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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기후 변화는 어떤 일들을 불러올까? ②생물편


지난 1편에서는 기후 변화가 바다에 미치는 결과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기후 변화는 바다뿐 아니라 육지의 생물들에게도 역시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를 감지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하나씩 알아볼까요?


전 세계 바다에 생물이 살 수 없는 ‘데드존’이 생기는 이유는?

▶기후 변화는 어떤 일들을 불러올까? ①바다편 Click!



생물 다양성 고갈, 인류의 가장 큰 위협 


1998년, 미국자연사박물관에서는 세계 지식인들을 상대로 인류를 위협하는 문제 중 무엇이 가장 심각한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생물 다양성의 고갈’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생물학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가 아니었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우리가 생물 다양성의 고갈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2000년에 발표된 유엔 환경 프로그램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생물 종은 1,400만 종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기후 변화로 인해 이러한 생물 종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유엔의 ‘제3차 지구생물다양성전망 보고서’(GBO-3, 2010년)에 따르면 자연환경 파괴로 인한 지금의 생물 종 감소는 자연 상태보다 1천 배 이상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하네요.


코스타리카 고산지대에 살던 황금두꺼비


이토록 심각한 생물 다양성 고갈의 주범은 바로 기후 변화입니다. 일례로 코스타리카 고산지대에 살던 황금두꺼비를 들 수 있습니다. 오렌지색 페인트 통에 담갔다가 꺼낸 것 같은 피부색을 지닌 이 두꺼비는 1989년 이후 단 한 번도 목격되지 않았고 결국 2004년 완전히 멸종된 종으로 분류되었습니다. 원인은 바로 기후 변화였습니다. 그들의 주요 서식지인 코스타리카 운무림이 온난하고 건조하게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1편에서 살펴보았던 산호초도 예외가 아닙니다. 유엔 산하 생물다양성협약(CBD) 사무국이 발표한 '제4차 지구생물다양성전망 보고서'(GBO-4, 2014년)에 따르면 멸종위기에 처한 산호초 종의 수가 이전보다 30%가량 증가했고, 동남아시아 지역의 산호초는 95%가 멸종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합니다.


1989년 세계자연보호재단(Worldwide Fund for Nature)은 ‘생물 다양성이란 수백만여 종의 동식물, 미생물, 그들이 담고 있는 유전자, 그리고 그들의 환경을 구성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생태계 등 지구 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의 풍요로움’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기후 변화가 우리에게서 생명의 풍요로움을 조금씩 조금씩 앗아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식물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후 변화에 따른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과일의 재배지 변화입니다. 지난 100년 동안 세계의 평균 기온은 0.7℃ 오른 데 비해,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은 1.5℃나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기후에 민감한 과일의 경우 그 재배지가 계속해서 변하고 있습니다.


먼저 대구를 한 번 살펴볼까요? ‘대구’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사과죠!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대구의 평균 온도가 매우 상승하여 이제는 대구에서 맛있는 사과가 잘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구보다 조금 더 북쪽에 있는 지역들이 사과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기후가 된 것이죠. 점점 올라가는 기온에 때문에 과거 30년 동안의 사과 재배 면적과 비교해 앞으로의 재배 적합지와 가능지 모두 빠르게 줄고, 2090년에는 오로지 강원도에서만 사과를 재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열대과일


또한, 제주도에서만 자라던 감귤의 재배 한계선은 남해안, 심지어는 강원도 해안까지 올라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제주도에는 열대과일 재배 붐이 일고 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제주도의 51개 농장에서 망고를 재배하고 있고, 구아바의 경우에도 15개 농장에서 재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망고를 필두로 아보카도, 파파야, 왁스애플 등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열대과일들을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휴전선에 인접한 최북단의 지역인 경기도 연천군에서 열대과일인 멜론의 재배에 성공했다는 사례도 있습니다

열대과일



기후변화지표종이란 무엇일까?

‘기후변화지표종’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환경부에서 기후변화가 한반도 생물 종의 분포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선정, 발표한 생물 100종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척추동물 18종, 무척추동물 28종, 식물 44종, 균류 및 해조류 10종이 포함되어 있답니다. 이 생물 종들은 기후 온난화에 의해 북쪽으로 서식지를 넓혀가거나 우리나라에서뿐 아니라 지구 상에서 멸종이 우려되는 대표적인 생물 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의 고유종 몇 가지를 오늘 소개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바로 금강모치입니다. 한강 최상류, 금강의 무주구천동, 북한의 대동강, 압록강에 분포하는 한국의 고유종인데요. 금강산에서 가장 먼저 발견되었다고 하여 금강모치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몸길이 7~8cm, 잉어과에 속하는 이 물고기는 수온이 낮은 1급수에서만 서식합니다. 또한, 버들치와 비슷하지만 살아 있을 때는 몸의 옆면에 2줄의 주황색 세로띠가 있고 등지느러미의 기부에 뚜렷한 흑색 반점이 있어 구별됩니다. 현재 덕유산 국립공원의 깃대종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깃대종이란 환경보전의 정도를 나타내거나 복원의 증거가 되는 한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상징 동식물종을 말합니다.

바람꽃


두 번째로 소개할 생물 종은 바람꽃입니다. 이 꽃은 한반도 중부 이북에 자생하며 세계적으로는 시베리아, 유럽,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너도바람꽃, 변산바람꽃, 꿩의바람꽃 등 여러 종류가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다양한 바람꽃들은 지금 소개한 ‘바람꽃’과 다르다는 사실! 대부분의 여러 바람꽃이 봄에 꽃을 피워 봄의 전령사로 불리지만 바람꽃은 여름에 꽃을 피우며 가장 화려하다고 합니다.


청소새우


마지막을 장식할 생물은 바로 청소 새우입니다. 청소 새우는 난대성 절지동물로 주로 제주도에 분포하지만, 난류의 영향으로 분포의 확대가 예상되는 종입니다. 어류를 청소해주는 것이 종종 발견되어 청소 새우라는 이름이 붙은 이 생물은 제주도 서귀포 연안에 주로 서식하며 암초 지대 및 산호초나 난파선 근처에서 발견됩니다. 몸은 투명한 바탕에 3줄의 붉은색 가로무늬가 있으며 보통 암수 한 쌍이 같이 있을 때가 많다고 합니다.


이처럼 100종의 생물들을 지정하여 관리하고 살피는 것은 기후변화에 대해 조금 더 민감하게 지각하고 대응하려는 우리나라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정된 생물 종들은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시민에 의해서도 활발하게 모니터링되며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기후 변화가 우리에게 가져오는 여러 가지 일들을 알아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거대한 기후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3편에서는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또 행동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알아보기로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