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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드

도시의 재발견, 세계의 친환경 도시를 소개합니다

에너조이, 고급휘발유를 말하다 #3


안녕하세요. 에너조이입니다. 오늘은 ‘차가운 도시 남자’들의 고향인 도시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차도남’이라는 신조어에서도 알 수 있듯, 우리가 도시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올리는 느낌은 ‘차가움’, ‘건조함’ 등입니다. 에너조이도 도시라는 단어를 들으니 하늘까지 닿을 듯한 높은 빌딩들이 날렵한 모습으로 서 있고, 그 사이를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네요.^^


그런데 이러한 전형적인 도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녹색을 지향하는 도시들이 있습니다. 친환경 도시, 에너지 자립 도시가 바로 그것인데요. 우리에게 익숙한 쓰레기 분리수거를 처음으로 시작한 도시부터 바닷속 깊은 곳의 지열을 이용해 난방을 하는 도시까지, 다양한 도시들이 친환경 도시를 꿈꾸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친환경 도시들은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요. 에너조이와 함께 세계의 친환경 도시를 통해 ‘도시의 미래’를 엿보지 않으시겠어요?



심각한 대기오염 도시가 친환경 도시로 - 채터누가

 

<UN이 선정한 '환경과 경제 발전을 양립시킨 도시' 채터누가>


첫번째로 소개할 곳은 심각한 대기오염 도시에서 친환경 도시로 변한 채터누가 입니다. 채터누가는 미국 남동부 테네시 주에 위치한 인구 15만 명의 소도시입니다. 그런데 이 도시는 미국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곳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한낮에도 자동차들이 헤드라이트를 켜고 운전을 해야 할 정도였다고 하네요.


채터누가가 이렇게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게 된 원인은 바로 테네시 강 주변에 들어선 공장들이었습니다. 테네시 강 주변에는 석회암, 철, 석탄과 같은 자원이 풍부했기 때문에 채터누가는 미국 남동부의 산업 중심지로 번창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형 자체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였으므로 오염된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도시를 항상 뒤덮곤 했습니다. 자동차들이 내뿜는 배기가스는 설상가상으로 오염을 더욱 심하게 만들었습니다. 1년 중 안개가 낀 날이 150일을 넘었고, 폐렴 환자의 수가 미국 평균의 세 배를 넘었다고 해요.

 


채터누가는 대기오염 억제국을 설치하고 대기오염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장마다 가스 배출을 억제하는 필터를 의무적으로 달게 하는 등 여러 활동을 벌인 결과 대기오염은 점차 사라져 갔습니다. 현재 채터누가 시내로 들어가는 입구들 근처에는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고 해요. 자동차를 타고 온 사람들은 이곳에서 주차를 한 후 전기 셔틀버스를 타고 시내로 이동하게 됩니다. 교통 정체와 대기 오염을 동시에 줄이는 정책이지요.


깨끗한 환경을 되찾은 후 연간 13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도시로 거듭난 채터누가는 지금도 생태도시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환경오염도 노력과 의지가 있다면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 주고 있는 도시였습니다.



독일의 환경 수도 프라이부르크

 

<프라이부르크에서는 태양광 발전 장치를 자주 접할 수 있다>


프라이부르크는 독일의 환경 수도로 불리는 곳입니다. 이 곳은 독일의 남서부에 위치한 인구 20만 명의 도시인데요. 비록 큰 도시는 아니지만 환경 도시를 추구하는 세계 여러 도시들에게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 초, 도시 근처에서 일어난 핵발전소 건립 반대 투쟁이 프라이부르크가 환경 도시가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당시 반대 투쟁에 참여했던 구성원들이 지금까지 프라이부르크의 환경 정책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프라이부르크가 핵에너지의 대안으로 선택한 것은 바로 태양에너지입니다. 때문에 도시 곳곳에서 태양광 발전 시설을 접할 수 있는데요. 1인당 태양광 발전 장치의 수가 독일에서 가장 많다고 합니다. 시청이나 학교 같은 공공 건물뿐만 아니라 개인 건물의 지붕과 외벽에서 태양광 시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태양에너지뿐만 아니라 풍력, 수력 등의 자연에너지 또한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는데요. 도시를 흐르는 드라이잠 강에 경사로를 설치하고 작은 수력 발전소들을 건설해 에너지를 얻고 있습니다. 물고기들도 이 경사로를 이용해 상류로 이동할 수 있다니 1석 2조네요.^^


 

프라이부르크의 환경 교육은 유치원에서부터 시작되는데요. 아이들에게 체험을 통해 자연을 친숙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도시 전체에 자연 체험 학습관이 설립되어 있는데요. 주말에도 가족과 함께 분리수거, 숲 체험하기 등을 배웁니다. 이렇게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환경을 생각하는 시민으로 자라게 될 테니, 프라이부르크가 계속해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교육인 셈입니다.



쓰레기 분리수거는 우리가 원조! - 꾸리치바

 


환경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실천이라고 할 수 있는 쓰레기 분리수거. 쓰레기가 함부로 배출되는 것을 막고 여러 물건을 재활용할 수 있는 팔방미인인데요. 이 쓰레기 분리수거는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된 제도일까요? 정답은 바로 브라질 꾸리치바 입니다. 조금은 독특한 이름을 가진 도시지요.^^


특별한 점 없는 작은 도시 꾸리치바가 환경 도시로 거듭나게 된 배경에는 한 인물의 노력이 있었는데요. 바로 시장인 하빠에우 삐리스 빠르징유입니다. 그는 시내 상업 지역의 자동차 도로 여섯 블록을 ‘차 없는 거리’로 만들었는데요. 처음에는 반대했던 상인들도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지자 오히려 차 없는 거리를 확대해 달라고 요청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이 일어났던 때가 1972년이라고 하니, 하빠에우는 여러모로 환경 도시의 선구자라 할 수 있습니다.

 

<도시 곳곳에 공원이 위치한 꾸리치바>


꾸리치바의 발명품은 쓰레기 분리수거 외에도 또 있습니다. 바로 도로 중앙에 있는 버스 전용차선입니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는 버스 환승 시스템은 서울시가 처음으로 도입했을 때 많은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바로 꾸리치바의 교통 정책을 롤모델로 삼고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꾸리치바에는 무려 1,000여개의 소공원이 있어 시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환경 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시민들인데요. 꾸리찌바 환경 정책의 특징은 모든 정책이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만들어지고, 또한 그렇게 만들어진 정책이 시민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시행된다는 점입니다. 차 없는 거리를 확대해 달라고 했던 상인들처럼, 시민들 또한 환경 정책의 혜택이  결국은 자신들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달러의 굴욕'을 딛고 친환경 도시로 거듭난 말뫼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남쪽으로 500km 가량 내려가다 보면 해안도시 말뫼를 만날 수 있습니다. 한때 배를 만드는 조선업으로 유명했지만, 도시의 상징인 세계 최대의 ‘골리앗 크레인’을 한국의 조선 회사에 단돈 1달러를 받고 팔아야 할만큼 어려운 시기를 겪기도 했습니다. 1986년 말뫼에 위치한 조선소가 불황으로 인해 문을 닫자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떠났는데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말뫼가 택한 돌파구는 바로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는 것이었습니다.


말뫼 서쪽 해안 10km 지점에는 스웨덴 최대 규모의 릴그룬드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있습니다. 이곳에는 48기의 풍력 터빈이 설치되어 있는데요. 연간 330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해 6만여 가구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결과 말뫼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년 동안 2,000톤에서 1,000톤으로 절반 가량이 줄어들었는데요. 도시가 활기를 띠자 떠나갔던 시민들도 다시 말뫼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골리앗 크레인' 대신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토르소 빌딩>


이제 말뫼는 도시 자체가 관광 상품이 되었습니다. 신재생 에너지로 전력을 100% 해결하는 주거단지 ‘부’는 미래형 주거 모델로 각광받고 있는데요. 10년 동안 2만 명의 외국인이 이 ‘부’를 보기 위해 스웨덴을 찾았다고 합니다. 09년에 유엔기후변화협약 총회가 열렸을 때에는 각국 대표들의 요구에 ‘말뫼 투어’를 관광 상품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그 인기를 알 수 있겠네요.^^



발상을 전환하면 쓰레기도 에너지가 된다 – 바사

 


바사는 핀란드에 위치한 해안도시입니다. 이 도시에 있는 박람회 주거단지는 자연에너지 사용으로 유명한데요. 특이하게도 에너지원으로 지열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박람회 주거단지는 도시 서쪽에는 발트 해에 맞닿은 보트니아 만에 위치해 있습니다. 이 곳 지하에는 300m 길이의 해저 지열 파이프가 수십 개나 묻혀 있다고 해요. 파이프는 지열을 최대한 흡수하기 위해 3~5m 깊이에 해수면과 수평이 되게 묻혀 있는데요. 해저 지열은 한겨울에도 8~9도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바사 에너지 기술의 두 번째 핵심은 쓰레기 매립지에서 나오는 메탄가스입니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23배나 강력한 온실 효과를 발생시키며, 작은 화기에도 폭발할 정도로 위험해 처리하기가 매우 곤란한데요. 바사는 이 메탄가스를 이용해 발전시설을 만들어 박람회 주거단지 내 150가구에 전력과 난방열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해저 지열과 메탄가스는 박람회 주거단지에 필요한 전력의 20%, 난방열의 60%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량은 매년 1,800톤에 이른다고 하네요. 매년 많은 사람들이 이 곳으로 이사를 오고 있는데요. 인구가 늘수록 전기료와 난방비 단가는 낮아진다고 하니 정말로 이사 가고 싶은 도시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해외의 친환경 도시들을 살펴봤습니다. 도시들은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오염을 줄이고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는데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각 도시의 시민들이 환경과 에너지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러한 시민들 때문에 지금의 글로벌 친환경 도시들이 존재하는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우리 나라의 친환경 도시는 어떤 모습일까요? 우리 나라에도 많은 친환경 도시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이어지는 2화에서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