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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버려진 과거의 공간, 새롭게 태어나다! 공간의 재활용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버려진 물건들을 재활용해, 새롭고 유용한 제품으로 만든 재활용 제품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혹시 단순히 물건뿐만 아니라 ‘과거의 공간’ 또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웅장한 규모, 멋진 외관을 갖춘 건축물들은 한 나라를 대표하기도 하고, 높은 문화 수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최첨단 기기를 갖춘 산업시설들은 생산성을 높이고 국가 경제력을 증가시키지요.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어떨까요? 세월이 지날수록 가치가 빛나는 건축물도 있고, 꾸준히 제 역할을 해내는 산업시설들도 있겠지만, 쓸모 없게 되거나 보수가 필요한 건물들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입니다.


이때 재활용 공간은 낡고 힘이 빠진 기존의 건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역할을 합니다. 건물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고 역사적 의미를 후대에 오랫동안 전하는 재활용 친환경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죠.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면서 환경 파괴도 막고 비용도 절약하다니, 정말 멋진 방법입니다! 그럼 과거의 전통과 유산을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친환경적 공간으로 활용한 사례들을 살펴볼까요?



교육형 테마파크, 뒤스부르크 환경 공원 (Duisburg landschaftspark)


독일 뒤스부르크 환경 공원 (Duisburg landschaftspark)


1980년대, 독일 서부의 도시 뒤스부르크에는 철강 산업을 대표하는 제철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1985년 이후 독일의 철강 산업 쇠퇴로 인해 공장은 문을 닫게 되고, 정부는 제철소를 철거할 계획을 세우죠.


하지만 이게 웬일일까요? 주민들은 제철소의 철거를 반대하고 나섭니다. 지역을 대표하고 국가 경제에 크게 이바지했던 제철소를 과거의 유산으로 보존하자는 것이었죠. 정부는 지역주민들과의 대화와 소통을 통해 제철소를 환경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독일 뒤스부르크 환경 공원 (Duisburg landschaftspark)


뒤스부르크 제철소는 녹슨 철과 투박한 기계들만 있던 폐기된 공장에서,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된 생태적 공간으로 변신합니다. 가스 저장 탱크는 물을 채워 다이빙 센터로 만들고, 물자 수송에 쓰였던 파이프들은 아이들의 미끄럼틀로 바뀝니다. 광석을 저장하던 벙커는 암벽 등반코스로 변신하지요. 레저시설뿐만 아니라 생태공원 내에 다양한 전시회를 열기도 하고요. 


뒤스부르크 환경공원은 ‘우리는 디즈니랜드가 아니다.’ 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우며 상업성을 띈 테마파크와는 달리 역사와 자연이 함께 숨 쉬는 교육의 장을 지향한답니다. 폐공장과 역사, 자연 그리고 시민 모두가 아름답게 조화된 뒤스부르크 환경공원, 멋지지 않나요?



문화유산으로 변한 아름다운 도시, 졸퍼라인(Zollverein)


독일 졸퍼라인(Zollverein)


독일의 근대 산업화를 이끈 공업도시들이 모여 있는 루르 지방에는 ‘에센’이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위에서 소개한 뒤스부르크 지역이 철강 도시라면, 에센은 탄광 도시이지요. 에센 지역에는 독일 최대의 탄광촌 ‘졸퍼라인’이 있었는데, 1980년대까지 하루 1만 톤 이상의 석탄을 캐냈답니다. 


하지만 졸퍼라인 역시 1988년 석탄 산업의 쇠퇴로 문을 닫게 됩니다. 이후 10여 년간 일반인의 접근이 금지된 채로 방치되었다네요. 그러던 중 정부와 여러 개발회사,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힘을 합쳐 방치되었던 졸퍼나인을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 내자는 계획을 세웁니다. 이들은 탄광 시설을 그대로 둔 채, 현대의 건축요소를 함께 가미해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을 시도합니다.


박물관과 극장, 디자인스쿨, 아이스링크 등의 시설과 각종 편의시설, 공원 산책로 등을 과거의 공간과 조화시키며 새로운 문화유산으로 만든 것이죠. 이러한 노력으로 졸퍼라인은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합니다. 철거 위기에 처했던 탄광촌을 아름다운 문화유산으로 탈바꿈하다니 놀랍죠?


독일 졸퍼라인(Zollverein)


특히, 졸퍼라인에는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의 디자인 박물관이 있는데요. 자동차, 가전제품, 생활 소품과 우수한 디자인으로 수상한 멋진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석탄 공장 내부와 어우러진 현대 산업디자인의 전시는 또 다른 멋진 볼거리 중 하나랍니다.



우리나라에도 재활용된 공간들이 있다?


1. 선유도 공원


선유도 공원


우리나라에도 재활용 생태공원이 있답니다. 선유도 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재활용 생태 공원인데요. 선유도 공원은 1978년부터 2000년까지 20여 년 동안 서울 시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했던 정수장을 2002년 새롭게 개조하여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생태공원으로 거듭났습니다. 


선유도 공원의 특징은 기존의 것을 허물고 새롭게 건축물을 지은 것이 아니라, 기존의 시설을 보존하며 생태공원으로 조성된 것입니다. 낡은 콘크리트 기둥과 수로 벽 위로 웃자란 담쟁이는 과거의 유산과 자연과의 멋진 조화라 할 수 있지요. 송수 펌프실로 쓰였던 건물은 디자인서울갤러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디자인서울갤러리에서는 한강의 생태계, 문화 유적과 시민들의 생활상 등 서울과 함께 흘러온 한강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답니다.


아름다운 선유도 공원, 유스로거와 함께 구석구석 탐방해보자!

▶산업화의 흔적을 간직한 서울 속 친환경 쉼터 선유도공원 Click!


2. 윤동주문학관


윤동주문학관


서울특별시 종로구 부암동 근처 인왕산 자락에는 윤동주문학관이 있습니다. 2012년 개관한 윤동주 문학관에는 매년 10만 명 이상의 방문객들이 오가는데요. 이처럼 많은 사람이 찾는 이유가 윤동주 시인의 명성 때문만은 아니랍니다.


과거 ‘청운 수도가압장’이던 시설을 보존하며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며 리노베이션 되었다는 사실이 바로 방문객들의 발길을 끄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수도가압장은 수돗물의 흐름에 압력을 가해 가정집의 낮은 수압을 높여주는 시설인데요. 그 중 청운 수도가압장은 1974년부터 2008년까지 청운동 일대에 수돗물을 공급했답니다. 


윤동주 시인과의 인연은 그가 연희전문학교 재학 시설 청운동 뒤 인왕산 부근에서 하숙하며 살았던 사실과 이어진답니다. ‘별 헤는 밤’, ‘자화상’ 등 지금까지도 사랑 받는 그의 대표작들은 바로 이 시기에 쓰였지요.


이렇게 재활용 공간 사례에 관해 이야기해봤는데요. 제품 외에도 ‘과거의 유산’이라는 공간 또한 재활용할 수 있다니 놀랍지요? 새로운 건물을 짓는다는 개념을 넘어 과거의 유산을 보존하며 활력을 넣는 재활용 공간!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서 우리 주변에 더 많은 재활용 공간들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