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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드

지구를 지키는 히어로는 따로 있다 #1

에너조이, 고급휘발유를 말하다 #3


안녕하세요! 에너조이입니다. 여러분은 '히어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누구인가요? 고담시를 지키는 백만장자 히어로 배트맨? 당당하고 멋지게 악당들을 무찌르는 공학도 히어로 아이언맨? 지구를 지키고 있는 히어로들은 정말 많죠? 만화 속 주인공부터 실제 우리 생활 미담 속의 주인공들까지 말이죠. 하지만 정말 ‘지구’를 지키는 영웅들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바로 ‘지구 환경’을 지키는 숨은 영웅들입니다. 그들은 밤이나 낮이나 환경과 관련된 문제를 생각하며 어떻게 하면 지구와 함께 공존할 수 있을 지를 생각하는데요. 다른 이들이 가지 않는 길을 묵묵히 가며 우리의 미래를 밝혀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히어로'를 만나볼까 합니다.



환경운동의 잔다르크 페트라 켈리

 

<페트라 켈리, 이미지 출처: nelmovimento.altervista.org>


작고 연약하지만, 인권과 환경 그리고 비폭력을 위해서 힘껏 싸웠던 페트라 켈리(Peter Kelly)는 1947년 11월 독일에서 태어났습니다. 12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워싱턴 아메리칸 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공부합니다. 학번으로 따지면 66학번, 그러나 페트라 켈리는 미국이 2차세계대전 이후 베트남 전쟁, 냉전 등으로 딱딱했던 당시 사회 분위기에 편승되지 않고 평화를 주장하는 새로운 세대였습니다. 이후 독일로 건너간 페트라 켈리는 독일에서 처음으로 ‘녹색 운동’을 선보입니다.


페트라 켈리가 유럽연합에 몸 담고 있던 1970년대에는 환경운동이 지역 시민 단위로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었습니다. 급속한 개발에 따른 대기오염, 숲의 황폐화 등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고 페트라 켈리 역시 BBU(시민주도 환경보호 전국연합)의 환경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했습니다. 진취적이고 활동적이었던 페트라 켈리는 유려한 글과 언변으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에 탁월했다고 전해지는데요. 1977년 BBU의 상임위원으로 선출된 페트라 켈리는 환경파괴는 인권 문제, 국가권력의 남용과 함께 중대한 사안으로 상정하고 환경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했습니다.


이후 페트라 켈리는 보다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었는데요. 페트라 켈리는 전국 규모의 정당을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이것이 바로 독일 ‘녹색당’의 시작입니다. 페트라 켈리는 녹색당과 함께 생태주의, 민주주의, 비폭력을 외치기 시작합니다. 페트라 켈리를 중심으로 뭉친 녹색당은 우여곡절 끝에 1983년, 5.6%의 지지율로 비례대표를 배정받습니다. 페트라 켈리가 마침내 연방의회에 의원으로 출석하게 된 것입니다.

 


요즘 이슈가 되는 ‘우주 쓰레기’가 사실 실질적으로는 우리 가슴 속에 파고들지 않듯, 30년 전의 ‘환경보호’도 대중에게 실질적인 필요성을 안겨주는 이슈는 아니었습니다. 문제인 것은 알고 있지만 체감하기 어려운 개념이었던 것이죠. 하지만 페트라 켈리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환경과 자원이 후손들에게서 빌려 쓰는 것이며 미리 아끼지 않으면 안 좋은 결과를 낳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생각은 기존의 환경 보호 개념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다가갔고 녹색당의 생태주의, 환경보호의 개념은 보다 널리 전파되었습니다. 


환경을 위한 페트라 켈리의 진취적인 행동과 설득이 남긴 발자국들은 아직도 현재 환경운동가들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1992년, 하인리히 뵐 재단은 환경, 인권에 힘쓴 사람들을 위해 “페트라 켈리 평화상”을 제정했습니다. 세기의 환경운동가로 인정받은 페트라 켈리. 그녀의 묘비명에는 이런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내 무덤가에서 가던 길을 멈추고 울지 말기를. 나는 이곳에 있지 않으며 잠들어 있지도 않으니.”


환경과 인권, 비폭력을 위해 전력으로 달렸던 페트라 켈리의 삶은 환경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모두의 가슴 속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산을 사랑한 남자, 국립공원의 아버지 존 뮤어



미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칭송 받는 환경운동가를 꼽으라면 단언컨대 존 뮤어(John Muir)가 가장 먼저 거론 될 것입니다. 스코틀랜드 출생으로 미국으로 이민을 간 존 뮤어는 위대한 탐험가이자 작가 그리고 환경운동가였습니다.

 

<존 뮤어의 작품 나의 첫 여름 표지, 이미지 출처: goodreads.com>


젊은 시절 캘리포이나 시에라 산맥에서 목축을 하고 산행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나의 첫 여름(My First Summer in the Sierra)’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 앨도 레오폴드의 ’샌드 카운티 연감’과 더불어 미국 3대 생태문학의 하나로 꼽힙니다.


산과 그 속에 있는 모든 것을 사랑했던 존 뮤어는 금광 개발로 인해 서부에서 대규모 벌목이 이루어지자 고통 받는 산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환경을 지키는 비영리 단체인 시에라 클럽을 만들었습니다. 시에라 클럽은 지금까지도 세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환경단체입니다. 존 뮤어는 “지속적으로 자연을 즐기고 탐험할 수 있도록 국민들과 정부가 함께 해야 한다”라는 기치 아래 시에라 클럽을 키워나갔습니다. 현재 무려 60만이 넘는 회원이 가입되어 있어요. “미국의 모든 자연보호관련법안은 시에라 클럽을 통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야생동물보호법>, <하천오염방지법> 등이 시에라 클럽의 캠페인을 통해 탄생했고 시에라 클럽의 환경운동이 그랜드 캐니언 댐의 건설을 막기도 했습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있는 존 뮤어 동상>


존 뮤어는 그의 인생 대부분을 그가 너무도 사랑했던 미국 서부의 광활한 삼림지를 돌보는데 힘 쏟았습니다. 존 뮤어는 루스벨트 대통령과 의회를 설득해 국립공원제정법을 통과시켰고, 이 법을 통해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요세미티, 세쿼이아 국립공원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존 뮤어가 세상을 떠난 후, 사람들은 네바다 산맥에 그의 이름을 딴 길을 만들었습니다. 세계 3대 트레일 중 하나인 ‘존 뮤어 트레일’이 바로 그 길입니다. 평생 산을 사랑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 힘썼던 존 뮤어, 그가 남긴 말을 돌아볼까요?


“산으로 올라가 계절을 느껴 보세요, 햇살이 나무에 스며들 듯 자연의 평화가 당신에게 올 것입니다. 바람은 당신에게 상쾌함을, 폭풍은 에너지를 줄 것이며, 가을 낙엽이 하나 둘 떨어지듯 당신의 고민들도 하나 둘 떨어질 것입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시장, 그렉 니켈스



그렉 니켈스(Greg Nickels)는 환경을 제일 먼저 생각한 시장 중 한 명입니다. 시애틀 시(市)의 시장으로 당선된 후 시애틀의 환경 도시로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그렉 니켈스는 시애틀이 미국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그린 빌딩 코드(건물을 지을 때 필요한 최소한의 기준, 건축자제부터 공법에 이르기까지 담당한다)를 시행하고, 자체적으로 방대한 충전시절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1회용 쇼핑백에 환경세를 부과하고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버릴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환경보호 조례 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그렉 니켈스가 원하던 시애틀은 조금 더 환경을 생각하는 도시였다>


그렉 니켈스가 시장으로 있던 2008년 12월 시애틀에는 눈보라가 휘몰아 쳤습니다. 1996년 이후로 가장 많은 폭설이 온 것입니다. 마치 시애틀은 하나의 커다란 눈뭉치처럼 보였습니다. 이 눈은 무려 2주 동안이나 녹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는 80년대 중반 이후 시애틀에서 처음 있었던 일입니다. 하지만 시애틀은 눈을 녹이는데 염화칼슘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 도로를 보면 한 겨울에 눈이 오면 점점이 염화칼슘을 뿌려서 빙결을 방지하곤 하는데요. 이 염화칼슘은 도로의 건조를 지연시키고 가로수가 물을 흡수하지 못하게 합니다. 또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면 칼슘 농도가 높아져 생태계 균형을 무너뜨릴 수도 있지요. 그렉 니켈스는 이러한 환경 오염을 야기하는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눈이 자연스럽게 녹도록 하였습니다.


도시의 일시적인 편의나 아름다움보다는 사람들의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외쳤던 그렉 니켈스, 그의 가장 큰 업적 중 교토의정서와 관련이 있는데요. 교토의정서에 관한 내용은 에너조이의 ‘신재생에너지’ 시리즈에서 자세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렉 니켈스는 미국 연방 정부가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하자 미국 시장 기후보호협정문을 발표하고 각 시 의회에서 교토의정서를 지킬 수 있게끔 독려했습니다. 처음에는 고작 8개의 시가 동참했지만 그렉 니켈스의 전국적인 호소에 힘입어 무려 740개의 도시가 교토의정서를 지지한다고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역대 시장 중 가장 강력환 환경 정책을 펼쳤던 그렉 니켈스, 그의 정책 사례들은 지금도 많은 도시에서 모범 사례로 적용을 하거나 모티브로 삼고 있습니다. 환경이 가장 강력한 이슈가 된 지금 그렉 니켈스의 시대를 앞서간 정책들은 시애틀의 환경을 넘어 미국이라는 국가의 환경을 보존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지구의 영웅들은 정치가로, 작가로, 한 도시의 책임자로 우리 지구를 구해낸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 외에도 또 다른 방식으로 지구를 지켜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 이어지는 2화에서 또 다른 영웅을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