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전문가로의 변신! 성공한 덕후의 시대

쇼핑, 여행, 맛집, 화장법에 관해 여러분은 어떤 정보에 의지하시나요? 대부분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정보를 얻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디어 발전으로 인해 광고가 아닌 더 생생하고 전문적인 정보를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나타났기 때문인데요. 바로, ‘덕후’입니다. 한 때는 기피 대상이었던 ‘오타쿠’들이 ‘덕후’로 다시 태어나 트렌드 세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1. 덕후(오타쿠)의 모든 것.

1) 덕후(오타쿠)란?

오타쿠란 단어는 일본어인데요. 관심 있는 특정 분야와 사물에 관해서는 이상할 정도로 자세히 알고 있지만 사회적 상식은 부족한 사람을 뜻합니다. 이러한 일본어 오타쿠를 한국식 발음으로 바꾼 말이 오덕후인데요. 최근에는 여기서 ‘오’를 뗀 약칭인 덕후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발음이 변하면서 의미 역시 바뀌었는데요. 원래 의미 속 폐쇄성보다는 아마추어 전문가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 의미로 통하고 있습니다. 즉, 오타쿠에서 덕후로 용어가 바뀌면서 반사회성 이미지는 희석된 것입니다. 

 

2) 덕후가 각광받는 이유

한국의 덕후가 친근한 이미지가 된 이유는 일본의 오타쿠와 비교해 개방적이고 온라인상에서 사회적 교류에 적극적이기 때문인데요. 무엇보다 덕후가 갖고 있는 아마추어 이미지도 크게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열정적으로 몰입해 대상을 분석하지만 그 보상은 대체로 자기만족에 그치는 것이 대부분의 덕후들입니다. 어떤 의도 없이 순수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객관적이라고 생각해 덕후들이 만들어내는 정보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에 비해 일반인들과 눈높이가 비슷한 점도 장점인데요. 어려운 용어보다는 직접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설명해 주어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더욱 이해가 쉽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유명 기타 연주자가 올린 강좌 영상 보다는 일반인이 스스로 연습하고 어려웠던 점을 공유한 영상들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랍니다.

 

2. 성공한 덕후의 세계

1) 뷰티 유튜버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화장법 영상을 올리는 뷰티 유튜버는 화장품 업계에서 연예인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갖고 있는데요. 최근 여성들이 화장품 가게 점원이나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보다 유튜브 스타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기 때문입니다. 뷰티 유튜버들의 영상에서는 젊은 여성들이 관심 있는 연예인 화장법, 시즌별 화장법을 세세하게 볼 수 있고, 가성비 높은 제품에 대한 정보도 다양하게 담겨있는데요. 화장 기술이 뛰어날 뿐 아니라 트렌드에 민감하고 솔직 과감한 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씬님 유튜브 채널>

이러한 인기로 성공한 뷰티 유튜버들도 많은데요. 스타 뷰티 유튜버인 씬님은 유튜브 구독자가 116만명에 달하며, 이로 인해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 광고에 출연했고 패션 브랜드 매장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유튜브 구독자 66만명을 거느린 윤쨔미는 화장품 브랜드와 협업해 6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요. 구독자가 190만명에 달하는 스타 유튜버 포니는 현재 자신의 이름을 건 브랜드를 선보여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과 미국에서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답니다.

 

2) 온라인 여행 전문가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인사이트가 올해 여름 휴가를 해외로 다녀 온 여행자 4,8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60%는 개별 자유여행을 다녀왔다고 응답했는데요. 특히 20~30대 젊은층에서는 자유여행을 선택한 비중이 70%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이러한 트렌드 역시 ‘여행 덕후’들로 인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여행 카페, 유랑>

여행 덕후들이 즐겨 찾는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는 이미 여행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데요.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카페 '유랑', '즐거운 대만여행', '태사랑'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커뮤니티는 각각 유럽, 대만, 태국 여행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특히 유랑은 회원 수가 200만을 육박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커뮤니티 내에서는 교통수단정보, 숙소, 음식은 물론 물건 흥정하는 법, 호텔 할인 받는 법 등 현실적인 정보가 공유되는데요. 여행자들이 직접 경험하고 전하는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가 여행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과거 여행사들이 소비자에게 여행 상품을 제시하고 따르는 것이 주된 여행 방식이었지만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여행 정보를 온라인,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확산하고 재생산하면서 여행 상품 자체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수많은 여행 덕후들이 여행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지요.

 

3) 덕후를 활용한 마케팅

덕후에 열광하는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마케팅 현장도 바빠졌는데요. 덕후 이미지를 갖고 있는 연예인을 모델로 내세우거나 덕후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를 마케팅에 사용하는 것을 주된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단 롯데 자이언츠는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도라에몽 덕후로 유명한 배우 심형탁을 시구자로 초대했는데요. 해당 경기에서 배우 심형탁이 입고 나온 도라에몽 유니폼을 완판했습니다. IT 덕후로 입소문 난 걸그룹 레인보우 멤버 김지숙을 필진으로 발탁한 LG전자 블로그 또한 방문객 수가 60%나 증가해 효과를 톡톡히 봤습니다.

 

키덜트 마케팅 역시 덕후 트렌드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는데요. 카카오 프렌즈, 라인 프렌즈와 같은 유명 캐릭터 및 화장품, 생활 필수품의 콜라보 제품들이 완판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키덜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에서 확인해주세요.

> 소비문화의 새로운 축, 키덜트에 주목하라

이전에는 부정적으로 보던 ‘덕후’가 긍정적인 이미지로 변화하며 트렌드 세터가 되었는데요. 개인의 취미 영역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시대가 된 만큼,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스스럼 없이 표현하고 알아가는 것이 즐거운 일이 되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좋아하는 분야에 더 몰입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