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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우린 한옥 스타일~ ① 온돌 에너지를 찾아라!


안녕하세요~ SK에너지 유스로거입니다. 여러분께 우리 선조들의 에너지 관리법을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석유 없이는 도저히 살기 힘들 것 같은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선조들은 남다른 지혜로 자연 에너지를 관리하고 보존해서 삶을 꾸렸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한옥입니다. 에너지 고갈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이 시대에, 과연 석유가 없던 시절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를 사용했는지 알아볼까요?


한옥의 대표적인 난방구조! 온돌에 관해서 잘 알고 계신가요? 온돌은 예로부터 ‘구들’이라 불렀습니다. ‘구운 돌’에서 유래했다고도 하고, 바닥에 불구덩이가 지나가는 통로인 ‘굴’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구들이든 온돌이든, 취사와 난방을 동시에 해결한 온돌은 자연 친화적 요소가 극대화된 구조로도 유명한데요. 그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가 없고 오직 대한민국만이 가진 난방 방식이라고 합니다.



온돌의 역사 


온돌은 유례는 서기 4세기 황해도 안악 3호분의 벽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고려 시대 중기 이후에 방 전체가 온돌로 된 통구들이 보급되었다고 합니다.

 

기록을 살펴보면, 주로 부유층이나 병자 혹은 노인의 방에 사용되었습니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부유층이 아니더라도 보일러를 이용해 온돌 방식의 난방을 고수하고 있죠? 무엇보다 나이 드신 분이 온돌을 좋아하는 성향은 그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일반 백성이 온돌을 먼저 사용했다고 합니다. 궁중에서 온돌을 사용한 것은 조선 후기 무렵이에요. 궁중에서도 늦게나마 온돌의 친환경성을 깨달은 것이죠.


온돌 난방의 핵심은 구들입니다. 취사하면서 동시에 난방할 수 있는 방식이며 적은 열량으로도 난방과 취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온돌이 열을 오래 간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온돌은 열기로 구들장과 구들장 아래의 고래를 데워 발생하는 간접 복사열을 난방에 사용하죠. 아궁이에서 불이 꺼져도 구들장의 열기가 남아 오래도록 따뜻합니다. 체온 조절이 예전 같지 않은 분들께는 제격인 셈입니다



좋지 아니한가!


우리 문화에는 친자연, 친환경, 친생명에 대한 철학이 있습니다. 온돌 역시 단순한 생활 소비재가 아니라 문화와 깊은 연관성이 있지요. 국외에서도 한국형 온돌 난방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할 정도입니다.



온돌의 열에너지 이동 경로는 이렇습니다.


아궁이 – 불목 – 구들개자리 – 방고래 – 고래개자리- 굴뚝개자리 – 굴뚝


아궁이는 알다시피 불을 피워 취사하는 용도로 썼습니다. 때에 따라서 여러 개의 아궁이가 붙어 하나의 구들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특히 규모가 큰 집은 방이나 건물마다 아궁이를 따로 놓지요. 여기서부터 각 구조가 유기적으로 열에너지를 흡수하고, 머무르게 하고, 빠져나가게 돕습니다.

 

불목은 불고개나 부넘기 또는 부넹기라고도 부릅니다. 무엇인고 하니, 아궁이에서 발생한 열기가 구들로 들어가게 하는 곳을 지칭합니다. 솥을 거는 부뚜막 벽에서 시작해 구들장 아래 고래까지 연결되는 통로지요. 고래로 넘어가는 부분에는 살짝 턱이 있어요.


구들개자리는 아궁이 안쪽에 오목하게 판 구덩이입니다. 불이 머물다 가도록 설계했어요. 구들개자리에서 공기가 뜨거워집니다.



고래는 불이 지나는 통로로 그 위에 덮인 온돌입니다. 구들을 달구는, 온돌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자리란 열기를 모아서 머무르게 하는 공간입니다. 방구들 윗목에 깊게 파놓은 고랑입니다. 여기에 재와 불순물이 쌓일 때가 많아요. 그래서 때가 되면 재를 퍼내 통로가 막히지 않도록 합니다. ‘구들장을 들어낸다’고 할 때 재를 퍼내는 공간이 바로 개자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굴뚝개자리는 온돌과 굴뚝 사이에 오목한 구덩이이 입니다. 역시 열에너지 보존을 돕고, 외부의 한기는 들어오지 못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처럼 온돌은 단순한 난방시설이 아닙니다. 취사를 필수적으로 하면서 그 폐열을 자연스럽게 난방으로 이용한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또 벽난로처럼 불이 꺼지면 금방 추워지지도 않죠. 오롯이 흙과 돌 그리고 나무로 열에너지를 저장합니다. 그래서 한번 밥을 짓고 나면, 다음 끼니때까지도 방바닥이 뜨끈뜨끈해집니다. 이를 두고 전문적으로는 ‘축열’이 뛰어나다고 표현합니다.


또 온돌은 세계 최초의 중앙공급식 난방장치이기도 합니다. 다수의 방에 열에너지를 공급하기 때문이죠. 열의 전도와 대류, 복사를 모두 이용하는 과학적인 난방 방식이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온돌!


우리가 집에서 신발을 벗고 생활하게 된 계기도 바로 온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겨울에도 온돌 덕분에 방바닥이 따뜻하니까요. 또 그 덕분에 실내·외 생활을 확실하게 구분, 청결함을 유지했습니다.



바닥은 뜨겁게, 실내 온도는 비교적 낮게! 이불과 요를 바닥에 깔아서 방바닥 온도는 보존하고, 실내는 언제나 쾌적합니다. 실내 · 외 기온 차가 적어서 공기 오염도 없는데요. 서양을 예로 들면 공기만 따뜻해서 기온 차가 심해지고, 대류 현상이 심해집니다. 방바닥 온도가 상승할 수밖에 없죠. 겨울에 서양의 실내 공기가 탁한 이유가 바로 그것이죠.



온돌이 우리 생활에 미친 영향은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여름에 습도를 낮춰 시원합니다. 겨울에는 따뜻하게 해주고요. 또 장마철 습기를 진흙이 흡수했다가 건조하면 방출해 습도까지 조절합니다. 


선조님들은 아이를 낳은 후에도 부뚜막아궁이에서 불을 때는 습관 때문에 산후조리를 몇 달씩 하지 않아도 금방 회복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아궁이에서 불을 땔 때 나오는 원적외선과 부뚜막 황토에서 나오는 각종 좋은 열선들이 우리네 어머니의 자궁 부위를 소독하고 회복시키는 중요한 치료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온돌은 목조 건물인 한옥을 보호하는 기능까지 지니고 있습니다. 나무는 습기와 해충에 취약할 수밖에 없죠. 그러나 온돌의 습기 조절 효과가 부식을 방지합니다. 비록 온돌이 내부에 설치한 난방 시설이지만, 전체적으로 한옥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 셈입니다. 참으로 절묘한 구조라고 할 수 있죠.

 


한옥에 관해서 자세히 알려 드리기 위해 찾아간 남산 한옥마을. 온돌의 흔적은 안채에서도 사랑채에서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대의 아파트에도 온돌 방식을 고수하죠. 하나의 기술을 넘어 우리 문화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온돌은 5,000여 년 전부터 개발하며 조상님들이 물어준 문화유산입니다. 열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지혜가 듬뿍 담겨있죠. 에너지를 저장하고 절약하는 기술이 더 중요해진 요즘, 온돌을 전혀 모르던 일본과 중국도 온돌을 이용한 난방기술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옥과 온돌 그리고 온돌과 에너지. 곧 찬바람이 부는 가을이 오면,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우리가 진정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유산이 무엇인지 한번 돌이켜봤으면 합니다.


*참고 문헌

한옥의 멋 (신광철 저, 한문화사 2012)

온돌문화 구들 만들기 (김준봉 문재남 김정태 공저, 청홍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