도전하는 그 마음 또한 매우 아름답습니다!

 

 

우리는 눈으로 글을 읽습니다. 너무 당연해서 감사를 느끼지도 않지요. 하지만 글을 ‘읽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누군가를 위해 ‘듣는’ 책을 제작하면서 타인에게 도움을 준다는 뿌듯함과 함께 내 삶에 대한 감사도 함께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 목소리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빛이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낭독 봉사! 봉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