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맞이 명절과 절기 A to Z

우리나라의 대표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추석은 가을의 가운데에 있다 해서 중추절(仲秋節)이라고도 불리며, 설날, 한식, 단오와 함께 우리나라의 4대 명절로 꼽히는데요. 간혹 명절과 절기를 헷갈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명절은 계절에 따라 좋은 날을 선택해 여러 행사를 행하던 날이며, 절기는 과거 중국에서 계절적 구분을 짓기 위해 정한 것으로 총 24개로 나뉘는데요. 절기와 명절은 분명히 다르지만 유기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명절과 절기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태양을 읽어 계절을 보다, 24절기

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1년을 24절기로 나누어 계절의 변화를 나타낸 것인데요. 과거, 절기를 나누게 된 이유는 농사를 지을 때 씨를 뿌리고, 추수하기 좋은 시기를 알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보통 절기로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의 시작을 아는데, 절기가 명절과 뚜렷하게 구분되는 한 가지는 바로 양력으로 나타낸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절기의 종류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볼까요?

1) 봄의 절기

봄은 모든 것이 새로 시작하는 계절이죠. 얼었던 땅이 녹고, 새로운 새싹이 돋아나고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때인데요. 기상학적으로 봄은 3,4,5월을 뜻하지만 절기에서 봄은 2월 초에서 5월 초까지를 가리킵니다.

-입춘(立春): 양력 2월 4일 혹은 5일로 봄이 시작하는 절기입니다. 새해의 첫 절기로 여러가지 농경 행사를 진행합니다. 

-우수(雨水): 양력 2월 18일 혹은 19일로 봄비가 내리고 새싹이 돋아나는 절기입니다. 

-경칩(驚蟄): 양력 3월 5일 혹은 6일로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는 때입니다. 이때가 지나면 완연한 봄이 찾아옵니다. 

-춘분(春分): 양력 3월 20일 혹은 21일로 낮이 길어지는 때입니다. 이 시기를 전후해 나물의 맛이 좋아져 다양한 나물을 캐 먹습니다. 

-청명(淸明): 양력 4월 4일 혹은 5일로 봄 농사를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봄을 기다리며 겨울에 미뤄뒀던 일들을 합니다. 

-곡우(穀雨): 양력 4월 20일 혹은 21일로 농사를 짓기 위한 비가 내리는 시기입니다.

2) 여름의 절기

여름은 농작물이 자라면서 일이 바빠지는 시기인데요. 낮이 점점 길어지기 시작해, 일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가 속해있으며 고온 다습한 기후가 이어집니다.

-입하(立夏): 양력 5월 5일 혹은 6일로 여름이 시작하는 절기입니다. ‘보리가 잘 익는 서늘한 날씨’라는 의미로 맥량 또는 맥추로 부릅니다. 

- 소만(小滿): 양력 5월 21일 혹은 22일로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하는 때입니다. 햇볕이 풍부해 만물이 살아난다는 의미를 가졌습니다. 

-망종(亡種): 양력 6월 5일 혹은 6일로 씨를 뿌리는 시기입니다. 

- 하지(夏至): 양력 6월 21일 혹은 22일로 낮이 가장 긴 절기입니다. 낮 시간이 14시간을 넘길 만큼 길다고 합니다. 

- 소서(小暑): 양력 7월 7일 혹은 8일로 여름 더위가 시작되는 때입니다. 과일과 채소가 많이 나고, 농촌이 비교적 한가해집니다. 

- 대서(大暑): 양력 7월 22일 혹은 23일로 더위가 가장 심한 때를 가리킵니다. 이때 날씨가 가물게 되면 과일 맛이 가장 좋아진다고 합니다.

3) 가을의 절기

단풍이 물들고 청명한 날씨가 계속되는 가을. 따가웠던 햇볕이 한층 누그러지고 서늘한 바람이 부는 절기인데요. 곡식들을 추구해 1년 중 가장 풍성한 때입니다.

- 입추(立秋) : 양력 8월 7일 혹은 8일로 가을이 시작하는 절기입니다. 벼가 잘 익기 위해서는 날씨가 맑아야 했는데요. 옛날에는 입추 후 5일 이상 비가 내리면 제를 올렸습니다. 

- 처서(處暑) : 양력 8월 23일 혹은 24일로 더위가 끝나고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큰 시기입니다. 이때가 지나면 햇볕이 한층 누그러져 산소를 찾아가 벌초를 합니다. 

- 백로(白露) : 양력 9월 7일 혹은 8일로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장마가 걷히고 맑은 날씨가 이어집니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벼의 수확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전에 벼를 수확해야 합니다. 

- 추분(秋分) : 양력 9월 23일 혹은 24일로 밤이 길어지는 시기입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춘분과 같지만 더위가 남아있어 기온이 10도 가량 높습니다. 

- 한로(寒露) : 양력 10월 8일 혹은 9일로 찬 이슬이 내리는 시기를 말합니다. 기온이 더 내려가기 전에 추수를 끝내야 해서 농촌이 한창 바쁜 때입니다. 겨울 철새들이 찾아옵니다. 

- 상강(霜降) : 양력 10월 23일 혹은 24일로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단풍과 국화가 절정을 이루는 가을의 마지막 절기로 겨울맞이를 시작합니다.

4) 겨울의 절기

밤이 가장 긴 동지가 속해있으며, 추위가 최고에 이르는 절기입니다. 혹한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어 농촌이 한가해지는 시기이며, 더 추워지기 전에 김장을 준비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 입동(立冬) : 양력 11월 7일 혹은 8일로 겨울이 시작하는 절기입니다. 이 무렵 김장을 하는데 입동 전후 5일 이내에 담근 김치가 가장 맛있다고 합니다. 

- 소설(小雪) : 양력 11월 22일 혹은 23일로 얼음이 얼고 첫눈이 내리는 시기입니다. 소설이 지나면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때문에 월동 준비를 서두르게 됩니다. 

- 대설(大雪) : 양력 12월 7일 혹은 8일로 일년 중 가장 많은 눈이 내리는 시기입니다. 농부들에게는 한 해를 마무리 짓고 새해를 맞이하는 농한기로 여겨졌습니다. 이 날 눈이 많이 내리면 다음 해에 풍년이 든다고 믿었습니다. 

- 동지(冬至) :  양력 12월 21일 또는 22일로 1년 중 밤이 가장 긴 절기입니다. 팥죽을 끓여 먹으면 주변의 악귀를 쫓아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 소한(小寒) : 양력 1월 5일 혹은 6일로 겨울 중에 가장 추운 때를 가리킵니다. 혹한이 몰려온다 하여 집안에 땔감과 각종 먹을거리를 비치해두는 등 겨울을 날 준비를 합니다. 

- 대한(大寒) : 양력 1월 20일 혹은 21일로 겨울의 큰 추위가 오는 시기를 말합니다. 중국은 대한이 가장 추운 시기이지만, 우리나라는 소한이 가장 춥다고 하네요. 

2. 민족 대 잔치, 명절

명절은 계절에 따라 좋은 날을 정해 제례 및 다양한 민속 행사를 지내던 우리 민족의 전통 축일입니다. 음력 날짜를 기준으로 정해진 명절에는 음양사상이 깊게 녹아 들어 있는데요. 양의 기운이 강한 홀수 달에는 양의 기운이 담긴 날을 명절로 삼았으며, 음의 기운이 왕성한 때는 보름을 명절로 삼아 음양의 조화를 이루게 했습니다. 

1) 양의 기운을 받는 날

중양(重陽)이란 양수가 겹쳤다는 뜻으로 양의 수, 즉 홀수가 겹치는 날을 말하는데요. 중양의 명절에는 1월 1일 설날, 3월 3일 삼짇날, 7월 7일 칠석, 9월 9일의 중양절이 있습니다.

2) 음의 기운을 받는 날

달이 가장 밝은 보름에 지정된 명절에는 1월 15일 정월대보름, 6월 15일 유두, 7월 15일 백중, 8월 15일 추석, 10월 15일 시월보름이 있습니다. 

3. 절기와 만나는 4대 명절, 한식

우리나라의 4대 명절 중 하나인 한식은 동지 후 105일째 되는 날을 말합니다. 따라서 한식은 다른 명절처럼 음력을 기준으로 한 명절이 아닌데요. 보통 양력 4월 5일 무렵으로 절기 중 청명과 겹치기도 합니다. 일정기간 불의 사용을 금하고 찬 음식을 먹는 고대 중국의 풍습에서 시작된 한식에는 산소에서 제사를 지내고 무덤을 벌초하거나 잔디를 새로 입히기도 합니다. 

팥죽을 쑤어 질병과 잡귀를 물리치는 절기인 동지, 부럼을 깨 먹으며 1년 동안의 운을 비는 명절, 바로 정월대보름인데요. 계절과 날씨의 변화에 따라 절기와 명절을 정했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됩니다. 다가오는 명절 추석에는 햇곡식으로 빚은 송편을 맛보고, 보름달에 소원을 빌어 원하는 바 모두 이루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