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 인사이드

아이덴티티, 이제는 서체로 표현한다! ① 도시, 기업 편


이제 서체는 단순히 글을 표현하는 수단을 넘어,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세계의 많은 주요 도시들이 고유의 서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런던의 ‘뉴 존스턴체’, 파리의 ‘파리지앵체’, 홍콩의 ‘푸르티거체’ 등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기업 또한 고유의 서체를 개발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용 서체는 도시와 기업의 정체성을 표현해줄 뿐만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역할까지 하는데요. 오늘은 그 사례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브리스톨, 서체를 통해 생기 넘치는 도시가 되다



영국 남부의 해안도시 브리스톨은 2차 세계대전 때 도시가 파괴된 후 급조해서 만든 도로체계와 도시정보 표지 등으로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도시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서체와 시스템으로 인해 도시의 교통사고율 또한 굉장히 높은 곳으로 유명했었는데요, 특히 사인시스템과 안내표지판들이 제 역할을 못 했던 탓입니다.


그래서 브리스톨은 1980년대부터 디자이너, 아티스트, 도시계획가, 지질학자들과 함께 대대적인BLC(Boundary Layer Control, 도시 구획 정비)를 벌이게 됩니다. 전용 서체도 이때 개발된 것인데요. 도입 후 교통사고율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합니다. 전용 서체 덕분에 여러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시의 고유한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가독성이 좋은 '브리스톨 트랜지트(Bristol Transit)'라는 서체를 모든 공공디자인에 적용했고, 그 결과 도시의 시각적 정체성을 관광객들과 시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해마다 700만 명의 관광객이 브리스톨을 찾는다고 합니다. 도시를 생기 넘치게 바꾼, 도시 전용 서체의 좋은 사례입니다.



한강처럼 시원한 ‘서울한강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도시 ‘서울’도, 이제는 세계의 유명 도시들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그 위상이 높아졌죠! 서울 역시 고유의 글꼴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서울한강체’와 ‘서울남산체’ 입니다. 지금부터 유스로거와 함께 서울서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서체 중 먼저 서울한강체의 특징에 대해 알아볼까요? 서울한강체는 한강처럼 시원시원한 느낌을 살리고 있는 서체입니다. 전체적으로 곡선이 강조되어 있는데요. 서울한강체의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여백의 미 ‘서울남산체’


또 다른 서울서체인 서울남산체는 강직한 선비 정신과 단아한 여백을 형상화한 서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서울한강체에 비해 직선적인 모습과 여백이 눈에 띕니다. 서울남산체의 특징 또한 아래 내용에서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 서울시 홈페이지>



서울서체를 볼 수 있는 곳은?


서울 곳곳에서는 서울서체로 표현된 글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우리가 오늘도 무심코 지나친 곳에 서울서체가 숨어 있답니다. 유스로거가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서울서체를 직접 사진으로 담아 보았습니다. 함께 보실까요?


지하철 안내사인




사실상 가장 많은 사람이 서울서체를 접하게 되는 곳은 바로 지하철이 아닐까 싶습니다. 매일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치는 글씨들이 서울서체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조금 새로워 보이지 않나요?


구호용품 보관함



긴급상황 시 필요한 구호용품 보관함 역시 서울서체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정체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죠.


지하철 노선도 및 안내문



지하철 내부에 있는 노선도와 안내문도 서울서체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물품 보관함



다소 의외의 장소인 물품 보관함에서도 서울서체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곳까지 서울서체가 적용되어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안내 표지판


서울 시내 곳곳에 있는 안내 표지판 속의 글씨도 역시 서울서체랍니다. 서울서체는 누구나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영상, 인쇄물, 웹 등 다양한 매체에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며, 특별한 허가 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서울서체를 이용한 상업적 행위는 금지하고 있다고 해요. 여러분도 서울서체를 사용해 보고, 그 매력에 푹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서울서체 다운로드 받으러 가기 Click!



서체만 봐도 기업이 보인다?


<한나체 예시, 출처 - 배달의 민족 홈페이지>


이처럼 도시를 대표하는 서체뿐만 아니라, 기업을 대표하는 수단으로서의 서체가 최근 주목받고 있습니다. 캐릭터도 아닌 서체가 기업을 대표한다니, 약간은 생소한 개념인데요. 한 스타트업이 1970년대의 간판 스타일을 살려 개발한 폰트 ‘한나체’와 ‘주아체’가 그 대표주자입니다.


한나체와 주아체는 개발과 동시에 무료로 공개되었다고 합니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젊은 층에게 익숙해진 이 폰트들은 개인 프레젠테이션 자료 등에 사용되며 더욱 활발히 퍼져나가기 시작했는데요. 폰트의 인지도가 높아지자 다른 기업에서도 마케팅에 활용하기 시작, 현재는 다양한 제품과 심지어는 지상파 TV 프로그램 자막에서도 이 폰트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알바몬 광고>


이처럼 대중에게 폰트가 노출될수록, 기업의 광고 효과는 더욱 높아지는데요. 폰트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사람들은 서체만 보고도 곧바로 해당 기업을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서체 하나로도 아이덴티티가 충분히 드러날 수 있다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죠?

지금까지 도시, 기업을 대표하는 서체 사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재미있게 보셨나요? 이제는 서체 또한 마케팅 수단으로 쓰인다는 점이 신기한데요. 다음 편에서는 국가를 대표하는 서체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