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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마음까지 함께 다듬어드립니다


SK서린빌딩과 2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한 이발소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이발소이지만, 미용도 겸하는 곳으로 SK서린빌딩 지하 1층에서 운영 중입니다. SK구성원들과 오랜 기간 동고동락해온 특별한 공간, 그곳에 유스로거가 찾아갔습니다.



유스로거가 이발소에 처음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카피루스Capillus라는 글자였습니다. 독일어로 '이발'이라는 뜻이라고합니다. 20년의 세월을 머금은 곳이라 조금은 낡은 분위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카피루스 역시 SK와 함께 꾸준히 발전해 온 모습이었어요.

  


크지는 않지만 아늑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오전이라 그런지 손님은 많지 않았습니다.



SK 서린빌딩이 설립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SK구성원들과 함께한 이발소 카피루스. 그 속에 어떠한 이야기가 숨겨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카피루스에서 이발을 담당하시는 이평재 실장께 직접 여쭤보았습니다.



유스로거 안녕하세요! 유스로거입니다~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발소라고 해서 직접 찾아왔는데요. 이발사님께서는 언제부터 이곳에서 함께 하셨나요? 

이평재 실장 2004년부터 일했으니, 8년이 됐네요. 이전에는 SK텔레콤 쪽에서 직원들과 함께했고요.  

  

유스로거 그동안 참 많은 분들과 함께 하셨을 것 같아요.

이평재 실장 그렇지요. 지금은 SK서린빌딩 직원분이 많이 이용하시고요, SK텔레콤에 있을 때에도 많은 SK구성원들을 만났어요.


유스로거 이발소인데, 젊은 직원들도 많이 온다고요?

이평재 실장 네. 신입사원도 오고 높은 임원도 오고, 직급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많이들 이용하세요. 사장님께서 오시기도 하고, 회장님께서 오신 적도 있어요.



유스로거 손님들이 많으면 꽤 바쁘실 텐데요. 보통  하루 중 어느 때에 가장 바쁘신가요?

이평재 실장 점심이나 퇴근시간이 바쁘죠. 오전에는 출근 한 시간 전인 8시에 열고, 6시 반에 닫으니까 이른 시간에 방문해서 머리를 하고 가시는 분이 많아요.



유스로거 이용하시는 연령대가 다양하다 보니 요구하는 스타일도 천차만별일 것 같아요.

이평재 실장 그렇지요. 연령대에 따라 요구하는 스타일이 굉장히 다릅니다. 그래서 젊은 분들은 미용하시는 분이 따로 있어 담당해주고 계세요.

유스로거 단골 고객들이 꽤 있으실 거 같은데, 직원분들과 대화는 많이 나누시는 편인가요?

이평재 실장 이발하면서 주무시는 분도 있으니 대화가 항상 많지는 않아요. 처음에 헤어스타일을 어떻게 할지 묻는 게 대부분일 때도 많죠. 그렇게 말이 없다가도 또 시간이 흘러가고 유행이 바뀌면 헤어스타일을 바꾸셔야 하니까 다시 말을 해요. 왜 같은 스타일을 고수하던 단골손님이 다른 스타일을 하려고 하시면 궁금하지 않겠어요? 저도 말을 걸게 되지요. 


유스로거 그러다 보면 단골들과 사적인 대화도 많이 나누실 것 같아요.

이평재 실장 그죠. 농담도 많이 하고요. 그래도 회사 이야기는 잘 안해요. 이발소에 오셨는데 일 이야기를 묻는 것은 실례가 아니겠어요?  

  


유스로거 단골이라면 몇 년 정도 찾아오고 계신가요?

이평재 실장 처음 이발소를 했을 때부터 오신 분이 있어요. 제가 옮길 때마다 따라서 오시는 분들이죠. 그렇게 10, 20년 된 단골 손님들을 보면 보람을 많이 느껴요. 그래서 그런가, 내가 몸담은 SK그룹에서 뭔가 큰일을 했을 때! 예를 들면, 원유를 발견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괜스레 보람을 느끼기도 해요. 한 식구라는 생각이 드니까요. 저는 우리식구들이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단골들이 좋은 성과를 내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몰라요. 



유스로거 오래 계셨으니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승진하는 모습도 지켜 보셨을 것 같아요.

이평재 실장 처음에 올 적에 과장에서 부장으로 있다가, 부장에서 임원까지 올라가는 모습을 봤어요. 재미있는 것이, 그런 분들은 헤어스타일을 잘 안 바꾸세요. 자기관리를 잘 하면서도 빈틈이 없고 자신만의 원칙이나 소신이 있는 분들이 많지요. 

  

유스로거 실장님께서도 그런 원칙이 있으실 것 같아요.

이평재 실장 저야 직원들의 머리도 마음도 잘 다듬고 싶은 마음뿐이지요. 그래서 여기서 쭉~ 일하다가 퇴직하고 싶습니다. 제가 여기 있는 날까지 열심히 직원들에게 최대한의 노력을 하면서 말이죠.


이발은 ‘머리털을 깎아 다듬음’이라는 뜻입니다. 이발소라고 하면 당연히 머리만 손 보는 곳이라 생각하겠지만, SK구성원들이 바쁜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을 정화하고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느껴졌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만의 원칙대로, 어떤 사람은 변화를 위해, 또 다른 누군가는 또 다른 이유로 오늘도 카피루스를 찾습니다. 이평재 실장은 또 최선을 다해서 맡은 일을 할 테고요.



SK구성원들 곁에서 20년을 지켜온 이발소. 20년이라는 세월 동안에 있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부 다 들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꾸준한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주고 받는 에너지 덕분은 아니었을까요? 그 와중에 변화를 꿈꾸고 내면에는 본연의 모습을 간직하는 그런 사람들! 덕분에 오늘도 SK에너지는 대한민국과 전세계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는 것이라고, 유스로거는 생각해보았습니다. 



언젠가 유스로거도 사회인이 되어, 가끔은 소소한 담소로 마음을 달래고 싶을 때면 카피루스가 또 떠오를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