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인 유스로거에게 중간고사 기간은 길게만 느껴지고, 시험이 끝나면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제법 쌀쌀한 날씨지만, 바람도 쐬고 싶고 책도 읽고 싶은 욕심이 앞섰습니다. 그때, 저의 멘토인 최한빛 에너지로거가 아주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했습니다.
그건 바로~ 책도 읽고 의미 있는 산책도 즐기기!!
책을 읽고 그 책 안에 나오는 장소에 직접 가서 주인공의 감성을 공유해보자는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래서 함께 읽을 만한 책을 고르기로 했는데요. '엄마를 부탁해'로 유명한 신경숙 작가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라는 작품이 국내 소설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어 있었습니다. '너로 정했다!'라며 망설임 없이 책 두 권을 구매했답니다.
책을 구매하고 카페에서 함께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책에 흠뻑 빠져, 한 순간도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감성적인 멘토와 멘티! 20대의 청춘소설답게 20대인 저희는 책을 읽는 내내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을 하며 어느샌가 마지막 장을 넘겼습니다.
그 다음은 가장 중요한 방문하고 싶은 장소 고르기!! 책을 읽으면서 각자 가보고 싶은 장소를 선정했는데요, 둘의 의견을 모아 '핵심 장소'라고 생각하는 서울 낙산 성곽을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신경숙, 문학동네) p.154
좋아해, 정윤
여자 주인공인 정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남자주인공 명서의 고백이 머릿속에서 잊히지 않고, 계속 맴돌았습니다. 저렇게 아름다운 말을 건넸던 곳은 과연 어떤 곳이었을까, 그리고 정윤이 바라보던 옥탑방의 풍경이 너무나도 궁금해졌습니다.
멘토와 멘티는 그렇게 서울 낙산 성곽길로 출발했습니다.^^
낙산 성곽은 동대문 1호선 1번 출구로 나오면 쉽게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서울 낙산 성곽의 코스는 흥인지문부터 혜화동의 낙산공원까지입니다. 물론, 저희의 목표도 낙산공원까지!^^ 낙산 성곽길은 걷기 쉽고도 좋은 코스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이 도시에 이런 동네가 있었어? 누군가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가다가 이 길 어디가 성곽하고 이어진다는 거야?
의심하는 이도 있었다. 낙산은 화강암으로 덮여 있다고 낙수장이 말했다. 산이 꼭 낙타의 등같이 생겼다는 낙수장의 말을 들으며 나는 늘 바라보기만 했던 낙산 쪽에 서서 반대로 내가 사는 옥탑방을 내려다보았다. 그곳에서의 내 모습이 마치 다른 사람의 움직임처럼 떠올랐다.
▲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신경숙, 문학동네) p.153
성곽 길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아름다운 성곽입니다.^^ 조금 전까지 사람들이 부대끼는 시끄럽고 복잡한 도심에 있었는데, 그 도심 속에 이렇게 조용하고 아름다운 장소가 있다는 사실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았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이 길을 함께 걷고, 작가 또한 이곳을 떠올리며 글을 썼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이 길을 걸으면서 눈병에 걸려 고생하고 있던 최한빛 멘토는 연신 ‘힐링’을 외쳤답니다. 그만큼 몸과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었던 그야말로 '힐링'을 할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한껏 들뜬 마음으로 길을 걷다가 성곽의 새로운 곳을 발견했습니다! 통로가 뚫려 바로 옆 동네로 쉽게 이동을 할 수 있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이 통로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또한 이곳을 방문하는 분들의 강력 추천으로 통로를 통해 건너갔습니다. 어디를 가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분위기가 묻어있었습니다^^ 소설 주인공은 이곳을 걸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멘토, 멘티와 같은 느낌은 아니었을지 괜스레 궁금해졌습니다.
멘토와 멘티는 마치 소설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이곳저곳을 걸으며 직접 느껴보았습니다. 머릿속에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들의 잔상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마치 소설 속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 장소에 있는 사람들도 마치 소설 속의 인물처럼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오르막길을 올라, 마침내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바로 남자 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게 수줍은 고백을 한 장소일까요?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멘토와 멘티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주인공이 된 것처럼 성곽에서 내려다보며 옥탑방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성곽에 뚫려있는 조그마한 구멍으로 바라본 모습입니다. 작은 구멍으로 큰 세상을 바라본다니,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곳이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다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저희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한동안 멍하니 서 있었습니다.
책 속의 인물들은 불법이지만 이 성곽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 하루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들만큼 풍경의 아름다움과 분위기에 푹 젖은 저희도 이 성곽의 분위기를 더 느껴보기 위해 잠시 성곽에 걸터앉았습니다. 마치 주인공들이 용기 내어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전한 것처럼, 말문이 트여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서로 몰랐던 이야기를 쉼 없이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최한빛 멘토는 책을 읽으면서 어린 시절의 기억이 많이 떠올라 기분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유스로거 또한 책의 구절처럼 어렸을 때는 몰랐지만, 성인이 되어서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느끼는 것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그래서 서로 어렸을 적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재미있게 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어떤 시간을 두고 오래전, 이라고 말하는 있을 때면 어김없이 어딘가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오래전, 이라고 쓸 수 있을 만큼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알게 되는 것들, 어쩌면 우리는 그런 것들로 이루어져 있는지도 모른다.
▲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신경숙, 문학동네) p. 358
특별한 곳에서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와 편안함. 이 속에서의 진솔한 대화. 이 모습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청춘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 소설은 '서울'을 배경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장소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책을 읽기 전 그냥 지나쳤던 장소였는데 책을 읽은 후에는 평범하게 느껴지던 공간도 '아, 주인공은 여기서 이런 생각을 했구나. 이런 느낌을 받았구나.'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하며 관심을 가지고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들이 마침 유스로거와 같은 20대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그 장소에 직접 서보니 주인공들의 생각과 마음이 저절로 흘러들어오는 것 같았습니다. 또 멘토와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었고요. 참 특별한 하루였습니다. 20대를 바라보고 있거나 20대를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고 책 속의 장소를 직접 방문해 보기를 권합니다. 우리 모두 인생이라는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될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오랫동안 잊지 못할 소중한 하루를 함께 보낸 최한빛 멘토에게 감사의 말씀도 전하고 싶습니다. ^^
'라이프 인사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멘토와 멘티의 서린기행 - Rosso (1) | 2012.11.30 |
---|---|
광장시장 마약 김밥과 빈대떡 - 감성을 자극하는 맛 ④ (2) | 2012.11.30 |
멘토와 멘티의 서린기행 - Blue (0) | 2012.11.28 |
[이벤트 발표] 친구야~SK에너지 블로그에 댓글 남기고, 간식 먹자! 이벤트 <2차> (5) | 2012.11.27 |
대학로 나누미 떡볶이 – 감성을 자극하는 맛 ③ (2) | 2012.11.23 |
울산대공원 아티스트, 문화예술의 장을 열다 (0) | 2012.11.22 |
남대문 시장 팥죽, 야채호떡 - 감성을 자극하는 맛 ② (0) | 2012.11.21 |
[이벤트 발표] 친구야~SK에너지 블로그에 댓글 남기고, 간식 먹자! 이벤트 <1차> (16) | 2012.11.20 |
SK에너지가 유스로거 2기를 기다립니다! (종료) (51) | 2012.11.20 |
상도역 오시오 떡볶이 - 감성을 자극하는 맛 ① (4) | 2012.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