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키는 히어로는 따로 있다 #1’에서는 페트라 켈리, 존 뮤어, 그렉 니클스처럼 지구 환경을 지켜낸 인물들을 만나보았습니다. 2화에서 소개해드릴 인물 역시 마찬가지로 우리 지구를 살린 훌륭한 영웅들인데요. 바로 만나보실까요~?
나무 심는 여인, 왕가리 마타이
<왕기라 마타이, 출처: acelebrationofwomen.org>
나무 심는 여인, 왕가리 마타이는 1940년 케냐의 중부 고원 지대 출신입니다. 당시 케냐는 영국의 식민지였고 그녀의 가족은 그곳에서 대대로 살다가 백인 소유의 농장으로 이주를 해 그녀의 아버지는 그 곳에서 일을 했습니다.
“마타이는 왜 학교에 오지 않아?”라는 작은 오빠의 물음은 왕가리 마타이를 학교에 가게 만들었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마침내 대학교까지 공부를 하게 됩니다. 당시 아프리카 여성으로서는 정말 드문 일 중 하나입니다. 이 무렵 케냐의 정치인들은 유망한 학생들이 서구권에 가서 교육을 받길 원했고 당시 미국의 상원의원이던 존 F. 케네디도 이러한 정책을 지지해 왕가리 마타이는 300명의 장학생 중 한 명으로 1960년, 미국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그 후 왕가리 마타이는 미국과 독일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피츠버그 대학에서는 동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박사 학위를 취득합니다. 그리고 고국으로 돌아와 나이로비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케냐의 교육을 위해 힘씁니다.
<어린이와 함께 물을 주는 왕가리 마타이, 출처: anchalproject.org>
식민지일 때 영국인들은 나무를 베고, 상품 가치가 높은 작물을 재배했기 때문에 나무는 점점 줄고 숲은 황폐화 됐습니다. 케냐 사람들의 가난은 악순환이 됐고 집안 살림을 해야 하는 케냐 여성들은 땔감을 구하거나 물을 구하기 위해 집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가야했습니다. 왕가리 마타이는 개발로 황폐해지는 케냐 땅에 나무 심기 운동을 시작합니다.
'그린벨트운동'으로 명명된 이 운동을 통해 30년 간 케냐에는 무려 4천 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졌습니다. 왕가리 마타이가 나무 심기 운동을 시작한 이유는 훼손된 케냐의 아름다운 자연을 되살리는 것과 케냐 여성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그녀는 '나무 여성', '나무 심는 여성'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됐으며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게 됩니다. 그 후 환경, 여성과 관련된 쟁점들에 있어 열성적으로 활동했고 케냐 국립 여성 협회 의장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왕가리 마타이의 운동으로 지켜낸 우후루 공원>
또 그녀는 대통령과 사업 제휴를 맺은 회사들이 복합 단지 건설을 위해 나이로비에 있는 우후루 공원을 개발하려 할 때 필사적으로 반대를 해서 이를 지켜냈습니다. 우후루 공원은 나이로비 도심 속에 있는 자연공원으로 나이로비의 시민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2004년, 왕가리 마타이는 동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노벨위원회는 그린벨트 운동을 통해 아프리카의 환경, 사회, 문화적인 발전을 촉진한 공로를 인정했습니다. 나무 한 그루가 당장의 큰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왕가리 마타이의 마음을 가진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합쳐진다면 곧 수천, 수만의 나무심기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건물과 환경의 조화를 살피다, 윌리엄 맥도너
<윌리엄 맥도너(William McDonough), 출처: mcdonough.com>
윌리엄 맥도너는 미국의 환경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입니다. 윌리엄 맥도너가 건물을 설계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지속가능’한 건축입니다. 윌리엄 맥도너가 처음 지속가능의 가능성을 발견한 것은 바로 한 그루의 나무라고 합니다.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 잎사귀를 맺고 그 낙엽들을 다시 토양이 되어 나무를 키워줍니다. 자연을 통해 건축 가치관을 정립한 그는 그의 책 <요람에서 요람으로>에서 볼 수 있듯, 요람에서 무덤으로 끝나버리는 것이 아닌 순환적인 고리를 가질 수 있는 건축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건축 자재들은 생산되고 소비되며 마지막에는 결국 소멸됩니다. 이 소멸로 인해 생기는 오염들은 무척 심각합니다. 건축 폐기물의 심각함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하지만 건축을 할 때는 동일한 조건에서 환경을 생각하기 보다는 비용을 절감하는 쪽이 손이 가기 마련입니다.
<맥도너가 2008년 설계한 캘리포니아 주의 사무실 건물,
에너지 환경 디자인의 플래티넘 등급을 받고 미국 빌딩위원회의 리더상을 수상>
윌리엄 맥도너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자연을 본보기로 삼아 기술적으로나 생물학적인 자원이 스스로 가진 고유한 물질대사가 가능하도록 디자인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야 할 집이고 미래입니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아도 건물을 자연스럽게 늙어가고 그 건물의 연륜은 생활하는 이들을 점점 편하게 만들어 주는 궁극적인 시스템 말입니다. 기존의 건축계와 너무도 다른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지쳤던 윌리엄 맥도너는 “덜 나쁜 건물과 덜 유해한 제품을 만드려는 시도에 지쳐버렸다. 이제 나는 가장 바람직한 의도가 담긴 건물을 짓고 제품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길 간절히 원하게 되었다”고도 전합니다.
사실 기존의 재활용 방식은 자원 자체의 특징이나 물성들을 세세하게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생태적으로 비효율적이며 오염을 초래합니다. 때문에 생태적으로 효과있는 디자인을 하려면 윌리엄 맥도너처럼 자연의 물질 대사를 통한 콘셉트를 생각해야만 합니다.
<데어본 시의 포드 트럭 공장, 출처 : 위키피디아>
윌리엄 맥도너의 대표적인 건축물로는 데어본시에 지어진 포드 트럭 공장이 있습니다. 윌리엄 맥도너는 이 공장을 설계하며 지붕을 세듐(돌나물과의 식물)으로 덮었습니다. 이 세듐은 빗물을 저장하고 정화합니다. 또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까지 있기 때문에 자연적 냉방, 난방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제 인간의 삶은 생산과 파괴가 아닌 공존의 개념으로 가고 있습니다. 최근에 많은 공공 건축물들이 자연을 활용해서 어떻게 하면 자연에너지를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합니다. 윌리엄 맥도너는 건축 이전에 인간, 인간 이전에 환경을 생각하면 우리의 삶이 보다 넓고 편해진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던 악당을 처지하고 사람들을 구하는 '멋진' 영웅들은 아니지만, 이 '지구환경'의 용사들이 정말 우리의 삶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딛고 있는 땅은 지구라는 행성의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60억 인구가 살아가며 쏟아내는 불필요한 에너지와 오염은 지구에게 작은 것이 아닙니다. 영웅들이 필요한 이유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이지만, 그 사람들이 스스로 일어나지 않으면 영웅들의 존재도 퇴색되고 맙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환경 영웅이 되는 날. 우리의 밝고 깨끗한 미래는 곧게 오랫동안 뻗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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