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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사이드

추억이 방울방울, 시대별 책가방 변천사!

 

일주일 뒤면 새 학기가 시작됩니다. 이맘때쯤 지우는 학창시절 추억에 잠기곤 하는데요. 오늘은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 학생들의 민감한 패션 아이템이었던 책가방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추억은 물론 시대상까지 녹아있는 책가방의 변천사, 함께 살펴볼까요?



1950~1960년대 '책보'


▲ 책보를 허리에 두르는 모습 (이미지 제공: 사파리 출판사, <국시꼬랭이 동네 책보>)


한국전쟁의 그림자가 채 가시지 않았던 그 시절, 학생들은 고무신을 신고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 길을 한참 걸어야 학교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학교는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였는데요. 등굣길 학생들의 어깨에 둘러메어 진 것은 책보였습니다.


책보자기 또는 책보따리라고도 불리던 책보는 책을 싸는 보자기를 가리키는 말로 책을 보자기에 둘둘 말아 감싼 후 둘러메는 형태입니다. 남학생들은 요즘 시대의 크로스백처럼 어깨에 대각선으로 둘러멨고, 여학생들은 배에 둘러멨다고 해요. 합성섬유가 대중적으로 보급되지 않았던 당시, 책보는 천연섬유인 광목이나 삼베, 명주 원단을 사용했습니다. 천연섬유의 특성상 헤짐이 잘 생겨 책보 곳곳에는 꿰맨 흔적이 있었죠.



1970~1980년대 '서류 책가방'

 

▲서류가방 같은 직사각형 책가방 (이미지 제공: 6080추억상회)

 

금장 단추가 달린 검은 교복, 바리깡으로 바짝 깎은 머리 위의 모자, 겨드랑이 사이에 끼워진 책가방. 70~80년대 흔한 남학생의 모습입니다. 영화 <친구>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운데요. 주인공들이 달리기 경합을 벌이는 명장면에서 배경음악으로 흐르는 로버트 파머의 'Bad Case Of Loving You' 만큼이나 이목을 끄는 것은 바로 책가방! 부산 뒷골목을 전력 질주하는 배우 유오성의 겨드랑이 사이에는 책가방이 끼워져 있죠.


당시 책가방은 서류가방 같은 직사각형이었습니다. 버튼을 누른 후 위로 밀어서 열거나, 돌려서 여는 잠금장치가 특징이고, 가방 안에는 늘 '달그락 달그락' 소리를 내는 양은도시락이 있었는데요. 양은도시락 사이로 새어 나온 김칫국물이 가방에 베는 건 예삿일이었답니다. 덕분에 정겨운(?) 김칫국물 냄새가 교실에 퍼지기도 했죠.

▲알록달록한 초등학생 책가방 (이미지 제공: 6080추억상회)


중고등학생 책가방이 단조로웠던 반면 국민학생 책가방은 어깨에 메는 백팩 형태로 어린이들의 취향을 반영해 알록달록했는데요.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책가방 하나면 자신감 넘쳤었죠. 



1990년대 '캐릭터 책가방'


▲헬로키티가 새겨진 캐릭터 책가방 (이미지 제공: 산리오코리아)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전환되었던 1990년대. 캐릭터 산업이 크게 성장하며 팬시용품이 대중성을 띄게 되었는데요. 헬로키티, 미피, 뿌까 같은 캐릭터가 커다랗게 새겨진 책가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알록달록한 책가방이 초등학생의 전유물이었던 과거와 달리 1990년대에는 중고등학생들도 캐릭터 책가방을 애용했습니다.


당시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교복을 몸에 딱 맞게 줄여 입는 스타일이 유행했는데요. 교복과 마찬가지로 책가방도 끈을 짧게 하여 등에 바짝 붙여 메고 다녔습니다. 흡사 거북이 등껍질을 연상케 했죠. ^^



1990~2000년대 '브랜드 책가방'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일부 장면 (이미지 제공: tvN)


1990년대를 완벽히 재연해 '응칠열풍'을 일으킨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 고등학생인 주인공들이 메고 있는 책가방에서 당시 트렌트를 읽을 수 있는데요. 주인공 정은지가 등교할 때든, 아이돌 집 앞에서 밤을 샐 때든 항상 메고 다닌 책가방은 바로 이스트팩! 1990년대부터 2000년대에는 이스트팩을 비롯해 잔스포츠, 에어워크, EXR 등 브랜드 책가방이 유행했습니다. 특히 이스트팩과 잔스포츠는 각 가정에 하나씩 있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죠.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브랜드 책가방 (이미지 제공: 이스트팩 / 잔스포츠)


1990년대는 H.O.T나 신화, GOD 같은 1세대 아이돌이 등장해 팬덤문화가 형성된 시기였던 만큼 중고등학생들은 좋아하는 아이돌의 풍선색에 맞춰 가방을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2010년대 '휠 책가방'


▲바퀴와 손잡이가 달린 책가방


지우는 요즘 초등학교 앞을 지나갈 때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휠(Wheel) 책가방 때문인데요. 아랫부분에는 바퀴가, 윗부분에는 손잡이가 부착돼 있어 평소에는 일반 책가방처럼 어깨에 메고 다니다가 짐이 많아 무거울 땐 캐리어처럼 끌 수 있어요. 무거운 책가방은 척추에 무리를 주어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는데요. 휠 책가방은 그러한 문제를 해결해준답니다.



세대를 아우르는 책가방 소재, 나일론


책가방을 살펴보니 그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요. 디자인은 시대마다 다르지만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 혹시 눈치 채셨나요?



▲책가방의 주요 소재로 사용된 석유화학소재 나일론


바로 석유화학소재인 나일론이 책가방에 사용되었다는 점! 합성섬유가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60년대 이후부터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책가방의 주요 소재로 나일론이 사용되었는데요. 나일론이 오랫동안 사랑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소재가 질겨 수명이 길고 무게가 가벼운 반면,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 덕분이었습니다. 또 다른 석유화학소재인 폴리우레탄을 함께 사용하면 방수막이 형성되어 생겨 비에 잘 젖지 않는답니다. 정말 만능 소재죠? ^^


책가방의 변천사를 통해 살펴본 그때 그 시절, 어떠셨나요? 지우는 과거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인데요. 기나긴 학창시절 우리 곁에는 늘 석유화학소재 나일론이 있었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우리 생활 깊숙이 스며들어 편리함을 더해주는 석유화학소재!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한 석유화학소재는 또 무엇이 있을까요? 다음 이 시간 새로운 석유화학소재와 함께 다시 찾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