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높고 날씨는 오락가락한 여름이다. 그렇다고 1년에 딱 한 번 오는 휴가를 집 안에서 보낼 수만은 없는 일. 이럴 땐 오토캠핑을 추천한다. 초보라도 텐트 하나 들고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자연과 함께 호흡하는 오토캠핑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다. 필자는 휴가철이자 다가오는 오토캠핑의 적기를 맞이해 SK에너지 블로그 독자들, 고객들을 위한 오토캠핑 정보를 총 4회에 걸쳐 상세하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 1화는 오토캠핑 초보들의 입문을 위해 보다 쉽고 꼭 필요한 내용들을 요약했다.
하나, 오토캠핑의 매력 속으로~!
요즘에는 입식 캠핑 문화가 도입되면서 예전처럼 땅바닥에 쪼그리고 않아 배수로를 파는 고생 캠핑은 사라졌다. 편안한 아웃도어 의자에 앉아 우아하게 밥을 지어먹으며 독서도 즐긴다. 자그마한 의자와 테이블 하나가 캠핑의 차원을 높여준 것이다. 이런 입식 장비들은 가격도 저렴하다. 4만 원 정도면 알루미늄 테이블 의자와 BBQ 의자를 살 수 있다. 의자는 오토캠핑 초보가 꼭 준비해야 할 아이템이기도 하다. 여기에 텐트만 챙기면 당장에라도 캠핑을 떠날 준비가 되는 것이다.
이제 준비가 되었다면 떠나보자. 자연은 여러분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다.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깔끔히 털어버리자. 아침에 텐트에서 잠을 깨어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는가? 감동할 준비를 단단히 하고 떠나야 할 것이다.
<사승봉도에서, 유유자적>
오토캠핑 장소를 고를 때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다. 바로 사람을 피하라는 것. 거대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느끼려면 되도록 사람이 적은 곳으로 가야 한다. 또 오전이나 오후에 고속도로를 달리면 쓸데없이 이동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 조금만 부지런하게 움직여 오전 7시 이전에 출발하는 것이 좋다.
<자연의 일부가 된다는 것>
캠핑장에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낼까? 필자는 지금까지 오토캠핑을 가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할 일이 없어 심심하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오토캠핑은 도심을 잠시 잊고 자연으로 돌아가 일부가 되는 일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어릴 적 뛰놀던 그대로 함께 자신을 정화해보자. 국도변이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낚시' 간판에서 차를 세우자.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는 도구를 준비해가서 시작해보는 것이다. 피라미 정도라면 간단하게 지렁이만 꾀어 던져도 쉽게 잡을 수 있다. 거창한 낚싯대도 필요 없다. 연 날릴 때 쓰는 얼래만 있어도 재미있게 놀 수 있다. 아이들은 인류가 물고기를 처음 잡았을 때 느끼던 그 원시적인 쾌감을 맛보게 되리라! 낚시가 없으면 또 어떤가? 어항이 있다. 어항은 양쪽이 뚫린 플라스틱 통 안에 된장 등을 넣어 두고 물고기를 유인하는 장치인데, 머리가 나쁜 물고기들이 된장을 먹기 위해 들어왔다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갇혔을 때 이를 들어 올리기만 하면 된다. 자전거가 집에 있다면 자전거를 가져가 타보자. 평소 운동부족으로 부풀어 오른 배를 이때만큼은 조금 없애보는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시골 길 나들이를 해 보거나 아이를 태우고 달려보면 어떨까?
자연휴양림에서 시행하는 프로그램도 많다. 특히 숲 해설을 들으면 거품을 만들어 자신을 보호하는 거품벌레, 남의 거미줄에 걸린 먹이를 가로채는 늑대거미 등 어른들도 몰랐던 신비한 자연의 신비를 함께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오토캠핑은 이러한 특별한 체험 말고도 좋은 공기를 마시며 함께 가족들과 고기를 구워먹거나 음식을 해먹기만 해도 즐겁다.
조그마한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연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오토캠핑의 처음이자 시작이라 말하고 싶다. 당신은 1년 열 두 달 콘크리트벽 속에서 잠을 깨고 잠이 들지 않는가? 콘크리트벽에서 뛰쳐나와 단 한 번이라도 숲 속에서 잠이 들고 새들의 지저귐 속에서 잠을 깨보고 싶지 않은가? 자연 속으로 돌아가 보고 싶지 않은가? 당신의 고향, 그 자연의 거대한 품속으로.!
둘, 떠나기 전 염두에 두어야 할 것들
<적벽강 잔디 위로 쏟아지는 별>
오토캠핑은 장비가 절반이라고 말하고 싶다. 장비를 제대로 준비해야만 오토캠핑이 즐겁고 고되지가 않다.
① 봄, 가을에도 아이스박스를 챙기자
늦봄부터는 아이스박스(쿨러)를 꼭 준비하자. 조금만 목이 말라도 냉장고 없는 바깥에서는 괴롭다. 늦봄부터는 기온이 조금만 올라도 시원한 물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② 매트를 준비하라
여름이라고 바닥 냉기를 무시하면 혹독한 고행을 겪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한여름이라도 따스한 집을 떠나 밖으로 나가 잠을 잔다면 믿을만한 것은 얇디얇은 텐트와 바닥에 깔린 매트뿐이다. 매트와 은박 돗자리만 준비했다가는 다시는 오토캠핑이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발포매트 2장은 준비해야 안락하고 편안한 오토캠핑이 될 수 있다.
③ 식재료는 미리 다듬어서 준비한다
음식 재료는 미리미리 집에서 다듬어서 플라스틱 통 등에 담아오면 편리하다. 현장에서 감자나 무를 깎는 등 식재료를 준비하면 정말 피곤하고 고돼다. 미리 식재료를 준비해서 넣고 볶거나 끓이기만 하면 편리하게 요리를 즐기자.
④ 짐을 쌀 때에도 요령 있게
현장에 도착해 제일 먼저 꺼내야 할 텐트와 팩, 망치 등은 가장 위에 두는 것이 편리하다. 또 침구류나 중요한 물건이 흙에 닿지 않도록 유의하자.
⑤ 상비약은 필수
캠핑장은 산속이나 오지가 많기 때문에 상비약이 필수이다.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반드시 챙겨야 할 해열제와 감기약, 붕대와 밴드 등을 잊지 말아야 하며 여성용 약품도 꼭 챙겨야 좋다.
셋, 초보들이 놓치기 쉬운 오토캠핑 에티켓
캠핑장의 저녁이 다가오면 아늑한 캠핑장에 하나둘씩 불이 켜지고, 화롯대의 불이 켜진다. 화로는 오토캠핑에 생명을 불어넣는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다. 화롯대에 철판을 올려 닭 불고기를 해먹고, 조개를 얹어 조개구이를, 또 삼겹살을 얹어 먹기도 하고 고구마와 밤도 구울 수 있다. 화롯가에서 술잔이 오가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오간다. 화로는 매력덩어리이며 마법의 램프와도 같다. 이 앞에 앉으면 할 말 못 할 말 모두 이야기하게 된다. 그런데 이 화롯불이 오토캠핑의 에티켓 중 하나라는 사실! 간단한 오토캠핑 에티켓을 알아보자.
① 화롯대를 챙겨라
그저 돌을 모아 만드는 모닥불은 이제 캠핑장에서 금지다. 돌을 검게 태우는 것은 자연 훼손이기 때문이다. 화롯대를 하나 사면 재받이도 있어서 캠핑장을 훼손시키지 않는다. 화롯대는 2~3만 원이면 구할 수 있으며 그릴도 얹을 수가 있어 편하다. 화로에는 보통 숯을 사용하거나 차콜 브리켓을 사용하는데 마트에서 파는 숯을 사용해도 좋다.
고기를 구워 먹을 때는 기름이 많은 삼겹살보다 목살 종류가 좋다. 모닥불 앞에서 구워먹는 것은 고기뿐만 아니다. 소시지도 좋고 머시멜로도 좋다. 특히 어린이들은 마쉬멜로를 불에 구워먹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마트에 가면 봉지째 판매한다.
② 밤늦게 떠드는 것은 절대 금물
들뜬 마음에 밤늦게 즐거워 떠들며 술을 마시는 초보 캠퍼들이 많이 눈에 띌 계절이다. 모두들 지친 심신을 달래고 가족과 즐거운 캠핑을 하러 온 만큼 캠핑장에서 밤늦도록 떠들고 노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몰지각한 행락객으로 낙인찍히지 않으려면 자제할 줄 아는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③ 밤늦게 텐트를 치거나 정비하는 것도 조심
모두들 심신의 안정을 취하고 있는 저녁, 쇠망치로 꽝꽝 소리를 내며 팩을 박는 것도 주의하자.
④ 너무 가깝게 텐트를 치지 말자
모두들 프라이버시가 있고 방해받고 싶어하지 않는다. 텐트와 텐트 사이는 정말 얇은 천쪼가리 하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잘못하면 방귀 소리마저 들릴 가능성이 있으니^^; 적절하게 텐트 사이를 두고 설치하자.
⑤ 편의시설과의 거리
화장실과 취사장 등 편의시설과 너무 먼 곳에 자리를 잡으면 곤란해진다. 특히 여성이나 아이들의 경우 밤에는 곤란을 겪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다고 너무 가까운 곳에 있어도 인기척과 냄새 때문에 불편하므로, 적당한 거리를 두자.
⑥ 자동차 사용도 유의
캠핑장 내 차 시동을 거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매연 발생과 소음을 피해 자연으로 돌아온 이들에게 도심의 공해를 안겨주는 것은 비매너다.
넷, 캠핑카를 빌리기 전에
판에 박힌 여행형태에서 벗어나 보자. 멋진 캠핑카를 빌려 여행을 떠나는 것도 이젠 가능하다. 렌트업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요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어서 성수기의 경우 24시간 기준으로 30만을 넘는 경우도 많으며 예약은 한 두 달 전쯤 일찌감치 해둬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모터 캐러밴은 2종 면허만 있으면 운전할 수 있지만 만 26세가 넘고 운전경력이 1년 이상 돼야 대여할 때 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캠핑카는 보통 성인 5명을 기준으로 1박2일 정도를 가스ㆍ전기 등 별도의 재충전없이 보낼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물은 보통 100ℓ를 캠핑카에 담을 수 있는데 이 정도면 이틀가량 사용할 수 있다. 차량 전기의 경우에는 60㎞/h 기준으로 2시간 이상 운행했을 때 48시간 정도의 보조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기 때문에 이틀 정도는 아무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차량 지붕에는 태양열 배터리가 별도로 있다. 때문에 캠핑카 사용에는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② 캠핑카 대여 비용은?
2013년 현재 캠핑카 대여 비용은 2박 3일 정도 빌리는 데 주말 기준 100만 원 내외의 수준이다. 이는 성인 5명의 가족 여행비를 생각할 때의 호텔 가격과 비교하면 비싼 편이다.
③ 대여는 어디서?
캠핑카 대여보다 차라리 캠핑 트레일러가 정차된 트레일러 캠핑장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이 경우에는 '홀리데이파크'나 '주천강자연휴양림' 등이 편리하다. 또 '굿위크엔드', '애니캠핑카', '캠핑스토리' 등에서 캠핑카 랜트가 가능하니 참고하다. 대여료는 1박 2일 기준으로 주중 20~43만 원, 주말 25~54만 원 선이다. 캠핑 정보 참고 사이트인 '캠핑&바베큐'나 '오마이텐트'에서 다양한 캠핑 정보도 얻을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석양이 아름다운 해솔마을에서>
지금까지 오토캠핑 초보를 위한 간단한 입문 내용을 살펴보았다. 오토캠핑의 진짜 매력에 관해서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셈이니, 이미 오토캠핑을 즐겨본 독자들이라면 다음 화에서 더 전문적이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대해도 좋다.
*상기 내용은 기고자 개인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SK에너지의 입장이나 전략 또는 의견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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