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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인사이드

자연에게 말 걸기, 그린 디자인으로 다시 그리다

자연에게 말 걸기, 그린 디자인으로 다시 그리다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가장 근원적인 힘과 에너지는 무엇일까요? 디자인의 힘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 최근들어 디자인은 단지 심미적 아름다움을 충족시켜 주는 정도를 넘어, 상품에 새로운 가치를 담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성과들을 통해 디자인이 다양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배워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환경을 살리기 위해 디자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실제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고 디자인이 공공적으로 어떠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알아봅시다.

 

 

1. 그린 에너지 디자인

 

많은 미래학자들은 석유 종말의 시대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사용량은 날로 늘어가지만 매장되어 있는 지하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석유 종말 이후 사회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실제로 석유 없는 생활은 거의 불가능 하다시피 된 지금의 인류사회는 고갈되는 자원에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 적절한 대안을 찾기 위해 여러 사회적 기업들은 ‘적정 기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적정 기술이란, 그 기술이 사용되는 사회 공동체의 정치적, 문화적, 환경적 조건을 고려해 해당 지역에서의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가 가능하도록 만들어 진 기술로, 인간의 삶의 질을 궁극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일컫는 말인데요. 이러한 적정 기술은 그린에너지를 창출하고 지하자원의 고갈을 늦추며, 환경을 아낄 수 있는 일석삼조의 기능을 자랑하며 최근 주목받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적정기술로 만들어진 여러 제품을 통해 그린에너지가 어떻게 생겨날 수 있는지 알아볼까요?

 

luminAID 디자인입니다.

▲ 출처: luminAID 홈페이지(링크)

 

luminAID

 

luminAID는 태양광과 비닐 풍선을 이용해 디자인된 램프입니다. 비닐종이 안에 태양광 패널이 들어있어 낮에 햇빛이 비치는 공간에 두면 저절로 충전이 되고, 이렇게 모인 태양광은 저녁이 되면 전기에너지가 되는 것이랍니다. 안쪽에는 LED 조명이 설치되어 버튼을 키면 밝은 빛이 들어오게 되는데, 비닐 사이로 바람을 불어넣게 되면 빛이 보다 넓게 퍼진다고 해요. 작은 빛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겠죠?

 

luminAID는 하루 낮 동안 약 5시간만 충전해 둔다면 저녁 동안 8~10시간 정도의 빛을 낸다고 해요. 값싸고 저렴할 뿐만 아니라, 휴대성이 좋고 등유 램프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2차 화재 사고도 방지할 수 있어 안전성 측면에서도 뛰어난 제품이랍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휴대용 램프는 luminAID 홈페이지에서 $26.95(한화로는 약 29300원)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데요, ‘Give Light, Get Light’ 캠페인으로 한 사람이 이를 구매하면 하나의 램프가 저개발 지역 가정에 공급된다고 하네요. 물리적 ‘green’ 뿐만 아니라 정신적 ‘green’ 또한 실천하고 있는 셈입니다.

 

소켓볼 디자인입니다.

▲ 출처: Unchartedplay 홈페이지(링크)

 

소켓볼


소켓볼은 미국의 사회적 기업인 Unchartedplay에서 개발한, 전기를 생산하는 축구공입니다. 축구 놀이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면 어떨까? 라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소켓볼은 전기가 모자란 저개발 국가에게 꼭 필요한 제품일 뿐 아니라, 손쉽고 재미난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존재의미가 있답니다. 소켓볼 내부에는 진동을 감지하는 센서와 하이브리드형 발전 디바이스가 내장되어, 충격 동력을 흡수하여 전기에너지를 생산한다고 해요. 표면 한쪽 면에는 뚜껑을 여닫을 수 있는 모듈이 설치되어, 이 뚜껑을 열면 전기 콘센트가 있어 전선 플러그를 꽂아 다양한 전자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답니다.

 

소켓볼은 생산력 또한 뛰어나기 때문에 15분간 축구를 하면 무려 약 3시간 동안 사용 가능한 전기가 생산된다고 해요. 1시간 동안 축구를 한다면 매일 밤 한 가정이 쓸 수 있는 충분한 전력이 생산되는 셈이랍니다. 재미와 친환경, 디자인, 기술, 사회적 가치 등 융합적인 사고방식으로 탄생한 결과물인 소켓볼은, 특히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를 활용한 창의적인 발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해요.

 

 

2. 그린 공공 디자인

 

그린 에너지 디자인이 지하자원의 이용 없이 창의적 발상으로 제품 자체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을 일컫는 말이라면, 그린 공공 디자인은 시민들과 함께 소통하며 공유하고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면서도, 동시에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뜻하는 디자인이랍니다. 최근에는 공공디자인에도 친환경적인 실험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자연과의 균형을 통해 지속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여러 그린 공공 디자인들을 한번 살펴볼까요?

 

Park Mobile


Park Mobile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치된 재활용 공공 벤치입니다. 이 공공 벤치는 철제 쓰레기 수거함을 재활용한 것으로, 길이 16m 폭 6m의 수거함 안쪽에는 각종 식물을 심어 놓아 작은 정원으로 변신하였고, 앞쪽에는 시민들이 언제든 쉴 수 있는 의자로 디자인되었답니다.

 

산업폐기물을 재활용하여 만들어진 Park Mobile은, 설계비가 비교적 저렴하고 필요 시 주기적으로 이동 또한 가능하기 때문에 행사나 교통이 복잡할 때에는 언제든 이동시켜 원활한 교통을 도울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요. 움직이기가 쉽기 때문에 철거 또한 간편하다는 점도 큰 메리트랍니다.  실용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빨간 색감의 벤치와 초록의 녹색 공간이 어우러져 시각적으로도 멋스러운 Park Mobile은 현재까지도 그린 공공 디자인의 좋은 예시가 되어주고 있답니다.

 

태양광 가로등 디자인입니다.

 

태양광 가로등


Solar Street light라고 불리는 태양광 가로등은 우리가 실제로 비교적 많이 접하고 있는 그린 디자인 중 하나인데요. 낮에는 태양광 에너지를 저장해 두었다가 밤에는 전기 에너지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기에 밤새 전원을 켜 두어야 하는 가로등에 전기를 최대한으로 아낄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디자인이랍니다.

 

태양광 전지 패널로 태양 에너지를 즉시 전기 에너지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자체로서 태양광 발전소의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최근 공원뿐 아니라 공공기관, 기업 등에서도 적극적으로 설치하고 있는 태양광 가로등은 심각한 전력 수급 문제 해소와 더불어 안전한 설치 및 유지 보수의 편리함을 제공하여 주기도 한다고 해요. 또한 자연재해 우려지역이나 사람이 접근하기 곤란한 공해지역에 태양광 가로등을 설치함으로써, 재난이나 공해 발생 시 안정적 조명을 제공하는 역할 또한 해 준답니다.

 

 

3. 친환경 디자인

 

그린 디자인의 일환으로,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디자인 또한 주목받고 있습니다. 친환경 소재 중에서도 물질이 미생물에 의해 쉽게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생분해성 소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그러한 생분해성 물질을 이용한 제품 중 하나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벤 허트리의 패키지 디자인입니다.

▲ 출처: 벤 허틀리 홈페이지(링크)

 

영국 디자이너 Ben Huttly의 패키지 디자인

 

벤 허틀리의 패키지 디자인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포장지’랍니다. 보통의 비닐 포장 대신, 100% 생분해성 종이로 이루어진 식품 포장지는 어떻게 보면 새롭지 않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요. 단순해 보이는 종이 포장 패키지에는 비밀이 하나 숨어있답니다. 이 종이 포장 패키지를 사용 후 땅속에 묻어두면, 새로운 채소가 다시 자라난다는 것이죠! 당근을 포장하고 있던 종이를 버리면 그 자리에서 당근이, 시금치를 포장하고 있던 종이를 버리면 그 자리에서 시금치가 자라난다고 합니다.

 

이는 포장 종이 속에 씨앗을 숨겨두었기에 가능한 것인데요. 자가 재배를 유도하는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네요. 또, 라벨의 문구 또한 잉크를 사용하지 않고 레이저 커팅 기계를 활용해 구멍을 뚫는 방식으로 새겨 넣었기 때문에 버려지고 땅속에서 분해되었을 때 더욱 이질감 없이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답니다. 디자인을 넘어 새로운 실천을 담아내는 멋진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죠?

 

그린 에니저 디자인과 관련한 친환경적 사진입니다.

 

지금까지 그린 에너지 디자인, 그린 공공 디자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친환경 디자인까지 살펴보았는데요. 어떠셨나요? 유스로거는 ‘그린 디자인’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풀어나가는 방법은 이렇게나 다양할 수 있다는 점이 참 감명 깊었답니다. 또한 딱딱하고 지루한 녹색 디자인이 아닌, 창의성과 재미까지 품고 있다는 점 또한 의미 있게 다가왔답니다.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 그린 에너지를 녹여낼 수 있고, 친환경적 아이디어로 여러 사람을 편리하게 하는 공공시설을 만들고, 환경에 겉돌지 않고 자연에 녹아나는 소재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그린 디자인! 앞으로도 다양하고 실용적인, 더불어 창의적이기까지한 디자인이 탄생하여 자원 고갈의 위기에 맞닥뜨린 우리의 삶을 좀 더 지속가능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권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