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설치할 블랙박스를 구입하려고 하는데, 종류만 수십 개~ 어떤 제품을 사야 할지 고민입니다. 블랙박스를 고를 때 어떤 점을 따져보고 사야 하나요?
자동차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블랙박스! 그 종류와 기능을 일일이 따져보기에는 너무나 다양한 상품들이 나와 있는데요, 블랙박스의 기능과 그에 따른 사용성을 바로 알면 나에게 맞는 블랙박스를 고를 수 있답니다. 자동차부품연구원 자율주행기술연구센터의 유시복 센터장과 함께 차량용 블랙박스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겠습니다!
차량용 블랙박스, 꼭 필요할까?
유지우
자량용 블랙박스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유시복 / 자동차부품연구원 자율주행기술연구센터장
2010년 25만대였던 자동차 블랙박스 시장의 규모가 2012년 150만대로 급증하였습니다. 자동차 사고가 일어났을 때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는 차량용 블랙박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인데요, 뿐만 아니라 차량용 블랙박스의 영향으로 교통사고의 감소 효과도 나타나고 있어 그 필요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국토교통성 보고서(2004, 2005년)에서 차량용 블랙박스 사용 효과를 분석에 따르면, 사고 감소 최대 50% 이상, 사고비용 평균 26%, 연료소비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M사의 트럭 472대를 조사한 경우에도 교통사고가 50% 이상 감소했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차량용 블랙박스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만, 영업용 차량에 장착하는 운행기록계에 대한 분석 결과를 참고할 만 합니다. D버스 사에서는 53개의 버스를 조사한 결과 연 18억 연료 절감과 사고율이 47%에서 26%로 감소하였습니다. 또한 2010년도에는 대구광역시 회사택시 6,468대, 개인택시 2,330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전년도 사망자 21명에서 9명으로 감소, 중상자는 30% 감소했다고 합니다. 2009년도에는 경기도 택시 교통사고율이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요.
차량용 블랙박스는 사고의 경위와 피해자, 가해자를 가리는 용도로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이러한 사고 예방 효과를 보기 위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 운행 기록 장치는 세 가지나 있다?! 자동차의 운행을 기록하는 장치는 운행기록계, 사고기록장치, 영상 사고기록장치, 이렇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1. 운행기록계 운행기록계는 운전자의 주행관리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행 시 속도, 거리, 시간과 차량 위치, 정차 시간 등을 기록, 분석해 공정한 사고 처리는 물론, 사고 예방과 연료 절감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주로 택시, 버스, 트럭 등 영업용 차량에 장착합니다. 2. 사고기록장치 사고기록장치는 비행기의 블랙박스를 생각하면 됩니다. 차량의 상태와 조작 상태를 기록해 사고 예방과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기계인데요, 안전벨트, 브레이크 등 자동차의 부품과 연결해 사고 당시 운전자가 어떤 대처를 했는지 확인 가능합니다. 미국, 유럽, 중국에서는 의무 장착 지역이 확대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현재까지 이 장치가 상용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3. 영상 사고기록장치 같은 사고기록장치지만, 영상으로 저장하는 것이 영상 사고기록장치입니다. 차량용 블랙박스는 바로 이것에 속하는 것이죠. 차량과 연결해 해당 차량의 상태를 체크하는 사고기록장치와는 달리, 영상 사고기록장치는 영상을 촬영해 기록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요, 전방, 후방, 측방까지 촬영 가능한 차량용 블랙박스가 출시됐습니다. 일본과 우리나라에서 주로 이용하며, 일부 해외에서도 경찰차와 같은 특수 목적이 있는 차량에 장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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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블랙박스, 이렇게 따져보자!
유지우
차량용 블랙박스를 고를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나요?
유시복 / 자동차부품연구원 자율주행기술연구센터장
차량용 블랙박스의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품질 문제로 인한 피해도 늘어났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2013년, 기술표준원에서는 ‘KS R 5078 자동차용 블랙박스 표준’을 제정하고, 자동차부품연구원에서 인증을 해주고 있는데요, 블랙박스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이런 산업 규격 인증을 받은 제품이라면 믿고 살 수 있겠죠. 실제로 산업 규격이 발표된 첫 해에 품질 문제가 많았던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시장에서 많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KS 산업규격 인증을 받아야만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 규격을 기준으로 제품을 따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 차량용 블랙박스의 구성
1. 왜곡이 적은 렌즈를 선택
영상을 촬영하는 카메라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렌즈입니다. 렌즈는 플라스틱과 유리로 만든 것. 이렇게 두 가지인데요, 종류와 상관없이 왜곡이 적은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블랙박스는 광각렌즈를 사용하기 때문에 화면 주변부에 왜곡이 발생합니다. 심한 경우 바로 옆에 있는 차가 한참 앞에 서 있어 보이거나 차량의 번호판까지 식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촬영할 수 있는 화각도 따져보아야 합니다. 화각은 대각, 수평각, 수직각을 말하는데요, 옆 코너에서 끼어드는 차를 보기 위한 수평각은 80도 이상, 신호등을 보기 위한 수직각은 50도 이상 되어야 합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대부분의 제품을 소개할 때 화각 120도 이상이라고 말하는 것은 대각선의 각도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꼭 수평각과 수직각을 확인해 주세요.
2. 촬영 해상도가 아니라 저장되는 화질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상도가 높은 Full HD급 제품을 선호하지만, 실제로 저장되는 화소 수가 좋은지를 따져보아야 합니다. 블랙박스에 저장된 영상을 판독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녹화된 영상의 화질이 좋아야 하니까요. 해상도 등급이 높다고 반드시 영상품질이 우수한 것은 아니며, 실제로 카메라의 영상 센서는 높은 화소를 갖고 있지만 저장할 때는 낮은 화소 수로 저장되는 제품이 있습니다.
또한 화질을 좌우하는 영상 처리 모듈이 빠른 적응성을 갖는지도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블랙박스가 갑자기 밝아지고 어두워지는 상황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여 작동하느냐 하는 것인데요, 주행 중 터널을 진입할 때와 빠져나올 때 등의 상황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제품들이 자동노출 조정 기능을 갖추고 있으나, 각 업체에서 제공하는 영상 샘플로 그 기능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3. 메모리 카드 수명과 내구성 확인
사고 시 상황 판단을 도와주는 블랙박스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저장 기능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메모리 카드의 성능도 블랙박스를 따져보는 데 빠질 수 없겠죠. 메모리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작동 상황을 체크해야 합니다. 제품에 따라 메모리 수명을 연장시켜 주기도 하며, SD 메모리의 사용 수명을 표기해주는 제품도 있습니다.
메모리 카드는 주기적으로 분리해 저장 상태를 확인하고,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포맷을 해주세요. 또한, 블랙박스가 동작하는 중간에 메모리 카드를 분리하면 저장된 촬영 영상이 손상되거나 오작동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본체의 전원을 끈 후 분리해야 합니다.
4. 주차 녹화 기능이 필요하다면 방전을 막는 제품 선택
블랙박스는 주행 중 사고 뿐 아니라 주차 시에 일어나는 사고에 대비한 주차 녹화 기능이 있어 자동차 배터리에 상시 전원 케이블을 연결해 사용합니다. 이 경우 배터리 방전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생기는데요, 자동차 배터리의 전압이 기준 이하로 낮아지면 자동으로 작동을 차단하는 제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시동이 꺼지거나 정차하면 일정시간 후 자동으로 주차모드로 전환되는 자동 주차 기능이 있다면 좀 더 편리하겠죠.
뜨거운 여름! 블랙박스를 지키는 방법 실내 온도가 높아지거나 오랜 시간 고온에 방치하면 블랙박스의 성능이 저하되거나 작동이 안 되기도 합니다. 대부분 블랙박스는 룸 미러 주위에 장착하기 때문에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게 되죠. 최근에는 블랙박스 자체 내에 팬이 달려 있어 열을 식혀주는 장치가 있는 제품도 출시되었습니다만, 되도록 지하 주차장이나 그늘진 곳에 주차하도록 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태양을 등지고 주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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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제품 비교는 ‘스마트컨슈머’에서! 한국소비자원에서 운영하는 스마트컨슈머 사이트에서는 각 정부부처, 공공기관, 소비자 단체 등에서 생산하고 제공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블랙박스 제품도 이곳에서 비교, 분석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해 보세요! |
영상 사고기록장치, 즉 차량용 블랙박스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지만 인증이나 관리에 대한 제도가 없고, 사생활 침해와 영상 악용 등의 보안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랙박스 장착이 올바른 운전 습관을 기르고, 안전한 교통 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블랙박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위 사항들을 따져보고 나에게 맞는 블랙박스를 구매하시길 바랍니다. 바쁜 시간 중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자동차부품연구원 자율주행기술연구센터의 유시복 센터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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